미중 무역협상 결렬 공포에 금융시장 요동...中증시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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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9-05-06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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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추가 폭탄관세 예고에 中 방미 취소 검토설

  • 中 상하이지수 5% 급락..역외 위안화 1% 곤두박질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던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우면서 6일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중 폭탄관세 위협을 재개한 게 발단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전술이라는 해석도 나오지만 중국은 이번주로 예고된 방미 취소 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다. 시장에서 위험회피 심리가 급격히 고조되면서 증시와 국제유가가 급락했고 안전자산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무역전쟁 당사국인 중국의 자산 급락세가 두드러졌다.

6일 아시아 금융시장은 미중 무역협상 결렬 공포에 사로잡혔다. 간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미중 무역협상의 느린 속도에 불만을 표출하면서 10일부터 중국산 수입품 2000억 달러어치에 부과하던 10% 관세를 25%로 높이고, 지금까지 관세 대상이 아니었던 나머지 3250억 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서도 조만간 25% 관세를 새로 물리겠다고 위협한 영향이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에 반발해 협상 취소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오는 8일로 예정됐던 류허 부총리의 워싱턴 방문을 취소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중국이 협상 취소를 결정한 건 아니지만 "머리에 총이 겨눠진 상태에서 협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시장은 양국이 오는 10일 최종 합의안을 도출해 10개월의 무역전쟁을 끝낼 것으로 기대했다. 앤드류 틸튼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무역 이슈는 시장 참가자들이 옆으로 밀어두었던 재료"라면서, "시장은 양측이 일종의 합의에 이르고 관세 갈등이 더 고조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믿고 있었다. 경제 전망도 점점 개선되는 추세였다. 만약 관세가 오르고 불확실성이 높아져 투자에 찬물을 뿌리면 경제 성장세에도 심각한 타격이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양국의 강대강 대치가 최종 합의를 앞두고 벌어지는 막판 기싸움이라는 시각도 있다.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협박이 실제 단행될지 불확실하다면서, 중국을 향해 최종 협상에 "빈손으로 오지 말라"는 압박일 것으로 해석했다. 

알렉 필립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10일부터 대중 관세를 인상할 가능성을 40%로 봤다. 결렬보다는 합의 가능성을 높게 본 것이다. 다만 중국이 워싱턴 방문을 진짜 취소할 경우엔 사정이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무역협상 타결을 굳게 믿고 있던 금융시장은 크게 동요했다. '공포지수'로 알려진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 선물은 6일 15%나 급등했다.  

무역전쟁 당사국인 중국 금융시장은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한국시간 6일 오후 1시 현재 낙폭이 5%를 넘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5.12% 곤두박질친 2918.65를 가리키고 있다. 역외 위안화 가치도 달러 대비 1% 넘게 떨어지면서 위안/달러 환율은 6.8161위안을 가리키고 있다. 

한국과 일본 증시는 공휴일로 휴장한 가운데 홍콩 항셍지수가 3.5% 가까이 추락 중이며, 호주 증시도 1% 넘게 떨어졌다. 미국 S&P500지수 선물은 2% 넘게 떨어지면서 6일 급락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국제유가도 흔들렸다. 브렌트유 선물은 2.1% 떨어진 배럴당 69.33달러를 기록, 약 한달만에 70달러 선을 반납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도 2.3% 미끄러져 배럴당 60.50달러를 가리키고 있다.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도망치면서 엔화가 상승했다. 엔/달러 환율은 0.4% 떨어진 110.60달러를 가리키고 있다. 금 선물은 0.28% 오른 온스당 1284.75달러에 거래 중이다. 

시드니 소재 라쿠텐증권의 닉 트위데일 애널리스트는 로이터통신을 통해 "무역협상 국면은 앞으로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꿀 수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전술 중 하나일지 아니면 진짜 관세 인상을 단행할지 아직 불확실하지만, 후자라면 시장에 강력한 하방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마이클 맥카시 CMC마켓츠 수석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시장이 우려한 만큼 상황이 나쁘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앞서 시장을 떠받치던 상승 모멘텀을 되찾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미중 무역협상이 변곡점을 맞았다며, 중국 협상단이 오는 8일 워싱턴DC에 올지 여부가 최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든 행정명령으로 추가 관세 조치를 되돌릴 수 있다는 점에서 희망은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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