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메이, '화웨이 논의 누설 책임' 국방장관 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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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9-05-02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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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일(현지시간) 개빈 윌리엄스 국방장관을 전격 해임했다. 영국 5세대(G) 이동통신망 구축에서 화웨이 장비 사용과 관련해 국가안보회의(NSC)에서 논의된 기밀을 언론에 유출한 책임을 물었다.

지난달 23일 메이 총리는 NSC 회의를 열어 5G 구축에서 화웨이 장비 사용 범위를 논의했다. 바로 다음 날 텔레그래프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회의에서 영국 정부가 핵심 부품에서는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되 비핵심 부품에서는 화웨이 장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보도했다.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NSC 회의 내용이 몇 시간 만에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영국 안보 담당자들의 공분이 커졌다. 또 미국이 줄곧 동맹들에게 화웨이 장비 배제 요구하는 상황에서 영국이 화웨이 장비를 일부 사용하기로 결정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영국의 입장이 난처해진 것은 물론이다. 내각 각료들은 메이 총리에 조사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고 마크 세드윌 국가안보보좌관이 유출자 색출에 나섰다.

약 일주일의 조사 끝에 메이 총리는 1일 윌리엄슨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조사 결과 윌리엄슨 장관의 책임을 시사하는 유력한 근거들이 있었다면서 해임을 통보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영국 정부는 윌리엄스 장관의 해임으로 관련 조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메이 총리는 지난 2017년 마이클 팰런 전 국방장관이 성추문으로 자진 사퇴한 뒤 윌리엄스 당시 보수당 하원 원내총무를 후임으로 임명했다. 

영국에서 내각 각료들이 익명으로 언론에 정부의 논의 내용을 누설하는 일은 다반사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논의와 관련해서는 여론 주도권을 쥐려는 목적으로 누설이 더 잦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사안은 국가안보와 직결된 데다 브렉시트 혼란으로 입지가 약해진 메이 총리가 정부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상황과 맞물리는 것이라고 외신은 평가했다. 

한편 해임 통보를 받은 윌리엄스 장관은 자신이 엉터리 재판의 희생양이 됐다고 주장했다. 윌리엄슨 장관은 텔레그래프 기자와 11분 가량 통화한 것은 인정했지만 NSC 논의 내용을 흘리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1일 해임된 개빈 윌리엄슨 영국 국방장관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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