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빅이슈입니다”···잡지판매로 자립하는 홈리스

신동근 인턴기자입력 : 2019-04-23 16:43
‘빅이슈’를 통해 자립하는 홈리스 ‘빅판’이 가져야 할 것은 자립하려는 의지뿐 ‘빅돔’을 통해 누구나 세상을 바꿀 수 있어
 
지하철 입구에 빨간 조끼와 빨간 모자를 쓰고 서 있는 사람이 있다. 누군가는 또렷한 목소리로 “빅이슈 입니다”라고 외치기도 하고 누군가는 손에 책을 들고 조용하게 서 있기도 한다. 이들은 홈리스이며 '빅이슈'의 도움을 받아 자립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기자가 직접 빅돔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신동근 인턴기자 sdk6425@ajunews.com]


◆빅이슈를 통해 자립하는 홈리스

빅이슈는 1991년 영국에서 “당신이 읽는 순간, 세상이 바뀝니다”라는 슬로건으로 홈리스의 자립을 돕기 위해 창간된 잡지다. 한국에서는 ‘빅이슈코리아’라는 이름으로 2010년 7월에 창간됐다. 빅이슈 판매원(이하 빅판)은 잡지를 권당 5000원에 판매해, 절반인 2500원을 수익으로 가져간다. 빅이슈코리아는 빅판에게 경제적으로 자립할 기회를 주고 있으며, 교육 및 임대주택 같은 주거환경을 지원한다.

신도림역에는 퇴근길에 바쁜 사람들에게 꾸벅 인사를 하는 사람이 있다. 좁은 곳이라 구호를 외치지 않는다는 그는 바쁜 지하철에 하나의 풍경처럼 녹아있다. “고객님들을 보면 미안해요. 항상 여기 서 있으니까 부담이 되는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그는 5년 차 빅판 문영수(60)씨다.

문 씨는 2014년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냈다. 두 번의 산재를 당하고 회사와 갈등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사고의 충격으로 인한 방황 끝에 그는 빅이슈와 인연을 맺게 됐다.

수줍음이 많던 탓에 처음에는 판매에 어려움이 있었던 그는 현재 많은 고객과 인연을 맺고 있다. 그는 “기억에 남는 손님들이 있다. 면접을 보고받은 면접비로 빅이슈를 구매하신 분이 있었는데, 그날 떨어지고 이후에 더 좋은 기업에 붙으셔서 찾아오셨다”며 “많은 손님이 있어서 제가 고객님을 못 알아보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신도림역을 지나갈 때마다 빅이슈를 구매한다는 윤 씨 (22·여)는 “작년부터 매달 구매하고 있다. 기부에 쓰이는 걸 알고 있고, 자립하려는 의지가 있는 분을 돕는 것이라 더 기쁘다고 생각한다”며 “신도림에서 파는 빅이슈에는 빅판이 쓴 편지가 들어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기자가 구매한 빅이슈안에도 자필로 적은 편지의 사본이 있다. 편지에는 이해인 시인의 ‘행복이라 부릅니다’와 본인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편지에는 ‘관심과 배려에 화답하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살아가고자 다짐한다’는 본인의 다짐과 감사의 마음이 녹아있다.
 

[빅이슈안에 빅판의 손편지 사본이 들어있다.사진=신동근 인턴기자 sdk6425@ajunews.com]

◆'빅돔'을 통해 누구나 세상을 바꿀 수 있어

빅이슈코리아는 봉사활동의 목적으로 빅돔 지원자를 받고 있다. 빅돔이란 빅판을 도와 잡지 판매하는 도우미를 말한다. 빅돔은 직접 빅이슈를 판매는 할 수 없기 때문에 빅판 옆에 서있는 것이 빅돔활동의 대부분이다. 문 씨는 “혼자 있을 때보다 빅돔이 오면 손님들이 관심을 가진다”며 “혼자 있을 때보다 판매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기자는 빅돔 활동하기 위해 사전 교육을 받았다. 교육에서 모 매니저는 “지나친 호객행위나 홍보멘트는 하지 않는다. 빅판은 더 이상 노숙자가 아니다”며 노동을 통한 빅판의 자립을 강조했다. 이어 ‘정해진 자리이탈 금지’, ‘통행방해 금지’, ‘직접 판매 금지’ 등의 교육을 진행했다.

누구나 세상을 바꾸는 도우미가 될 수 있다. 빅돔 활동을 위해서는 빅이슈코리아 홈페이지에서 사전에 신청해야 하며 본사에서 1시간의 사전 교육이 필요하다.

◆빅판이 가져야 할 것은 자립하려는 의지뿐

빅판은 자립의 의지가 있으며, 행동수칙을 준수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지원할 수 있다. 지원자는 2주간의 임시 판매원 기간을 거친 후 정식 빅판이 된다. 만약 빅판이 6개월 이상 꾸준히 판매하고 저축한다면 임대주택 입주 자격도 주어진다. 빅이슈코리아의 자료에 의하면 2018년 5월 기준 45여 명이 임대주택에 입주했고, 25명의 빅판이 빅이슈 판매를 통해 재취업에 성공했다.

문 씨 또한 앞으로 자립할 계획을 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계획에 대해 ”나도 이제 취업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빅이슈의 주된 의미가 자활을 하면서 새로운 미래를 찾는 건데 나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모민희 빅이슈코리아 대회협력국 매니저는 “빅이슈에서는 홈리스에 대한 편견을 없애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홈리스 월드컵과 다양성 월드컵 등을 통해 홈리스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고 대외적인 인식을 바꾸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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