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풍상씨' 천이슬,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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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19-04-12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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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2011년 데뷔, 숱한 조단역을 지나 '이름'을 가진 배역을 맡기까지 배우 천이슬(30)은 수도 없이 흔들려왔다. 때때로 지나간 연인에, 지나간 작품에 눈총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고 이유 없이 흉을 보는 이들도 있었으며 뜸한 작품 활동에 그를 잊기도 했지만 오로지 "연기에 관한 애정과 열정"으로 괴로운 시간과 흔들림을 이겨냈다.

드라마 '왜그래 풍상씨' 심란 역의 배우 천이슬[사진=팬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리하여 천이슬은 운명처럼 KBS2 드라마 '왜그래 풍상씨'를 만나게 됐다. 그간 '배우'보다 '방송인'의 인상이 강했던 그는 이 작품으로 단박에 이미지를 뒤집고 눈부신 성장을 실감토록 했다. 작품과 캐릭터로 그가 얼마나 진지하게 드라마와 연기에 임하고 있는지 알게 해주었고 연기에 관해 얼마나 갈증을 느끼고 있는지도 짐작할 수 있었다.

최근 아주경제는 '왜그래 풍상씨' 종영 후 심란 역을 맡았던 천이슬과 인터뷰를 가졌다. 이전보다 더 깊어진 눈매, 미소, 고민 끝에 내놓는 대답들에서 '성숙(成熟)'을 읽을 수 있었다.

다음은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가진 천이슬의 일문일답

드라마 '왜그래 풍상씨' 심란 역의 배우 천이슬[사진=팬엔터테인먼트 제공]


드라마 종영 후 어떤가? 인기를 실감할 거 같은데
- 식당에서 많이 느낀다. 아주머니들이 '아기 엄마' '아기 엄마'하고 불러주신다. '아, 많은 분들이 드라마를 봐주고 계시는구나' 싶다.

많은 배우들이 드라마의 인기는 '식당'에서 실감한다더라
- 하하하. 그렇다. 예전과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 걸 느낀다.

부모님께서도 특히 좋아하실 거 같다. 특히 '풍상씨'는 부모님 세대 팬들이 많지 않았나
- 어머니, 아버지 친구분들이 많이 보신 모양이다. 때마다 '혹시 풍상씨에 나오는 게 딸 아니냐'고 하신다고 한다. 하하하. 빠지지 않고 모니터도 해주시고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신다. 이전까지는 젊은 친구들이 많이 보는 드라마에 출연했었는데, '풍상씨' 이후로 알아봐주시는 분들의 연령대가 높아져서 신기하고 즐겁다.

그간 또래들과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춰왔는데, '풍상씨'는 그야말로 대선배들과 함께했다. 작가부터 연출, 배우들까지
- 정말 도움이 많이 됐다. 대본 리딩 때부터 그랬다. 문영남 작가님부터 진형욱 PD님까지 조언 하나하나가 피가 되고, 살이 되었다. 거기에 선배님들이 해주는 좋은 말들은 어찌나 감동이던지. 일이 아니라 수업을 듣는 것 같았다. 좋은 기회였고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선배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조언을 해주던가?
- 구체적인 조언보다 '잘했어'하는 사소한 말 한마디가 더 위로가 됐다. 오지호 선배님부터 유준상 선배님 등등 그 분들의 사소한 말과 행동들이 너무 따듯하고 큰 힘이 되더라.

아주경제 본사를 찾은 배우 천이슬[사진=최송희 기자]


tvN '고교처세왕' 이후 '왜그래 풍상씨'까지 약 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배우에게는 꽤 긴 시간인데
- 중간에 드라마도하고 골프 프로그램 MC도 봤다. 17년도부터는 연기 기획사로 옮기면서 연기 공부만 했다. 쉬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연기를 위해서 준비하는 시간이었다고 본다.

5년이라는 공백을 겪고 시간이 흐르며 스스로 변했다고 느끼는 점이 있나? 연기적으로나 생각하고 있는 점들이나
- 20대 때는 모든 걸 겁 없이 그대로 받아들였다. 그런데 이제는 한 번 더 생각하고 고민한다. 모든 게 그렇다. 사람이나, 관계나, 일적으로도 그렇다. 뭐랄까. 신중해진 셈이다. 연기에 대한 목마름도 더 강해졌고 애착도 생기다 보니 욕심도 커지더라. 뭔갈 해내고 싶다는 마음도 든다.

그런 마음들이 충분히 연기적으로도 느껴진다. 그 사이 소속사도 옮겼는데 함께 일하는 분들도 천이슬의 '변화'를 충분히 감지하고 계실 거 같다
- 늘 함께 일하는 건 매니저들이니까. 회사 일을 담당하는 분들이 연기적인 이야기를 하다 보면 '연기에 관한 욕심이 많이 생긴 거 같다'면서 많이 달라진 거 같다고 한다.

연영과 출신이고 배우 활동을 했는데도 소속사 이전과 동시에 연습생 신분으로 돌아간 건 그런 마음 때문이었나?
- 그렇다. 지금의 소속사(팬엔터)와 계약한 뒤 연습생으로 돌아가서 매주 연습생 친구들과 연기 수업을 받았다. '새로운 마음으로 하자'고 생각했고 오디션을 보면서 지냈다. 자존심을 세우고 싶지 않았다. 열심히 하고 싶었다.

드라마 '왜그래 풍상씨' 심란 역의 배우 천이슬[사진=팬엔터테인먼트 제공]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 현장에 있는 것이 즐거웠기 때문이다. 작은 역할을 맡아도 한 단계씩 밟아 올라가는 것이 즐겁고, 연기를 하고 있다는 것에 행복함을 느꼈기 때문에.

이전의 천이슬을 지워버린 대중들도 있는 것 같다. '신인배우'로서 새롭게 각인된 듯 하다. 그것이 천이슬에게는 새로운 시작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 새로운 모습을 다양하게 보여드리고 싶다. 인터뷰 할 때마다 롤모델을 물어보면 저는 손예진 선배님을 말하곤 했다. 영화마다 청순한 역, 강한 역 등을 소화하시지 않나. 저 또한 갇혀있지 않고 여러 가지를 도전하고 싶다.

'풍상씨' 이후 작품들도 전혀 다른 새로운 작품이 될까?
- 톡톡 튀는 캐릭터들을 그간 연기했다면 다음에는 강력한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강한 장르물이나 반전 있는 캐릭터. 케이블 장르물에도 관심이 굉장히 많다!

다음에 (기자를) 만날 때까지, '이것만큼은 꼭 지켜서 돌아오겠다'는 약속 한가지를 한다면?
- '풍상씨'를 완전히 지워버릴 만한 캐릭터를 맡아 연기하겠다. '쟤가 천이슬이었어?' 싶을 정도로 저를 읽을 수 없는 캐릭터 자체로 볼 수 있는! '천이슬에게 이런 면도 있었구나' 보여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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