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폭등'에 오너일가 경영권 방어도 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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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민 기자
입력 2019-04-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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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등한 주가에 상속세 부담 확대 불가피

[사진=연합뉴스]

[데일리동방] 한진칼 주가가 급등하면서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경영권 유지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주가 급등으로 부담해야 할 상속세 규모도 더 커질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한진칼 주가 급등에 상속세도 껑충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별세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으로 승계 작업이 진행될 전망이다. 다만, 상속 지분에 대한 상속세를 납입하면 조원태 사장을 비롯한 오너일가의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의 현재 지분구조를 보면 고 조양호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자의 지분은 28.9%다. 이 가운데 17.8%는 고 조양호 회장 몫이다. 통산적인 50% 상속세를 적용해 오너일가가 물납을 통해 지분을 상속받는다면 이들의 지분은 8.9%포인트 감소한 20%다.

20% 지분으로는 오너일가가 경영권을 방어하기 어려울 수 있다. 2대주주 KCGI(강성부펀드)의 그레이스홀딩스 지분은 13.4%다. 또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고 조양호 회장의 대표이사 선임을 반대했던 국민연금이 6.6%를 쥐고 있다. 두 곳의 지분을 합치면 20%다.

양측 간 우호 지분 격차가 1% 미만인 데다 소액주주 비율이 45%란 점을 고려하면, 오너일가가 경영권을 유지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 따라서 오너일가가 지분율이 낮아지는 물납으로 상속세를 해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현재로서는 현금을 마련해 상속세를 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한진칼 지분 가치가 급등하고 있어, 오너일가의 상속세 부담도 늘고 있다는 점이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63조에 따르면 상속 대상이 되는 상장주식의 평가는 평가기준(사망 시점)일 이전과 이후 각 2개월 동안 종가의 평균액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따라서 현금으로 세금을 납입할 경우 주가가 급등하면 상속세 부담도 증가한다.

[사진=한진그룹 제공]

조양호 회장 별세 후 한진칼 주가는 급등했다. 별세 직전 거래일인 5일 2만5200원이었던 주가는 11일 종가 기준 3만3950원으로 34.7% 상승했다. 이에 따라 부담 할 상속세 규모도 커졌다.
 
5일 종가 기준으로 고 조양호 회장의 지분 가치는 2659억4210만원이었다. 통상적인 상속세율 50%를 적용하면 상속세는 1329억7105만원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11일 종가 기준 지분가치는 3582억8310만원이다. 부담할 상속세는 461억7050만원 늘어난 1791억4155만원이 된다. 

물론 평가기준일 전후 2개월 평균으로 가치를 정하므로, 상속세 규모가 축소될 여지는 있다. 하지만 이미 주가가 크게 올라 오너일가의 상속세 부담도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빠듯한 여유 자금

오너일가가 동원할 수 있는 현금이 많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통상 상속세 재원으로 주식담보대출이 활용된다. 하지만 오너일가는 한진칼의 소유지분 가운데 27%를 주식담보대출로 유동화 했다.

금융권에서 허용하는 주식담보대출 비율이 담보대비 5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주식담보대출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는 게 여의치 않다. 금융가에서 추산한 주택담보대출 금액은 609억원 수준이다. 오너일가가 다른 계열사의 지분을 처분하고 이를 상속세 납입에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렇지만 이들이 소유한 계열사 지분이 너무 적다. 한진의 경우 조양호 회장이 6.8% 지분을 갖고 있는 것 외에 특수일가의 지분은 0.00%대로 미미하다. 조양호 회장의 한진 지분 가치는 11일 종가 기준 358억원 수준이지만 상속세를 제하면 쥘 수 있는 현금은 절반으로 감소한다. 오너일가가 보유한 대한항공 지분 가치는 더 적다.

조양호 회장을 포함한 오너일가의 대한항공 지분 가치는 같은 날 기준 50억원 미만이다. 시장에서는 한진그룹 오너일가가 배당금과 퇴직금 등을 상속세 재원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 역시 충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나머지 부분에 대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 여전히 미지수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한진그룹주의 상승은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향후 주가 향방에 따라 지배주주의 경영권 방어 가능성도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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