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업 1Q 실적감소 전망 속 기로에 선 뉴욕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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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9-04-09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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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팩트셋, 1분기 S&P500 기업 순익 전년비 4.2% 감소 전망

20여년래 최고의 1분기를 보낸 미국 증시가 이번 주 기로에 설 전망이다. 미국 기업들의 1분기 어닝시즌이 시작되는데, 2016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실적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1분기 순익 전망을 하향조정한 기업이 수십 개에 달한다면서 1분기 실적 부진은 뉴욕증시 주요 지수에 새로 변동성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주에는 유통업체 원그린부츠가 시장여건이 좋지 않다면서 연간 순익 전망치를 내려 잡았고, 그에 앞서 애플, 페덱스, 3M 등 미국 대표 기업들도 실적 기대감을 낮춘 상황이다.

팩트셋은 올해 1분기 S&P500 편입기업들의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2분기에는 전년비 보합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본다. 자칫 2분기 연속 실적이 감소하는 기술적 실적 침체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지금까지 투자자들은 1분기 실적 둔화보다는 연내 금리동결을 예고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완화적 태도와 미·중 무역협상이 최종 타결될 것이라는 기대에 무게를 실었다. S&P500지수가 연초 대비 15% 넘게 뛰면서 지난해 9월 기록한 역대 최고치까지 약 2% 상승만을 남겨둔 배경이다.

그러나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수석 전략가는 WSJ에 “연준의 통화 완화적 태도에 시장이 반응한 건 당연하지만, 기업 마진율과 이익의 질(QoE)에 내재한 위험은 아직 시장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적 전망에 미달한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면 미국 경제 성장을 가로막아 증시 매도를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WSJ은 미국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수익 대비 주가)이 높아진 것도 투자자들의 불안을 자극할 수 있는 요인으로 짚었다. 향후 12개월 순익을 바탕으로 한 S&P500 기업의 주가수익배율(PER)은 16.7배로, 지난해 4분기 급격한 매도세가 촉발되기 직전과 같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기업 순익이 감소하고 주가는 그대로 유지될 경우 고밸류에 대한 불안은 더 커질 수 있다.

1분기 실적 자체보다 향후 가이던스에 따라 증시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루스 코스터리치 블랙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1분기 실적 감소는 이미 예고된 것이라 투자자들이 크게 놀라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앞으로 남은 분기 실적 전망은 시장에 새로 변동성을 주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클리프 코르소 인사이트노스아메리카 회장도 “1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보다 훨씬 나쁘지만 않다면, 1분기 순익보다 더 중요한 게 가이던스”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올해 하반기로 가면서 기업들의 실적이 회복돼 연간 5% 순익 증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이런 전망이 뒷받침되느냐에 따라 올해 지수 상승폭을 지킬 수 있을지가 판가름날 것이라고 봤다.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어닝시즌 개막을 앞두고 관망세가 짙어진 가운데 지수별로 혼조세를 보였다. 다우지수는 전일비 0.32% 하락 마감했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10%, 0.19% 올랐다.
 
 

[그래픽=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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