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원로 및 전문가 제언] "인사 참사에 갇힌 文대통령 재·보선 상처……YS·DJ 소통 배워라"

최신형·박경은 기자입력 : 2019-04-04 18:00
정치원로 및 전문가 8인 "인사가 만사, 캠코더와 결별해야"…"고장 난 與野政협의체 띄워라" "조·조 라인 문책 안 하면 임기 중·후반 정권 부담"…인재풀 넓히고 반대편 적극 수용해야"
정치 원로 및 전문가들은 4일 문재인 정부의 인사 난맥상에 대해 "'캠코더(대선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로 상징되는 '끼리끼리 문화'의 병폐"라며 "권력 분점을 외면한 독점화가 인사 참사를 낳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정부 2기 내각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인사 논란이 4·3 재보선 상처로 이어졌다"며 "국민이 오만과 무능에 대해 더 강한 회초리를 들기 전에 여·야·정 상설 협의체를 적극적으로 가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본지는 이날 박관용(6선) 전 국회의장을 비롯해 박찬종(5선) 아시아경제연구원 이사장, 정대철(5선) 민주평화당 상임고문, 김중위(4선) 전 환경부 장관, 한화갑(4선) 한반도평화재단 총재, 진수희(재선)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 정치 원로 6명(국회의원 다선 순)과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 채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등 총 8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대치 정국의 원인과 해법을 진단했다.

◆"YS, 내편 네편 안 갈랐다…DJ, 野비토에 장상 포기"
 

문재인 정부 2기 내각 장관 후보자 자질 논란이 일면서 조국(사진) 청와대 민정수석 책임론이 정국 변수로 떠올랐다. [사진=연합뉴스 ]


고(故) 김영삼(YS)·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인 박관용 전 국회의장과 한화갑 한반도평화재단 총재는 "YS와 DJ의 소통 방식을 배우라"고 쓴소리를 던졌다.

박 전 의장은 "YS는 정치적 라이벌인 DJ 및 동교동계 참모들과 격의 없이 대화했다. 문 대통령은 형식적인 청와대 회동 말고는 무엇을 하고 있느냐"라며 "입법부 의사 존중 절차인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무시하는 것은 위헌적인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한 총재도 "DJ는 여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야당과도 자주 만났다"고 회고했다. 그에게 'DJ라면, 야권의 반대에도 내각 장관 후보자 임명을 강행했을까'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이에 한 총재는 장상 전 국무총리 서리 얘기를 꺼냈다. 장 전 총리 서리는 2002년 7월 헌정사상 최초로 여성 국무총리로 지명된 인사다. 한 총재는 "DJ는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야당이 장 전 총리 서리의 위장전입 의혹을 제기하자, 임명을 포기했다"며 "그것이 협치의 시작"이라고 밝혔다.

박찬종 이사장은 문 대통령을 향해 "초심으로 돌아가라"고 직언했다. 박 이사장은 "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나를 지지하지 않는 국민을 전부 포용하겠다'고 탕평을 약속했지만,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며 "초심으로 못 돌아가는 게 이 정부의 한계이자, 국민의 비극"이라고 비판했다.

◆"초심으로 돌아가 조·조 문책해야…일방통행 땐 레임덕"

정치원로들은 청와대 민정·인사 책임자인 '조·조 라인(조국 민정수석·조현옥 인사수석) 문책'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이사장은 "청와대가 인사 검증 과정에서 문제가 드러났는데도,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나오는 것은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청와대가 관례를 이유로 조국 민정수석의 국회 운영위원회 출석을 막은 것 역시 신(新) 악성 적폐를 쌓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8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와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를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청와대 춘추관.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정대철 상임고문은 "조현옥 인사수석이라도 책임지고 물러나는 것이 '책임 정치'"라며 "이를 계기로 반대편 인사라도 능력과 전문성을 겸비했다면, 삼고초려해야 한다"고 충언했다.

진수희 전 장관은 "조국 민정수석 등을 안고 가면 임기 중·후반기에는 짐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중위 전 환경부 장관도 "역사적으로 정권의 오만과 편견은 결국 레임덕(권력누수)만을 재촉했다"고 힐난했다. 

여당이 먼저 협치의 발판을 만들라는 주문도 이어졌다. 진 전 장관은 "협치의 물꼬는 여당이 먼저 트고 주도하는 것"이라며 "권력행사에선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고수하는 '오만', 민생에서 정책 제시를 못하는 '무능'이 4·3 재보선 결과로 이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정부의 인사 참사 논란이 4·3 재보선 결과에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라며 "지금도 늦지 않았다. 인재풀을 넓히지 않으면, 내부 충성 경쟁만 심화한다"고 충고했다.

채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현 시국에 대한 자성과 통합적 국정운영을 위한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를 가동해야 한다"고 전했다.

어린이꽃이 피었습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네티즌 의견 0
    0 / 300

    실시간 급상승

    9.9초 더보기

    아주 글로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