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窓으로 경제보기⑪] 스포츠 마케팅의 빛과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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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인 스포츠 칼럼니스트․前 KT스포츠 커뮤니케이션실장
입력 2019-03-27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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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인 스포츠 칼럼니스트]


경기 도중 멀쩡히 신고 있던 운동화가 찢어져 선수가 무릎을 다치는 황당한 일이 일어났다. 그 선수가 신고 있던 신발이 다름 아닌 세계 최고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에서 만든 것이었기에 그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됐다.

미국 듀크대 1학년인 자이온 윌리엄슨은 지난 2월 21일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와의 경기에서 경기 시작 36초만에 코트 위에 미끄러지면서 오른쪽 무릎을 크게 다쳤다. 그런데 그 미끄러지게 된 이유가 참 황당했다. 자유투 라인 근처에서 드리블하다 방향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왼발에 신었던 나이키 운동화 밑창이 느닷없이 찢어지는 바람에 발이 튀어나온 것.

무릎을 부여잡고 고통스러워하던 윌리엄슨은 결국 절뚝이면서 코트를 떠났다. 마이크 슈셉스키 듀크대 감독이 경기후 “가볍게 삔것 뿐”이라며 큰 부상이 아니라고 했어도 멀쩡히 신고 있던 운동화가, 그것도 경기 시작 1분이 안 돼 뜯어졌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이 해프닝으로 인해 나이키에 대한 신뢰도는 한때 바닥을 쳤다. 사고가 일어난 다음날, 나이키의 주가는 1% 넘게 하락했다. 찢어진 신발 하나가 스포츠 용품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킨 것.

이는 매우 특이한 사례로 대부분 스포츠 제품들은 유명 스포츠스타들이 착용한 탓에 매출이 크게 늘어 회사를 급성장시키기도 한다. 미국프로농구 역대 최고의 스타였던 마이클 조던이 신었던 농구화는 전세계적으로 수천만 켤레가 팔리기도 했다. 스캔들과 부상으로 한때 골프계를 떠나기도 했던 타이거 우즈는 복귀후 여전한 인기를 자랑하는데, 그가 착용하고 있는 나이키 모자와 셔츠는 브랜드 가치를 크게 높이고 있다.

이와 다르게 일부 프로 골퍼들은 모자에 새기는 메인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기도 한다. LPGA에서 3승을 올리고도 스폰서를 못 구한 양희영이 대표적. 양희영은 지난 2월 끝난 혼다 타일랜드 투어에서 민모자를 쓰고 나와 팬들의 눈길을 끌었는데, 양희영은 보란듯이 우승했다. 양희영이 스폰서들로부터 외면을 당한 건 외모가 제품 모델로 어울리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

지난해 일본여자프로골프 메이저대회 3승의 주인공인 신지애는 더 홀대를 받았던 케이스. LPGA 세계 1위에 올랐을 때도 스폰서없는 모자를 쓰고 다녀 팬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신지애 역시 외모 지상주의의 피해자.

2017년 흰색 민모자를 쓰고 LPGA 투어에 출전했던 전인지는 “후원사를 찾는건 결혼 상대를 찾는 것과 똑같다”는 의미심장한 말로 스폰서 찾기의 어려움을 토로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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