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시아 스캔들' 공방 새 국면...정치권서 2라운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신회 기자
입력 2019-03-25 11:31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뮬러 특검, 러시아 스캔들 입증 실패...사법방해 판단 보류

  • 대통령 탄핵사유 사법방해 혐의 초점...민주당 대공세 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의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해온 로버트 뮬러 특검팀이 끝내 결정적인 증거를 찾지 못한 채 활동을 끝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승리를 선언했지만, 뒤끝이 개운치 않아 러시아 스캔들을 둘러싼 공방은 정치권에서 2차전에 돌입할 전망이다.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이 24일(현지시간) 하원 법사위에 보낸 서한에서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보고서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사진=AP·연합뉴스]


◆A4용지 4쪽에 담긴 '뮬러보고서'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상하 양원 사법위원회에 낸 A4용지 4쪽 분량의 서한에서 지난 22일 뮬러 특검이 낸 최종 수사보고서 내용을 요약해 전했다. 특검이 트럼프 대통령 측과 러시아의 공모 의혹을 뒷받침할 증거를 찾지 못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막으려 했다는 사법방해 의혹에 대해서는 증거가 상충돼 법적 판단을 내리지 못했다는 게 골자다.

바 장관은 뮬러 특검이 트럼프 대통령 대선 캠프나 그와 관련한 누구도 2016년 대선에 영향을 주기 위해 러시아와 공모하거나 조정했다는 사실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뮬러 특검은 앞서 러시아 해커들이 대선 당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캠프와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이메일을 해킹해 폭로사이트인 위키리크스 등을 통해 전파한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또 러시아 인터넷 선동업체인 '글라브셋'(IRA)이 소셜미디어 선전으로 궁극적으로 2016년 대선에 개입한 사실도 입증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캠프가 직접 관여한 증거는 찾지 못한 셈이다.

바 장관은 사법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들이 상충돼 특검이 유무죄를 판단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자신과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차관은 뮬러 특검이 취합한 증거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혐의를 입증하기엔 불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5월 '러시아 스캔들' 초기 수사를 이끌던 제임스 코미 당시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했다.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사 중단을 압박했다고 주장해 대통령 탄핵 사유 가운데 하나인 사법방해 의혹이 일었다.

◆트럼프 승리 선언..."공모·사법방해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 장관의 서한이 공개되자 곧바로 자산의 승리를 선언했다. 그는 서한 내용이 알려진 지 1시간 만에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자신의 혐의가 모두 무죄로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공모는 없었다. 사법방해도 없었다. 완전하고 전적인 면책.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라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플로리다에서 복귀하기 위해 찾은 공항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나라가 이런 일을 겪어야 했던 건 수치"라며 "(특검수사는) 실패한 불법적인 공격"이라고 강조했다. "여러분의 대통령이 이런 일을 겪어야 했던 건 수치"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트위터를 비롯한 공개 발언을 통해 뮬러 특검의 수사는 자신을 탄핵으로 몰고 가려는 '마녀사냥'이라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미국 법무부에 따르면 백악관은 바 장관이 이날 제출한 서한의 내용을 미리 알지 못했다고 한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뒤따른 브리핑에서 "특검은 어떤 공모도, 사법방해도 찾지 못했다"며 "바 법무장관과 로젠스타인 법무차관은 한 발 더 나가 사법방해는 없었다는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무부의 결론은 미국 대통령의 전적이고 완전한 면책"이라고 강조했다.

◆美언론들 "사법방해 무죄 아냐"...탄핵사유 남아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들은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방해 혐의에 대해 면죄부를 받은 건 아니라고 지적했다. NYT는 뮬러 특검이 트럼프 측과 러시아의 공모 혐의는 찾지 못했지만, 그의 사법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결론을 보류했을 뿐 무죄라고 본 건 아니라고 꼬집었다. 

바 장관도 서한에서 뮬러 특검이 "이번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다고 결론짓지도, 그의 무죄를 입증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바 장관이 대신 증거 불충분이라는 결론을 내렸을 뿐이다. WSJ도 이 대목에 주목하며 뮬러 보고서가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의문을 남긴 셈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사법방해 혐의는 중대한 탄핵사유다. 미국 헌법은 반역, 뇌물수수, 여타 다른 중범죄와 비행 등 3가지를 대통령 탄핵 사유로 드는데, 사법방해는 여타 다른 중범죄와 비행에 속한다.

◆민주당, 뮬러 보고서 전면 공개 요구...정치권서 2라운드
 
민주당도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공모 의혹을 뒤로 한 채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혐의에 대한 집중 공세를 예고했다. 민주당은 특히 뮬러 보고서의 전면 공개와 자체 조사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뮬러 보고서가 사법방해라는 심각한 대통령의 혐의를 무죄로 하지 않았다는 건 보고서 전체와 관련 문건들이 지체 없이 공개돼야 한다는 걸 보여준다"고 밝혔다.

반면 공화당은 민주당이 바 장관의 결론을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 사법위원장은 이날 "이번 보고서로 트럼프 대통령 위에 걸렸던 구름이 걷혔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