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풀린 부동산신탁업發 증권가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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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지 기자
입력 2019-03-0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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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DB]

부동산신탁업 빗장이 10년 만에 풀리면서 증권가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신영자산신탁·한투부동산신탁·대신자산신탁(가칭) 3곳이 전날 부동산신탁업 예비인가를 받았다. 이번에 예비인가를 받은 곳은 4개 증권사에서 참여해왔다. 신영자산신탁은 신영증권·유진투자증권 2곳이 손잡고 만든다. 한투부동산신탁은 한국투자증권 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대신자산신탁은 대신증권이 세우기로 했다.

◆새 성장동력 얻는 예비인가사

새로 예비인가를 딴 증권사 3곳은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미 포화 상태인 주식중개(브로커리지) 수수료 경쟁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애초 증권사 다수가 투자은행(IB) 부문 가운데 부동산 금융에 공들여왔다. 부동산신탁업까지 영역을 넓힌다면 더욱 다양한 상품으로 투자자를 모을 수 있다.

예비인가를 받은 한 증권사 관계자는 "요즘에는 수익률이 1~2%대에 불과한 부동산 상품뿐"이라며 "이번 인가를 통해 더 많은 상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증권사는 부동산신탁업 범위를 관리형(책임준공형)에서 차입형으로 넓힐 수도 있다. 차입형 토지신탁업은 2년 동안 업력을 쌓으면 다른 절차 없이 바로 할 수 있다.

한 대형 부동산신탁사 관계자는 "수수료만 보아도 차입형(4%)이 관리형(2%)보다 2배 많다"며 "해당 증권사는 부동산 사업으로 이자를 받고, 새로 생기는 부동산신탁사는 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신탁사 수는 현재 11곳이다. 11곳 가운데 빠르게 성장해온 회사 역시 차입형 신탁업에 주력해왔다. 차입형 신탁보수는 2014년 1248억원에서 4년 만인 2018년 4339억원으로 약 248% 증가했다. 같은 기간 관리형 신탁보수는 478억원에서 1205억원으로 152%가량 늘었다. 증가율이나 절대액에서 차입형이 크게 앞서고 있다.

◆인가불발에 걱정 커지는 경쟁사

이번 예비인가에서 탈락한 NH투자증권과 키움증권뿐 아니라 나머지 경쟁사에서도 걱정이 많아졌다. NH투자증권은 직접 뛰어드는 대신 모회사인 NH금융지주를 내세웠었다. 키움증권은 현대차증권과 이지스자산운용과 손잡고 인가를 추진해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은 부동산 쪽에 크게 공들여온 회사라 아쉬움이 클 것"이라며 "다음 기회를 노린다고 해도 그 사이 벌어지는 업력을 따라잡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부동산신탁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아니다. 처음부터 큰 수익을 내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기존 11개 부동산신탁사와도 치열하게 경쟁을 벌어야 한다. 한국투자증권이나 대신증권, 신영증권이 모두 비은행권 증권사라 모기업 자금력에 의존하기도 어렵다.

한 부동산신탁사 관계자는 "충분한 노하우와 업력이 없어 처음부터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존 신탁사가 걸어온 길을 초기에는 따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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