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 의료진 무죄, 국민들 “벌 받아야” vs 의료계 “합리적 판결”

황재희 기자입력 : 2019-02-23 00:23
국민청원 ‘신생아 사망사건’ 책임자 처벌해야 여론 다수 의협 “불가항력적인 일, 의료의 특수성을 인정해야”

[연합뉴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과 관련해 의료진 7명 모두가 무죄를 선고받자 여론이 들끓고 있다. 그러나 의료계는 합당하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는 이대목동병원 중환자실 주치의 조수진 교수와 전공의, 수간호사, 간호사 등 의료진 7명에게 1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 의료진 7명은 2017년 12월 15일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에 오염된 주사제를 신생아에게 투여해 감염에 의한 패혈증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로 기소됐다.

문제는 이번 1심 무죄 판결을 놓고 국민들과 의료계에서 완전히 다른 반응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국민들은 신생아 4명이 감염으로 인해 동시에 사망한 사건인 만큼 법원 판결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다수를 이루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대목동병원 의료진 무죄 선고한 판사를 해임해라’, ‘재심요청’ 등 관련 청원만 10개 이상이 올라왔다. 게시판에는 ‘신생아는 혼자 죽은 것이 아니다. 과실이 인정됐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 ‘의료진에 대한 처벌이 필요하다’ 등의 내용이 주를 이룬다. 

특히 사망한 신생아 유족이 해당 판결에 대해 크게 충격이라며 허탈하다는 입장을 내비치자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안타까움이 더 큰 상황이다.

그러나 의사단체인 대한의사협회는 이번 판결이 합리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의협은 21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어린 생명들을 지킬 수 없었던 사고에 대해 다시 한 번 유감을 표한다”며 “그럼에도 불가항력적인 일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의료의 특수성을 인정하지 않고, 형사적 책임을 지우려는 것은 의료인이 견딜 수 있는 책임한도를 벗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고 이후 소청과 전문의들은 형사처벌의 두려움에 신생아과 지원 자체를 꺼리고 있으며, 중환자실 간호사 역시 사직과 이직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국민이 안전하게 치료받고 의사가 소신껏 치료할 수 있는 환경과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를 최소화하기 위한 근본적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1심 판결과 관련해 검찰은 즉각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감염 방지 의무를 소홀히 한 의료법 위반 혐의를 포함해 공소장을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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