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 맛집] ②을지OB베어…‘노맥’ 문화 만든 원조

송창범 기자입력 : 2019-02-04 09:00
을지로 노가리 골목 터줏대감…38년간 그 맛‧분위기 그대로

을지OB베어 집의 ‘노맥’ 이미지.[사진= 식신]


대를 잇는 ‘백년가게’ 전국 맛 집이 59개 선정됐다. 30년 넘게 묵묵히 한자리에서 손님들을 만나 온 곳들이다. 소신과 뚝심을 지켜가며 ‘한결같음’으로 감동을 선사하는 곳. 이러한 노력이 정부의 입맛까지 훔쳤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직접 선정한 59개 맛 집은 현재 푸드테크 O2O(온오프라인 연결)플랫폼인 ‘식신’을 통해 알려지고 있다. 아주경제는 ‘백년 맛집’이란 타이틀로 매주 주말, 식신과 함께 추억이 담겨있는 백년가게 맛 집들을 하나씩 소개한다.


어스름한 저녁이 되면 을지로 3가 골목은 사람들로 붐빈다. 연탄불에 노릇하게 구운 노가리를 안주 삼아 향긋한 생맥주를 마시며 고단했던 하루를 마무리하려는 사람들이다.

2월 첫 주 설 연휴를 맞아 소개할 백년 맛집은 ‘을지OB베어’집이다. 불황이 계속되던 1980년 겨울, 인쇄소와 제지 공장 골목에 가장 처음 문을 연 을지OB베어는 지금도 그때 그 맛과 분위기 그대로다.

이곳은 여느 맥줏집처럼 차갑고 목을 치는 강한 탄산의 맥주가 아닌 목 넘김이 부드럽고 향긋한 맥주를 내어준다.

90세까지 맥주 디스펜서를 잡았던 1대 강효근 사장이 최적 온도의 냉장고에 맥주 케그를 통째로 넣어 숙성하는 냉장 숙성 방법을 고집했기 때문이다. 알맞은 온도의 맑은 보리 색 밑술과 그 위에 얹어진 뽀얀 맥주 거품을 함께 마시면 생맥주 본연의 맛과 향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다.

맥주와 함께 을지OB베어 만의 알싸한 특제 고추장을 콕 찍은 노가리를 잘근잘근 씹으면 입안에 퍼지는 고소함과 함께 스트레스도 조각난다. 개업 초기 100원을 받던 노가리는 지금 1000원의 가격으로 여전히 서민들의 가벼운 주머니에 위안이 되어준다.

[백년 PICK] ‘노맥’= 노가리와 맥주 문화. 연탄에 구워 내는 노가리 안주를 처음으로 개발, 지금의 ‘노맥’ 문화를 만든 원조 을지로 노가리 맥줏집은 ‘을지OB베어’다. 가게에 대한 강한 애정으로 불과 3년 전까지 매일 아침 가게 앞을 쓸고 닦던 1대 강효근 사장의 뒤를 이어, 딸 강호신 씨가 같은 자리에서 맥주를 따르고 노가리를 구워 내고 있다.
 

백년가게 간판 이미지.[사진=중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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