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수 이랜드 회장, 39년 만에 경영서 손뗀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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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진 기자
입력 2019-01-14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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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입 늘고 재무건전성 악화, 신용등급도 하락…"변화 필요" 결단

  • 이랜드리테일 상장 재추진 위한 복안…'젊은 CEO'에 계열사 맡겨

박성수 이랜드 회장.  [사진= 아주경제DB]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이 이랜드를 운영한지 39년만에 경영에서 물러났다.

박성수 회장은 올해부터 경영직은 차세대 경영진에게 맡기고 향후 미래 먹거리 발굴과 경영자 육성에만 전념한다는 역할을 분명히 밝혔다. 그의 여동생인 박성경 이랜드 부회장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이랜드재단 이사장직만 맡기로 했다.

박성수 회장이 의류사업을 시작한 건 지난 1980년 이화여자대학교 앞 2평짜리 잉글랜드란 가게를 운영하면서다. 박 회장은 가게 상호명인 잉글랜드를 이랜드로 바꾸고 법인화했다.

이랜드·헌트·브렌따노 등 브랜드들이 히트를 치면서 회사는 10년 만에 매출 5000억원을 달성했다. 이후 유통 시장에 진출하고 공격적인 인수합병(M&A)를 펼치면서 매출 10조원의 회사로 성장시켰다.

박 회장이 창립 40주년을 앞두고 과감하게 경영에서 손을 뗀 건 그만큼 큰 변화가 필요하단 결단에서다.

사실상 이랜드그룹은 가장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차입금이 불어나고 재무건전성엔 빨간불이 커졌다. 중국 유통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지만 초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부진한 실적까지 겹쳤다.

박 회장은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브랜드 정리 및 구조조정을 강력하게 진행하면서 유동성 개선에 총력을 가했다. 이랜드그룹의 부채비율은 지난 2011년 300% 웃돌면서 중국 '티니위니'를 비롯해 '모던하우스'와 각종 부동산을 매각하기도 했다.

또한 이랜드리테일의 상장 및 일부 비수익자산 정리를 통해 해결하고자 했지만 외식사업부인 이랜드파크의 임금체불 논란으로 철회되고 신용등급도 하락했다.

이랜드그룹은 올해 이랜드리테일 상장을 재추진한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달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이랜드리테일은 패스트트랙(상장간소화 절차)수혜로 20영업일 이내 심사결과를 받고 올해 상반기 안에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은 상장하면 이랜드리테일의 기업가치는 최대 2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IPO(기업공개) 시장 진입에 실패한 만큼 이번에는 달라진 이랜드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이에 부문별 젊은 CEO(최고경영자)를 두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는 등 대대적인 경영체제를 개편한 것으로 풀이됐다. 중국 시장 선점에 공을 세운 최종양 이랜드리테일 부회장과 해외명품 브랜드 인수에서 활약한 김일규 이랜드월드 부회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이랜드를 꾸린다는 계획이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내년에 창립 40주년이 되면서 앞으로의 40년을 생각해야 했고 이번 경영체제 개편은 향후 토대를 만드는 과정 중 하나"라며 "이전에도 중요한 결정사안은 계열사별로 진행해왔고 올해는 박 회장의 역할을 대외적으로 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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