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핵담판 앞두고…김정은 '訪中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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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형 기자
입력 2019-01-0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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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해 첫 외교행보…中과 밀월 통한 대미 압박 작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신화통신]


신년사에 이은 두 번째 '파격 행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세기의 핵 담판'인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길목에서 중국을 전격 방문했다. 김 위원장의 35번째 생일에 맞춰 새해 첫 해외 행보로 대미 압박 작전에 나선 것이다.

이는 북·중 밀월을 통한 대미 압박전술로, 핵 담판의 후속 협상력을 키우는 '다목적 포석'으로 분석된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정전체제의 평화체제 전환을 위한 다자협상을 중국에 제안했다. 올해는 북·중 수교 70년을 맞는 해다.

특히 김 위원장의 방중 기간(7∼10일)은 올해 미·중 차관급이 '무역전쟁' 휴전 시한(3월 1일)에 앞서 처음으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은 시기(7∼8일)와 맞물린다.

'김정은 방중'이 북·미 정상회담과 미·중 무역전쟁 등이 뒤엉킨 '고차 방정식'을 띠고 있는 셈이다. '김정은 방중'이 베트남식 개혁·개방 모델을 추구하는 북한 경제체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北·中·美 지렛대 전술 속 '김정은 승부수'

8일 전문가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네 번째 방중은 '세기의 핵 담판이 임박했다'는 강력한 신호다. 김 위원장을 태운 특별열차는 이날 오전 10시 55분께(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역에 도착, 본격적인 방중 일정에 돌입했다. 북한 매체는 김 위원장 도착 전 이례적으로 이를 보도했다.

북·중·미 간 삼각함수를 읽는 키는 각국의 '지렛대 전술'이다. 북한은 중국을 등에 업고 대북제재 완화에 상응하는 조치를 얻어내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미·중 무역협상 와중에 김 위원장을 불러들여 '대북 지렛대'를 미국에 과시했다. 미국도 완전한 비핵화에 방점을 찍은 김정은 신년사를 지렛대 삼아 북·미 정상회담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 방중'에 대해 "북·중 간 공조체제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학교 교수도 "비핵화 교착 국면의 돌파구를 스스로 열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이번 방중단에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등 대미 협상 실무팀이 대거 합류했다.
 

8일 전문가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네 번째 방중은 '세기의 핵 담판이 임박했다'는 강력한 신호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美, 베트남 등 3곳 답사··· "北경제 메시지 주목"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생일에 맞춰 방중, 북한의 베트남식 개혁·개방 모델을 벤치마킹하는 속도가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한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 분량(1만3000자 중 8600자)의 3분의2를 '자력갱생' 등 대내 메시지로 채웠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방중 기간 중국의) 경제발전 현장을 돌아보면서 의지를 다진다는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방중 사흘째인 9일 베이징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중관춘(中關村)을 비롯한 경제현장을 방문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개혁·개방을 할 테니, 대북제재를 완화해달라'는 주고받기식 협상술이다. 

이에 화답하듯 미국 백악관은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태국 방콕, 베트남 하노이, 미국 하와이'를 답사했다고 CNN이 이날 보도했다. 북·미 고위급 회담을 위한 양국 간 물밑접촉도 지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 조야에서 고개를 드는 '중국 배후론'은 변수다. 앞서 지난해 6·12 제1차 북·미 정상회담 때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배후론'을 주장하며 북·중 밀월에 어깃장을 놨다.

채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미국 민주당의 견제를 받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북·중 밀월이 '미국 패권'에 도전하는 변수로 인식할 수 도 있다"고 전했다. 북·미 담판이 올해 상반기에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북·중·러 공조 속 신(新)냉전 구도가 재부상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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