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리스크'에 무너진 글로벌 증시...'트럼프 풋'이 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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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회 기자
입력 2018-12-26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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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美주식 사라" 발언에 '트럼프 풋' 기대 고조…셧다운, 무역전쟁 등 '결자해지' 어려울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뉴욕증시가 급락하자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는 "지금이 (미국) 주식을 살 엄청난 기회"라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의 발언이 시장에서 기대하는 '트럼프 풋(Trump put)'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풋'은 자산가격 하락 위험을 피할 수 있는 파생상품인 '풋옵션'에서 따온 말이다. '트럼프 풋'은 증시 부양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나 트럼프 행정부의 대책을 의미한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최근 미국 증시가 하락한 건 투자자들에게 절호의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에겐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기업들이 있는데, 다들 잘하고 있다"며 "지금이 주식을 살 엄청난 기회"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각에서 제기돼 시장 불안 요인이 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경질설도 일축했다. 그는 므누신 장관에 대해 "매우 재능있고 매우 현명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므누신 장관은 최근 금융시장 불안을 해소하려다 오히려 변동성을 키워 궁지에 몰렸다. 그는 지난 23일 본인 트위터에 올린 성명을 통해 미국 6대 은행 최고경영자(CEO)들과 한 전화통화에서 유동성이 충분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준과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금융당국이 참여하는 금융시장 관련 대통령 실무그룹을 소집하기로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투매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지만, 므누신의 트위터에는 "최악을 준비 중인 거냐?"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뉴욕증시가 크리스마스 이브에 사상 최악의 투매로 급락하자 므누신 장관 경질설이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므누신 장관을 해임하는 쪽으로 생각이 기울었다거나, 므누신의 임기가 시장에 달렸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트럼프의 이날 발언이 일종의 시장 달래기로 평가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풋'이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돌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트럼프 풋'이 투자자들의 새 생명줄로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투자자들이 보통은 연준의 증시 부양을 기대해왔지만,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바가 더 커졌다는 지적이다.

그도 그럴 게 연준은 지난주 시장 불안이 한창인 가운데도 금리인상을 단행해 투매를 부채질했다. 전문가들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시장보다 경제지표에 더 집중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파월 풋'을 바랐던 투자자들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투자자들이 '트럼프 풋'에 목을 매는 이유는 최근 시장 불안이 그에게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전쟁은 세계 경제 성장둔화 우려를 자아냈고, 트럼프의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방침은 셧다운(미국 연방정부 일부 폐쇄) 사태를 일으켰다. 연준의 금리인상에 대한 잇딴 비판은 파월 의장 경질설로 이어져 역시 시장에 충격을 줬다. 트럼프의 '결자해지'만이 시장을 살리는 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습관적으로 뉴욕증시의 랠리를 자신의 성과로 뽐내온 만큼 최근 급락세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그 역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무역전쟁 90일 휴전 합의(12월 1일)과 "시 주석과 좋은 대화를 했다"는 발언(11월 1일) 등으로 시장의 반등을 주도하기도 했다.

문제는 트럼프의 관심사가 증시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는 이날도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비용이 마련되지 않으면 셧다운을 끝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들(연준)이 금리를 너무 빨리 올리고 있다"며 또다시 파월 의장을 몰아세우기도 했다. 트럼프가 지난주 연준의 금리인상을 비판한 뒤에 불거진 파월 의장 경질설도 투매의 한 배경이 됐다.

전문가들은 내년 3월 1일이 시한인 미·중 무역협상에서도 돌파구를 마련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26일 올해 터진 미국발 무역전쟁의 진짜 고통이 내년 세계 경제를 강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통신은 그 근거로 수출주문을 비롯한 주요 무역 관련 지표들이 최근 부쩍 약해지고 있고, 기업들은 지속적인 혼란을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CNN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므누신 장관에 대한 신임을 강조했지만, 그에 대한 트럼프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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