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크본드 가격 하락 전망에 투자금 ↑…미국 부채시장 빨간불 선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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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8-12-1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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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험도 높은 채권값의 하락은 주식에도 불길한 징조

  • 정크본드에 대한 불안 증가…유가하락도 부정적 영향

[사진=연합/로이터]


미국 부채시장에 대한 경고음이 점차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 회사채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채권투자자들은 손실을 막기 위해 가장 큰 정크본드 상장지수펀드(ETF) 주식 하락 베팅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정크본드 하락 베팅 증가는 주식시장에도 불길한 징조"  

지난 10월부터 정크본드의 가격 하락으로 불안해하던 투자자들은 이제 정크본드 가격 하락에 돈을 거는 이른바 '쇼트 베팅(short-betting)'에 투자하면서 향후 투자 손실을 상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WSJ는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의 가격 추이는 다른 자산들보다 부정적 경제 신호를 좀더 빨리 반영하고 있는 만큼, 회사채 가격 하락을 통해 수익을 얻는 투자가 인기를 끈다는 것은 향후 주식시장 하락의 징후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분석업체인 IHS 마킷에 따르면 가장 큰 정크본드 ETF 주식에 대한 매도 포지션에 투자된 금액은 최근 몇 주간 무려 100억 달러(약 11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지난달 정크본드 신용부도스와프(CDS) 지수에 대한 비관적 베팅도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CDS 지수는 채권의 부도 위험을 지수화한 것으로, 부도 위험이 클수록 CDS 프리미엄은 높아진다.

WSJ는 "금융위기 이후 채권 직접 투자에 대한 규제로 유동성이 감소했기 때문에 최근에는 ETF나 파생상품을 통한 채권투자가 늘고 있다"면서 "헤지펀드나 뮤추얼펀드 매니저들은 최근 채권 ETF 투자를 매매 포지션을 빨리 바꾸는 데 사용하고 있다. 때문에 ETF 추이는 최근의 투자 동향을 미리 알아볼 수 있는 신호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가장 규모가 큰 정크본드 ETF 투자 중 쇼트 베팅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59%에 달한다. 이는 지난 9월의 35%에 비해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비슷한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월 말 기준으로 가장 인기있는 정크본드 추종 CDS 인덱스는 매도자가 매수자보다 많았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매수자를 앞지른 매도자의 수는 2014년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WSJ는 전했다.

신문은 또 최근 공매도의 수요가 늘면서 ETF의 대차 가능 한도를 넘어섰기 때문에 ETF 중개업자들이 더 많은 ETF 주식을 만들어내는 상황이며, 정크본드 ETF에 대한 풋옵션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조사업체인 트레이드 알러트에 따르면 지난 10일 시장에서 가장 인기를 끌었던 정크 ETF 옵션은 1월까지 7% 하락에 베팅하는 것이었다.

◆"유가 하락이 정크본드 위험 더 키워"  

한편 최근 정크본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데는 유가 하락의 영향도 크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말 지적했다. 2015년 이후 미국의 에너지 업체들은 신용도가 낮은 대신 수익률은 높은 고수익 채권을 가장 많이 발행한 곳이기 때문이다.

NYT는 "딜로직의 데이터에 따르면 이들 업체가 발행한 회사채가 하이일드 채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15%에 달한다"면서 "유가 하락은 이들 기업의 상환능력에 대한 우려를 키우면서 회사채 가격 하락을 부추기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4년 유가 급락으로 수많은 중소형 에너지 관련 업체들이 줄도산을 했으며, 다른 산업들도 타격을 입었다. 

신문은 또 "최근 세계 경제 둔화와 기업들의 수익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신용등급이 높은 기업의 회사채로 투자 수요가 몰리는 상황"이라면서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기업들의 자금조달 상황은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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