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원하던 '파월 풋' 나왔나…"금리인상 속도조절 가능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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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8-11-29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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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재 금리수준은 중립금리 바로 밑"…내년 금리인상 횟수 줄 수도

[사진=AP·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중립금리' 발언에 미국 증시가 다시 한번 뒤집혔다. 28일(이하 현지시간)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2.50% 상승했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2.30%, 2.95% 올랐다. 지난 10월에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이 증시를 하락세로 몰아붙였다면, 이번 발언은 정반대의 효과를 낸 것이다.

지난 2개월간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시장에서는 연준 의장이 시장 하락을 안정시키기 위한 통화완화적 발언을 하는 이른바 '파월 풋'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날 파월 의장이 현재 금리수준이 중립금리 바로 밑이라고 발언하자 포렉스라이브는 "28일은 '파월 풋'이 탄생한 날"이라고 평가했으며, 일부 언론은 '파월 풋'이 증시 랠리를 되찾아 왔다고 평가했다.  

◆'중립금리' 관련 발언 2개월만에 바뀌어··· "시장 파월 발언에 민감" 

파월 의장은 28일 뉴욕 이코노믹 클럽에서 가진 연설에서 "금리는 여전히 역사적으로 보면 낮은 수준이지만, 경제를 지나치게 부양하지도 둔화시키지도 않는, 넓은 범위에서 중립적이라고 할 수 있는 수준의 바로 밑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연준이 현재 기준 금리에서 인상할 수 있는 여력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으로 해석하면서 주가가 크게 오른 것이다. 

파월은 지난 10월 초 "현재의 금리 수준은 이른바 중립금리까지 먼 길이 남아 있다"고 발언했었다. 이는 연준이 현재 긴축적 정책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예측에 힘을 실어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데 일조했다. CNBC는 "당시 파월의 발언은 매파적으로 해석되면서, 그 발언 이후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10% 정도 하락했다"면서 "당시 발언으로 금리인상이 속도를 내면서 경제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마켓워치는 "최근 일련의 상황들은 시장이 얼마나 연준의 발언을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시장이 파월의 발언을 지나치게 '비둘기파적'으로 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파월 의장이 성장이나 물가상승 둔화를 언급하지는 않았다는 이유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이날 성장 둔화의 징후보다는 미국 경제가 3% 이상의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고, 연준이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 달성에 있어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존 입장에서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이다. 다만 기업들의 부채가 증가한 것은 금융시장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며, 경기 하강 때는 투자자들이 손실을 입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파월, 트럼프가 원하는 말 해줘" 

파월이 이날 10월과는 다른 비둘기파적 발언을 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나날이 연준과 파월 의장에 대해 비판 수위를 높였기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을 선택한 뒤부터 지금까지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면서 "연준은 자신들이 하는 일에 대해 완전히 잘못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20일 미국 뉴욕증시가 이틀 연속 하락한 뒤에는 노골적으로 '저금리 연준'을 보기를 원한다면서, 연준이 큰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급기야 지난 23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연준 의장을 추천한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브루더먼 자산운용(Bruderman Asset Management) 부회장이자 수석 시장 전략가인 올리버 퍼시(Oliver Pursche)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은) 시장과 아마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확히 그들이 원하는 것을 주었다"면서 "이 같은 발언은 과거 금리인상이 지나치게 공격적이었다는 것을 시인함과 동시에 향후 금리인상의 속도를 다소 늦추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준이 올해 추가 금리 인상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의 신호와 2개월 가까이 이어진 주식시장의 하락 등은 승승장구하던 미국 경제 전망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실제로 주식이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파월 의장을 비롯한 연준 관료들은 유럽과 일본, 중국의 경기둔화에 주목하면서보다 보다 조심스러운 목소리를 내왔다. 

리처드 클라리다 부의장 역시 지난 27일 뉴욕에서 열린 은행가들과의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에 대해 "중립수준(neutral level)에 훨씬 더 가까워졌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금리가 중립수준에 얼마나 가까운지는 판단의 문제"라며 "FOMC에는 다양한 견해가 있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새로운 경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중립금리의 발언이 시장을 움직였지만, 클라리다 부의장이나 파월 의장 모두 금리인상을 중립금리에서 멈춰야 한다고 언급한 적이 없으며, 어느 수준이 '중립'인지 특정하지 않았다는 데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2019년 말까지 기준금리가 현재 수준에서 2차례만 인상되는 2.50~2.75% 수준에 그칠 확률을 38.5%로 가장 높게 반영했으며, 2.75~3.00%가 될 확률은 21.5%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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