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심리게임이 돼 버린 부동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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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관 기자
입력 2018-11-28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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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도-매수 '힘겨루기' 장세 속 거래절벽 지속

부동산 투자는 통상 3단계로 나타난다. 우선 위험을 최소화하는 보수적 행태의 부동산 매입과 투자가 이뤄진다. 때문에 선호도가 높은 지역의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매수자 우위 시장이 형성된다. 이후 부동산 가격 상승의 조짐이 나타나면 투기적인 요소가 가미된 투자가 단행된다.

이때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높이면서 매도와 매수 힘겨루기가 시작된다. 부동산이 '심리게임'으로 바뀌는 시점이다. 군중심리가 한쪽으로 쏠리기 시작하면 매수 열풍, 투기 바람이 금세 불어닥친다. 투자심리가 뜨거워지면 주택거래량이 급증하고 가격은 고공비행한다.

시장 과열기에 주택 구매자들이 무조건 주택 구입에 나서는 이유는 레버리지 투자(부채를 섞어서 투자)를 통해 이참에 한 몫 챙겨야 한다는 절박감과 함께 주택 구입 대열에 끼지 못하면 낙오될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이다. 그러나 무리하게 주택 구입에 나설 경우 필요한 자금은 대부분 대출로 충당하게 된다.

문제는 수요가 사라지고 가격 상승세가 멈추거나 하락하는 경우다. 집값이 오를 것이란 생각에 과도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샀는데 금리 상승과 집값 하락으로 빚 상환 부담이 높아지면서 부작용이 발생하게 된다. 이때도 집주인들이 급매물을 내놓고 매수자는 가격이 더 떨어지기를 바라는 심리게임이 나타난다.

현재 주택시장 분위기가 그렇다. 서울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호가가 2억~3억원씩 낮춘 급매물이 속속 나오고 있지만, 서울 아파트 시장의 관망세는 여전하다. 이달 들어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신고가 절반 이하로 급감한 상태다. 부동산시장 정상화가 아닌 위축기라는 표현이 적절해 보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들어 28일 현재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3221건으로, 일평균 115건의 거래 신고가 이뤄졌다. 지난달 하루 평균 329.3건과 비교해 35% 수준이다. 작년 11월(213.4건)과 비교해서도 반 토막 수준을 보이고 있다.

거래량 감소는 매도와 매수 '힘겨루기' 장세 속에서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매수자들은 올들어 서울 아파트값이 급하게 오름세를 나타냈기 때문에 현재 가격이 불만족스럽고 앞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기 때문에 매입에 나서기 주저하고 있다.

매도자 입장에선 국내 경기상황 악화, 금리 인상과 함께 지속되는 부동산 규제 탓에 보유 불안감이 크다. 그렇다고 호가를 무작정 낮춰서 매물을 내놓기에도 아쉽다.

현재 주택시장 거래절벽은 그동안 정부를 비롯해 시장 참여자들의 판단의 결과물이다. 급격한 가격상승을 경계한 정부가 각종 규제책을 쏟아내면서 만들어진 분위기에 급등락을 바라는 시장 참여자들이 참여한 모양새다. 그러나 정부와 시장 참여자들은 이 같은 불안정한 시장이 계속되길 바라진 않을 것이다. 심리게임이 돼 버린 부동산 시장에서 정부와 시장 참여자들이 변동성을 오히려 키우는 원인이 아닌지 돌아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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