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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김동열 중소기업연구원장 "벤처·창업의 성장 발판 '차등의결권제' 도입 시급"

김선국 기자입력 : 2018-11-28 16:38수정 : 2018-11-28 17:00
"1주1의결권은 오래된 옷"…"과감한 투자·투명한 경영 위해 제도 개선해야"

김동열 중소기업연구원장은 28일 "차등의결권이 허용되면 보다 과감하게 투자하고, 더 큰 회사를 만들고 더 투명한 경영을 하기 위해 상장하려고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중소기업연구원]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제 환경에서 중소·벤처기업의 창업이 혁신성장으로 이어지도록 차등의결권제 도입이 절실합니다."

국내 유일의 중소기업 국책연구기관 '중소기업연구원'의 수장 김동열 원장이 간편결제 서비스에 이어 차등의결권제 도입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간편결제 서비스가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정책이라면, 차등의결권제는 스타트업이나 벤처·창업의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김 원장은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창업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차등의결권 토론회'를 개최했다. 

김 원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의 창업 기업 관련 법령과 제도들이 기업가정신과 도전정신을 이끌어내는 데 충분한지를 검토해 봐야 할 시점"이라며 "로빈슨과 애스모글루의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Why nations fail?)'를 보면 다수의 경제주체들에게 기회를 주는 포용적 제도가 국가의 번영을 초래한다고 나와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제품과 기술이 빠르게 변화하면 제도와 규제도 신속히 적응해야 한다"며 "보청기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인공지능(AI) 보청기로 계속 진화하는 것처럼 정책도 수요자 중심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도와 규제의 진화에 대해선 "저성장과 고용 없는 성장에 익숙해져야 하는 우리 경제 상황에서는 창업과 투자, 일자리를 만드는 일이라면 뭐든지 해야 한다"며 "현행 1주 1의결권은 오래된 옷이므로 다양한 모양과 크기, 색깔을 담아내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하나의 잣대로 복잡한 4차 산업혁명시대의 제품과 서비스, 창업과 회사를 재단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특히 "어렵게 창업했는데, 투자를 받고 자금을 유치하면 경영권을 위협받게 돼 있다. 적당한 수준에서 성장을 멈춰버리고 투자를 안 하고 일자리도 더 만들려고 하지 않는 ‘피터팬 증후군’이 존재한다"며 "차등의결권이 허용되면 보다 과감하게 투자하고, 더 큰 회사를 만들고, 더 투명한 경영을 하기 위해 상장(IPO)하려고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등의결권제는 일부 주식에 특별히 많은 의결권을 부여하는 것을 말한다. 차등의결권 주식을 보유한 창업자가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면,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높아져 대규모 투자 자금 유치에 도움이 된다는 게 핵심이다. 창업자는 이 제도를 통해 경영권 위협 없이 원활한 자금 조달이 가능하고, 단기 주가 압력 없이 장기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3분의2 이상이 차등의결권제를 도입했다. 미국은 회사가 임의로 다양한 종류의 주식을 발행할 수 있도록 했고, 기업공개(IPO) 시 차등의결권주를 발행할 수 있다. 일본도 단원주(일정한 수의 주식을 1단원으로 해 1의결권 부여)와 거부권부 주식, 의결권 제한 주식 등 다양한 종류의 주식을 발행하며 차등의결권 주식 발행을 인정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역시 1주 1표 원칙과 계약자유 원칙을 인정한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1주 1의결권만 인정하고 있어 창업 활성화에 저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차등의결권제는 경영자가 경영성과와 관계없이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다는 단점도 있어 한국 실정에 맞는 차등의결권제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게 김 원장의 생각이다. 

김 원장은 "이번 토론회가 창업과 벤처 생태계를 더욱 튼튼하게 만들고 활성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국회에서 이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많은 지혜와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운열 의원은 역시 "경기침체와 실업률 증가로 어려움을 겪는 젊은이들에게 창업열기를 북돋아주고, 우리 경제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제도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도 도입에 힘을 보탰다. 

김 원장은 연구원과 기업, 정부, 정치권을 오가며 이론과 실무를 모두 경험한 현장형 리더로 꼽힌다. 그는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하고 1991년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한솔그룹에서는 벤처투자 관련 신규사업팀장을 지냈고, 국회의원 정책보좌관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정책보좌관, 현대경제연구원 정책연구실장을 거쳐 지난해 11월부터 중소기업연구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김 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인물로 알려졌다. 지난 대선에서는 문재인 캠프 비상경제대책단에서 중소기업 경제정책을 담당하며, 주요 핵심 공약을 완성하는 데 한몫했다.

김 원장은 "KDI에서 첫 연구과제가 중소기업 연구였다. 직장생활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한 중소기업연구원에서 또다시 중소기업 연구를 하고 있다"며 "30여년 직장생활의 처음과 끝이 중소기업 연구로 이어지는 것을 보면 중소기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운명적인 관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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