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문 악재에…반도체시장 장기침체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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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회 기자
입력 2018-11-20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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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폰 수요 둔화, 미·중 무역전쟁, 가상화폐 추락 등 반도체 비관론 부추겨

[사진=아이클릭아트]


반도체시장이 구조적인 장기침체 국면에 진입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애플이 최근 아이폰과 맥 등 대표 제품들의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게 우려를 키웠다. 애플의 새 방침이 반도체 수요가 큰 아이폰 판매가 정점에 도달했음을 방증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으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요 몇 주 새 지난 9월 선보인 최신 아이폰에 대한 부품 주문량을 줄였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이폰 수요 둔화와 가상화폐 가격 추락, 글로벌 무역전쟁을 비롯한 다른 문제들이 맞물려 한때 잘 나가던 반도체산업이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침체에 직면한 게 아니냐는 의문을 촉발했다고 지적했다. 가상화폐의 대표격인 비트코인은 지난해 말 2만 달러에 육박했던 게 지난주 6000달러에 이어 이날은 5000달러 선이 무너졌다.

마이클 애론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어드바이저 수석 투자전략가는 "반도체는 최근 2년간 다른 기술종목들과 함께 정말 잘 됐다"며 "스마트폰과 태블릿, 게임 등의 수혜자로 성장률이 높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사람들이 기기를 전과 같은 속도로 업데이트하지 않으면 매출 성장세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며 "기기 교체 속도의 둔화는 중요한 경기둔화 신호"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중국 반독점당국은 이날 세계적인 반도체회사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독과점 혐의와 관련해 대규모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혀 충격을 더했다. 이들은 전 세계 D램 공급량의 95%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FT는 세계 경제의 성장둔화, 미·중 무역갈등 고조, 가상화폐 가격 하락을 둘러싼 우려도 반도체시장 침체를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이 일련의 우려로 리스크(위험) 회피에 나서면서 경기변동에 민감한 기술주와 반도체주에 등을 돌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뉴욕증시도 이날 애플을 비롯한 기술주의 부진으로 급랍했다. 다우와 S&P500지수는 각각 1.6%, 1.7% 내렸고, 기술주 대표지수인 나스닥은 3% 떨어졌다.

3분기 실적 부진도 반도체주 하락의 빌미로 작용했다. 주요 반도체업체들의 분기 실적이 과잉공급과 수요둔화 우려를 자극하면서다. 

일각에서는 장기적으론 반도체 부문에 기대를 걸어 볼 만 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자율주행차의 부상과 로봇공학, 인공지능(AI) 등의 발전과 더불어 반도체 수요가 늘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크리스 레츨러 니드햄펀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반도체는 경제 전반의 바로미터"라며 반도체가 헬스케어, 에너지, 자동차 등에 더 폭넒게 쓰이면서 세계 경제에서 계속 역할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낙관론자들은 반도체주 가격이 하락한 지금이 투자에 나설 적기일 수 있다고 말한다. 반면 비관론자들은 지정학과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 탓에 반도체주가 한동안 더 떨어질 공산이 크다며 섣부른 투자를 경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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