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국저 ABCP 부도에 “자구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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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기자
입력 2018-11-12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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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 홈페이지 화면 캡쳐.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 자회사가 회사채 만기를 못 지켜 부도를 냈고, 이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국내 금융사가 발행한 1650억원어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도 나란히 부도 처리됐다. 여기까지는 올해 5월부터 일찌감치 예견됐던 결과로, 국내 관련 금융사는 현재 CERCG 측 자구안만 기다리며 발을 구르고 있다.

◆ABCP 담은 펀드 80% 손실 처리

12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를 보면 KTB자산운용·골든브릿지자산운용은 현재 해당 ABCP를 담았던 펀드에 나란히 상각률 80%를 적용해 부실자산을 정리했다. 두 자산운용사는 모두 펀드 환매도 미뤘다.

예를 들어 문제를 일으킨 KTB자산운용 'KTB전단채펀드' 자산은 200억원에서 40억원으로 줄었다.

해당 ABCP를 직접 사들인 금융사도 적지 않다. 현대차증권(500억원)과 BNK투자증권·KB증권·부산은행(200억원), 유안타증권(150억원), 신영증권(100억원), 하나은행(35억원)도 ABCP 매수로 손실을 떠안게 됐다.

가장 많이 사들인 현대차증권은 이미 2분기 실적에 ABCP 관련 손실을 225억원가량 반영했다. 손실률이 약 45%에 달한다는 얘기다.

ABCP 판매를 중개한 한화투자증권도 난처해졌다. 이 회사를 통해 ABCP를 매수한 금융사 다수가 이미 소송을 제기했거나 준비하고 있다.

ABCP 신용등급을 매긴 신용평가사도 바빠졌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애초 우량등급인 'A2'를 ABCP에 부여했었다. 현재 이 신평사는 등급을 'D'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구안만 기다리는 ABCP 채권단

CERCG 측은 올해 8월 구조조정 보고서를 작성해 채권단에 전달했다. 보고서 골자는 원금상환 유예와 원리금 분할상환, 구조조정 재원 조달 방안이다. 채권단은 지금도 CERCG 측과 채무조정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일반 투자자가 느끼는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CERCG 측 법무대리인이 구조조정 상황을 채권단에만 공개하고 있어서다. 일반 투자자는 채무조정안을 확정할 때까지 손놓고 지켜봐야 하는 처지다.

이세천 나이스신용평가 본부장은 "현재로서는 사측과 채권단 간 합의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채무상환 일정이 장기적으로 분산돼 있다"라며 "매각하는 자산 규모나 현금창출력을 감안할 때 원리금 회수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CERCG 측은 회사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며 "중국 정부가 긴축정책을 펴는 바람에 자금 유동화에 시간이 걸린다는 얘기"라고 전했다. 그는 "어쨌든 원금을 상환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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