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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스페셜] 아름다운 경영, 존경받는 기업…장수기업의 비결 ‘상생’

이정수·이서우·박성준·황재희 기자입력 : 2018-11-16 03:01수정 : 2018-11-16 03:01
‘기업시민’ 정신으로 이윤 사회환원…‘따뜻한 사회적 동반자’ 입지 다져 애경그룹,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 설립…BGF그룹, 편의점 활용 미아찾기 ‘아이 CU’ 하림, 사료·축산업 상생발전 기금 쾌척…유한양행, 창업주 이후 대물림 없는 투명경영
상업·경제가 발전하면서 기업에게는 합리적 경영을 통한 이윤 확보와 산업 활성화 외에 사회로부터 얻은 수익 일부를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새로운 목표가 제시됐다. 이른바 ‘기업시민(corporate citizen)’이라는 개념으로, 기업 역시 지역 사회 한 구성원으로서 일정한 권리와 책임을 갖는 것으로 인식된 셈이다. 이에 기업은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면서도 이를 통해 사업에 필요한 인프라를 조성하는 방식으로 지속가능 경영을 추진하고 다시 환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춰왔다.

이로써 오랫동안 국가 성장에 기여해오며 함께 성장한 장수기업 중에선 한 단계 더 나아가 차별화된 사회공헌 방식으로 사회로부터 주목받는 기업이 있다. 이들은 기부와 같은 사회공헌활동을 비롯해 기업경영 자체에서도 사회공헌·윤리를 접목시키는 등 여러 방향에서 사회 안정화와 발전을 위한 걸음을 같이하고 있다.

국가 성장을 이끌어냄과 동시에 ‘따뜻한 사회적 동반자’ 입지를 많게는 50년 이상 쌓아온 기업들은 이제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기업으로서 자리매김하며 기업 성장과 역할에 대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7일 신사옥 '애경타워'에서 '애경그룹 장애인 스포츠선수단' 출범식 모습. [사진=애경그룹 제공]


◆애경그룹·BGF그룹, 생활과 밀접한 유통에서 사회를 감싸다
서비스를 제공하며 사람을 연결하는 유통업은 크고 작은 잡음이 끊이지 않은 업종이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도 묵묵히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는 기업이 많다. 고객들로부터 받는 사랑을 사회적 책임으로 되돌려주는 것이다.

애경그룹은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들을 위한 많은 기여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그룹 신사옥인 ‘애경타워’에서 애경그룹 장애인 스포츠선수단 출범식을 진행했다. 애경그룹은 기존에 진행해왔던 장애인 직접채용 및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 설립에 더해 장애인 스포츠선수 고용도 진행함으로써 장애인 고용을 위한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애경그룹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통해 장애인 고용을 집계한 결과, 현재 그룹 전체 장애인 채용률이 법적 의무 대비 111.3%를 기록해 초과 고용을 하고 있었다. 애경그룹은 중증장애인에게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하고 기업에게는 장애인 고용의무를 충족할 수 있는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 설립이 해답이라고 제시했다. 2008년부터 시행된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제도는 장애인 무고용 사업주인 모회사가 장애인 고용을 목적으로 일정 요건을 갖춘 자회사를 설립하는 경우 자회사에 고용된 장애인을 모회사가 고용한 것으로 간주해 지원한다.

애경그룹의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으로는 제주항공이 운영하는 ‘모두락’과 애경산업의 ‘모두락 애경산업’이 있다. 각 사업장은 그룹 내 각사의 사정에 맞게 고용형태 및 분야를 정해 확대하고 있으며 카페, 헬스키퍼, 네일케어 등 다양한 형태로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장애인에게는 좋은 일자리가 제공되고, 직원들은 높은 수준의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다.
 

지난달 28일 경찰과 CU직원들이 가맹점앞에서 아이찾기 캠페인을 벌이는 모습. [사진=BGF리테일 제공]


2013년 가맹점주와의 큰 갈등을 치룬 BGF그룹도 이후부터 환골탈태했다. BGF그룹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우선시하며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천하고 있다.

BGF그룹은 편의점 특유의 복잡한 물류시스템과 가맹점을 활용해 사회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특히 국가적 재난이 있을 때마다 앞장서서 구호물품의 지원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포항지진부터 최근의 수해 재난까지 전국의 곳곳에서 물류시스템을 가동해 이재민 돕기에 나서고 있다. 포항지진 당시 BGF리테일은 4시간 만에 행정안전부, 전국재해구호협회와 핫라인을 구축하고 생수, 라면, 생활용품 등 긴급구호물품을 포항 지역에 지원해 국무총리 표창도 수상했다.

BGF그룹은 편의점을 활용해 사회의 범죄 예방에도 앞장섰다. BGF리테일은 경찰청과 함께 전국 1만3000여개 CU편의점을 활용한 미아 찾기 캠페인 ‘아이 CU’를 지난 5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도입된 지 두 달 만에 약 20명에 이르는 어린이, 치매환자, 지적장애인 등을 안전하게 보호자에게 인계하는 등 큰 성과를 보였다. 이 덕분에 BGF는 유통업계에서 유일하게 기업사회공헌 부문에서 경찰청장상을 수상했다.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한 사회적 사각지대를 유통기업이 메운 것이다.
 

지난 4월 닭고기 전문기업 하림이 사육농가 자녀 96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모습. [사진=하림 제공]


◆하림·매일유업·남양유업, 안전하고 맛있는 식품은 ‘상생’에서부터
식품업계의 화두는 ‘상생’이다. 회사의 1차 소비자라 할 수 있는 ‘대리점주’가 인정하는 회사가 최종 소비자에게도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최대 닭고기 전문기업 하림은 계약 농가들의 소득 향상을 위해 힘쓰고 있다. 계약한 사육농가의 연평균 사육경비 소득은 1억9100만원으로, 2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2000년 연평균 5000만원에 비하면 3.8배 증가한 수치다.

업계 종사자들의 복지에도 발 벗고 나섰다. 축산관계자 교통사고 사망·교육보험에 가입하고, 2016년 4월 사료 및 축산업 상생발전 기금으로 약 2억5000만원을 쾌척했다.

생태계와의 상생을 위한 활동도 시작했다. 하림은 임직원들과 소비자 가족으로 구성한 피오봉사단을 2012년 창단하고 창포와 꽃나무식재 심기, 정화활동을 벌인다. 하림그룹은 피오봉사단에 해마다 40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닭고기 전문기업 하림이 지난 10월 전북 익산시 1공단 한국썸벧 운동장에서 사육농가 대표와 가족 등 700여명을 초청해 '2018 하림농가 한마음 상생 전진대회' 개최한 가운데 25년 이상 장기계약을 통해 함께 해온 농장 대표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사진=하림 제공]


매일유업은 2014년을 상생경영 원년으로 삼고, 대리점 및 협력업체와의 관계 재점검에 나섰다.

지난달 24일 대리점주 자녀 71명에게 약 7000만원의 학자금을 지원했다. 이외에도 10년 이상 대리점 대상으로 년 2회 학기당 1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자녀출산 시 30만원 상당의 출산 장려금을 지급하며, 3자녀 이상 출산하는 대리점에는 ‘앱솔루트’ 분유 5박스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대리점주와 배우자 부모 대상으로 장례용품을 일괄 지원하고 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지난 4년간 어려운 기업환경 속에서 다른 회사 보다 앞서서 변화를 주도하고, 체계적인 상생경영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남양유업은 ‘갑의 횡포’란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난 5년간 뼈를 깎는 노력을 했다. 이른바 ‘밀어내기’로 불리는 영업규정을 개선하고자 아예 회사 내 모든 문서에서 ‘갑’, ‘을’이라는 문구를 삭제했다. 불공정한 관계에 대한 근원을 제거한다는 상징적 의미다.

대리점과 상생할 수 있는 4가지 제도도 마련했다. 우선 주문하지 않았거나 실수로 주문한 제품을 받을 경우 배송차량을 이용해 그대로 돌려보낼 수 있도록 했다. 대리점에서 반송된 수량은 본사가 대리점에 물품대금으로 청구할 수 없도록 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대리점 사기 진작을 위한 각종 인센티브도 확대했다. 매출에 따른 성과급은 물론 신규 거래처를 확보했을 때의 지원금도 인상했다.

유업계 최초로 대리점 자녀에 학자금을 지원하는 장학금제도도 만들었다. 3자녀 이상 출산한 대리점에는 300만원의 출산 장려금을 지급한다. 현재까지 장학금 6억원과 출산장려금 5000만원이 지급됐다.
 

유한양행 창업주 유일한 박사. [사진=유한양행 제공]


◆유한양행·동아제약, ‘원칙·소신’은 국민건강 위한 출발선
제약사는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이라는 영역에서 있으면서도, 국민 건강에 필요한 공공재인 ‘의약품’을 생산해야 하는 의무이자 부담을 안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제약업계는 기업경영철학에서 원칙과 소신이 강조돼왔으며, 이는 따뜻한 기업의 출발선이 되고 있다.

국내제약사 1위 유한양행은 창업주 유일한 박사의 ‘기업에서 얻은 이익은 그 기업을 키워 준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경영철학에 따라 노블리스 오블리주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유한양행은 투명경영과 성실납세를 기업경영의 제1원칙으로 삼았다. 일제시대와 1960년대에도 권력과 타협하지 않았다. 세무조사의 칼날에도 1원도 탈세하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며, 오히려 모범납세기업으로 선정됐다. 1968년 모범납세기업으로 선정돼 동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외에도 유 박사의 소신을 보여주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유일한 박사는 1969년 노환으로 경영에서 은퇴하면서 혈연관계가 아닌 조권순 전무에게 경영권을 승계했다. 전문 경영인 제도를 최초로 실시한 것이다. 또 경영대물림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일가친척 모두 유한양행에서 해고하고 주식도 처분토록 했다.

이 같은 유 박사의 정신은 아들 유일선에게서도 발견할 수 있다. 유일선은 당시 유한양행을 퇴직하면서 받은 퇴직금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유 박사를 상대로 ‘퇴직금 반환 소송’을 진행해 화제를 모았다.

유한양행은 이렇듯 창업주 이후 대대로 내려온 원칙과 소신을 사회공헌활동에도 반영하면서 존경받는 기업으로의 입지를 갖추고 있다.

사내 봉사 동아리를 통해 연탄 나눔과 헌혈, 의약품 지원, 학술연구 지원 등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유한재단도 20년 가까이 여러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0년 군포시와 저소득 가정 지원을 위한 후원자 결연 협약식을 맺고 19년째 후원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제21회 동아제약 국토대장정’에 참가한 대학생들. [사진=동아제약 제공]


국민 피로를 책임지겠다는 소신 하에 수십 년 간 자양강장제 ‘박카스’를 판매해온 동아제약 역시 제약계 따뜻한 기업으로 꼽힌다. 밝고 따뜻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사명 중 하나다.

아동‧청소년에게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청소년 환경사랑 생명사랑 교실’부터 청년, 노인, 나아가 저소득층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특히 박카스 대학생 국토대장정은 유명한 사회공헌활동으로, IMF였던 1998년에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활동은 무한 경쟁과 물질만능주의로 황폐해진 대한민국 청년에게 결과보다 과정을, 성과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할 기회를 주고자 마련됐다.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 더 건강할 수 있다는 동아제약 신념이 깔려 있다.

노인을 위한 사회공헌활동도 활발하다 ‘밥퍼 나눔 운동’으로 매년 임직원 자원봉사단을 꾸려 독거노인, 노숙자 등 한 끼 식사가 아쉬워 찾아온 어려운 이웃들을 대상으로 무료 급식을 지원한다. 또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이나 노숙인 등을 위해 후원금과 후원물품을 전달한다.

이외에 ‘비겐어게인’ 봉사활동도 실시한다. 비겐크림톤의 ‘비겐’과 ‘어게인(Again)’을 합성한 말로 매년 노인의 날을 맞이해 관내 어르신에게 염색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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