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지키는 것도 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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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원 기자
입력 2018-11-1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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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희진 대신자산운용 대표 

주식시장이 연일 약세다. 신흥국과 선진국 주가는 올해 고점보다 각각 20%와 8%(10월 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집계 기준) 하락했다. 원자재지수도 7% 떨어졌다. 수익률 악화는 10월 들어 더욱 가속됐다. 주식시장만 보면 과거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또는 미국발 금융위기 무렵과 비슷한 월간수익률을 기록했다.

단기적으로는 낙폭 과대에 따른 정상화 과정이 예상된다. 내년 상반기에 세계적인 경기 침체나 중국발 금융위기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주요 20개국(G20)도 내년 상반기까지 분기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도 지급준비율 인하와 유동성 공급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부채관리에 나섰다.

불확실성도 전 세계 주식시장에 어느 정도 반영돼 있다. 도리어 실제 경제나 경기 여건보다 저평가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연말까지 미국과 중국은 재정정책을 강화하면서 위험자산 가격 정상화를 이끌 것이다. 전 세계가 연말 소비 시즌을 맞이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물론 자산가격이 반등하더라도 강도와 지속성은 제한적일 수 있다. 올해 위험자산 가격 하락은 구조적인 변화에 기인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거시경제 위험이 커졌다. 미·중 무역분쟁은 장기전으로 진입할 공산이 크다. 금융시장은 저금리에서 벗어나 유동성 축소에 직면해 있다. 이런 구조적인 요인은 앞으로 더욱 나빠질 것이다. 전 세계 경기는 올해 초부터 신흥국을 시작으로 하강하기 시작했다. 주요국 가운데 미국만이 유일하게 경기 확장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미국마저도 금리 상승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기업마다 설비투자나 건설투자를 줄이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초 시행한 감세 효과도 약화되고 있다. 내년에는 미국 경제 성장률도 2% 중반으로 후퇴할 것이다. 미국 경기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꺾일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으로 전 세계 통상 환경이 나빠졌고, 신흥국 경제는 더욱 취약한 상황에 놓여 있다.

전 세계 경기가 반등하더라도 그 시기는 일러야 내년 하반기가 될 것이고, 이마저도 낙관적인 전망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길어지고 있을 뿐 아니라 다툼을 벌이는 전선도 넓어지고 있다. 무역 분야에서는 관세 부과를 넘어 수입 제한과 기업·산업별 제재도 이어지고 있다. 정치·군사적으로도 충돌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 정치와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중은 남중국해에서도 군사적인 긴장감을 키우고 있다. 분쟁이 무역 분야를 넘어서 전방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미·중 무역분쟁이 조기에 일단락될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다. 이달 말 열리는 G20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거두기 어려워 보인다. 오히려 세계 경제지표와 기업 실적에 반영될 무역분쟁 여파를 경계해야 할 때다.

금융위기 이후 수년 동안 금융시장을 지탱해왔던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은 이제 기대하기 어렵다. 더욱이 세계적인 경기 하강 위험에도 불구하고 주요국 중앙은행은 긴축으로 통화정책 방향을 틀고 있다. 신흥국도 다르지 않다. 금리역전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로 기준금리를 올리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전 세계적인 자산가격 하락은 바로 긴축 정책과 이로 말미암은 금리 상승에 따른 것이다.

경기하강 위험(거시 위험)과 저금리 기조 철회(금리 위험), 미·중 무역분쟁(지정학적 위험)은 내년에 더욱 심화될 것이다. 즉, 새해 투자 환경이 올해보다 나빠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위험관리가 필요한 2019년을 예상한다.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현금과 안전자산 비중을 늘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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