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당 하원 장악…트럼프 정책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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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회 기자
입력 2018-11-0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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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중 무역전쟁·경기부양 등 美중간선거 영향 촉각

[사진=EPA·연합뉴스]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8년 만에 하원 다수당 지위를 되찾았다. 공화당이 상원 수성에 성공하면서 미국에서는 4년 만에 상하 양원을 서로 다른 당이 이끌게 됐다. 미국 정치지형에 큰 변화가 일어난 셈이다. 공화당의 의회 주도권을 기반으로 '미국 우선주의' 공세를 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독주도 견제를 받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민주당이 하원을 다시 장악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할 새 전장을 열어젖힌 셈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대규모 감세를 비롯한 친성장 정책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이 하원 주도권을 잃은 건 궁극적으로 트럼프 대통령 탓이라고 꼬집었다. 그가 선거전 막판에 반이민 정책 등 논란이 큰 사안을 강조하고 나선 게 오히려 역풍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AP보트캐스트 조사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의 64%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선거의 판단 근거라고 답했다. 또 트럼프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기 위해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이가 그에 대한 지지 의사를 나타내기 위해 투표하겠다고 대답한 이보다 많았다. 이번 선거가 말 그대로 트럼프에 대한 중간평가였던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원 유세 중에 이번 선거는 자신에 대한 신임투표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공화당이 그나마 상원에서 의석 수를 늘렸다는 점에서 선방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도 이번 선거 결과를 "굉장한 성공"이라고 자평했다.

어찌 됐든 의회의 분열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시장에서는 특히 이번 선거 결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민주당의 탄핵 공세가 강해지는 데 따른 역풍을 우려한다. 로버트 뮐러 특별검사의 러시아 스캔들 조사 결과 등을 근거로 민주당이 탄핵 공세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하원 과반이 동의하면 탄핵소추가 가능하다. 최종적으로는 상원 3분의 2가 찬성해야 해 실현되기 어렵지만, 탄핵소추만으로도 트럼프를 '레임덕(절름발이 오리·임기 말 권력누수)'으로 만들 수 있다. 이는 법인세 감세(세제개혁) 등 트럼프 행정부의 친성장정책에 역풍을 일으켜 시장을 냉각시킬 수 있다.

아울러 의회의 분열은 양당이 필요성에 공감대를 이루면서도 아직 구체적인 접점을 찾지 못한 기반시설(인프라) 투자를 더 지연시킬 수 있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의 건강보험개혁 성과인 오바마케어 폐지 등을 둘러싼 논란 또한 이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예상됐던 이번 선거 결과가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정책 향방에 실제로 미칠 영향은 제한될 것으로 본다. 예산안 등을 둘러싼 의회의 교착상태가 어제오늘 일이 아닐뿐더러, 경기부양이나 대중 반무역 정책 등은 민주당에서도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상원에서 1조 달러 규모의 기반시설 투자를 추진해왔고, 인권문제 등을 문제삼아 대중 압박을 더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투자회사 코원의 크리스 크뤼거 이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간선거가 끝난 뒤 연간 267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폭탄관세 조치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이 수입하는 중국산 제품 전체가 폭탄관세 대상이 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30일부터 이틀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로 했지만, 단번에 대타협을 이루긴 어렵다고 본다. 

블룸버그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도출될지 모를 합의가 기껏해야 일시적인 휴전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미·중 정상회담은 무역협상의 끝이 아니라, 시작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로서는 교착상태가 풀리는 것만도 환영할 일이지만, 세부 협상 과정에서 갈등이 더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선거가 가장 유력했던 시나리오대로 끝났다는 점에서 안도하는 분위기다. 초기 개표 결과에 따른 예측 보도가 쏟아지기 시작하자 뉴욕증시 주요 지수 선물이 강세를 띠며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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