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15년간 40조 달러 수입"…무역전쟁 완화는 '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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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18-11-05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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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 상하이에서 열린 제1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CCTV 캡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향후 15년간 40조 달러(약 4경5000조원) 규모의 상품·서비스를 수입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무역전쟁 완화를 기대하기에는 미흡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달 말로 예정된 시 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이 극적인 합의를 이룰 가능성에도 의문부호가 붙었다.

시 주석은 5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1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 개막 연설을 통해 "앞으로 15년 동안 중국의 상품 및 서비스 수입액은 각각 30조 달러와 10조 달러를 초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품 수입액의 경우 중국이 지난 6월 말 발표한 '중국과 세계무역기구(WTO) 백서'에서 언급한 24조 달러보다 6조 달러 늘어났다.

지난해 중국의 전체 수입액 1조8420억 달러와 비교해 매년 30% 정도를 더 수입하겠다는 의미다.

이는 중국이 세계의 부(富)를 갈취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미국의 예봉을 피하기 위한 조치다. '세계의 공장'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세계의 시장'으로 변모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시 주석은 이날 "개방의 대문은 결코 닫히지 않고 갈수록 넓어질 것"이라며 △주동적인 수입 확대 △시장 진입 규제 완화 △세계 일류의 경영 환경 조성 △자유무역 시험구 활성화 △다자 및 양자 간 협력 강화 등 다섯 가지 조치를 약속했다.

이 가운데 지식재산권 침해 기업에 대한 징벌적 배상제도 도입, 상하이증권거래소에 기술창업주 전문시장(科創板) 개설 등을 제외하면 지난 4월 보아오포럼 기조 연설 때 밝힌 내용과 큰 차이가 없다.

시 주석이 던진 메시지가 무역전쟁 완화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론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이날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 홍콩 항셍지수가 일제히 하락하는 등 시장은 실망감을 표출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와 일방주의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시 주석은 "보호주의와 일방주의가 고개를 들면서 다자주의와 자유무역 체제가 충격을 받고 있다"며 "개방은 진보로 이어지고 문을 닫으면 낙후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 경제는 막 글로벌 금융위기의 그림자에서 벗어났지만 여전히 안정적이지 않다"며 "각국이 공동으로 과학기술 혁신을 추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류가 지속적으로 진보하려면 각국은 개방·협력·공영을 추구해야 하며 대항하거나 독점해서는 안 된다"며 "약육강식과 승자독식은 막다른 골목에 이르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중국 경제의 견실함을 강조하며 내부 결속 다지기에 주력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올해 1~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7%로 목표치에 부합하는 등 중국 경제는 전반적으로 평온하다"며 "취업과 물가, 국제수지, 기업이윤, 재정수입, 노동생산성 등도 합리적으로 운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기업의 경영난이 심화하고 일부 영역의 위험도가 높아졌다고 인정하면서도 "전진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일 뿐이며 적극적인 조치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이 무역전쟁과 관련해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미·중 간 협상 과정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말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조우할 가능성이 높다.

베이징 소식통은 "미국 중간선거가 임박한 만큼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체면을 살려줄 것이라는 예상이 어긋났다"며 "두 정상이 만나 무역전쟁의 출구를 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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