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주도주는 언제나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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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18-11-0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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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성환 리서치알음 대표

증시가 곤두박질 쳤다. 10월 들어 코스피는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저점을 판단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특히 국내 상장 업체의 주가 수익률(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근거로 저점을 예상하는 것은 과거의 사고방식이다.

올해 초 증시를 끌어올린 섹터는 제약‧바이오다. 그동안 제약‧바이오 업체는 밸류에이션이 아닌 기술 이전 혹은 임상 스케쥴에 따라 그 가치를 평가받았다. 게다가 저금리와 증시 활황의 수혜를 입었다. 연구개발비 비중이 높은 만큼 저금리와 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덕분에 원활히 사업을 이어갔고 좋은 성과까지 내면서 선순환을 이뤄갔다.

하지만 최근 제약·바이오 섹터는 고점 논란에 휩싸여있다. 일례로 지난 주 셀트리온의 2대 주주인 '테마섹'이 대량 블록딜을 진행하면서 투자자에게 깊은 실망감을 안겼다. 이는 관련 섹터 전반의 투매로 이어졌다. 한국 증시가 글로벌 증시에 비해 충격이 큰 것은 아마도 제약‧바이오의 부진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동결되어 있던 우리나라의 금리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한-미 기준금리 차이가 역대 최대인 0.75%까지 벌어졌다. 향후 제약‧바이오 섹터의 자금 조달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주도주는 언제나 변한다. 향후 주도 섹터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증시 급락으로 기관 및 개인 투자자의 자산 변동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위기는 또 다른 기회다. 선제적인 주도주 발굴을 통해 손실을 만회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한국 증시의 급락 원인을 수급에서 찾는다. 제약‧바이오에 묻지마 투자를 했던 개인 투자자 뿐 아니라 지수를 추종한 기관 투자자의 수익률이 대폭 하락했다. 역대 최고 수준의 반대매매까지 이어지면서 하락이 더 큰 하락을 부르는 시장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 급락장이 진정되려면 '신규 수급' 또는 '신주도 섹터'가 등장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증시 반등의 돌파구로 국민연금의 등판 시기에 주목하는 이유다. 시장의 방향성은 11월 6일로 예정된 미국의 중간 선거 이 후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같은 시기 국민연금 CIO가 내정된지 한달이 된다. 따라서 11월 중순 경 국민연금이 투자자산 파악을 끝내고 본격적인 포트폴리오 조정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투자 비중이 이미 한계 수준까지 다다른 상황이지만 앞으로 어느 섹터에 초점을 맞출지 고민해봐야 한다.

국민연금의 투자방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저평가돼 있는 분야에 집중할 것인가, 정책 모멘텀에 포인트를 맞출 것인가. IT섹터는 대표적인 저평가 업종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17조 5,75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하지만 주가는 오히려 실적발표 이 후 하락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반도체 부문의 성장 부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가는 미래를 반영한다. 전방 산업의 시장 상황과 평가에 비추어 볼 때 현재 반도체 장비업체, 스마트폰 부품 업체의 주가가 싸다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예상하는 연기금의 투자 방향은 문재인 정부의 남북협력 정책 모멘텀이 살아있는 건설‧인프라 섹터다. 11월은 국가 명운을 건 시기다. 문 대통령도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평화의 한반도를 역설했다. 기적같이 찾아온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내 종전 선언과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예정대로 진행하려면 11월을 잘 보내야 한다.

많은 투자자들이 10월 급락을 경험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국내 경제를 등한시하고 북한만 챙긴다고 성토했다. 하지만 다른 시각에서 볼 필요가 있다. 문 정부는 한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대북협력에 총력을 다 하는 것이다. 평화가 바로 경제다. 정부는 계속해서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한반도 평화에 답이 있다고···. 투자자의 입장에서 다시 한번 고민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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