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K메디 시대] 명품의료센터를 찾아서⑤ 한림대의료원 로봇수술센터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황재희 기자
입력 2018-10-31 06:5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한림대의료원, 2007년 개소 후 로봇수술 3000례 달성…로봇수술 미래 이끈다

  • 전립선암‧방광대치술, 자궁근종‧자궁암, 담낭절제술 등 암질환 수술 多

  • 4세대 최신 로봇수술기 다빈치 Xi 4대 보유

[사진=한림대학교의료원 제공]


한림대학교의료원이 최근 로봇수술 3000례를 돌파하며 로봇수술의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다.

한림대의료원은 2007년 9월 강남성심병원 로봇수술센터를 개소했다. 이후 2012년 수술건수 500례를 기록했고, 2014년에는 700례에 달하는 등 꾸준한 성장을 이어갔다.

2015년에는 4세대 로봇수술기 다빈치 Xi 3대를 도입하며 수술건수가 급증해 2016년 로봇수술은 1900례를 돌파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10월까지는 1100례 이상을 추가하며 로봇수술 분야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진 상태다.

이영구 한림대강남성심병원장은 “한림대의료원은 2015년 다빈치 Xi 도입 후 3년이란 짧은 시간에 1800례 이상의 수술 건수를 달성했다”며 “각 병원별로 특성화가 잘 이뤄지고, 워크숍 등을 통해 병원 간 정보공유를 꾸준히 해온 덕에 로봇수술분야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로봇수술, 피부 절개없어 흉터 적고 빠른 회복 강점

로봇수술은 첨단 수술 기구인 로봇을 환자에게 장착해 의사가 원격으로 조종해 시행하는 수술이다. 기존에 피부를 절개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 또는 여러 개의 구멍을 뚫어 실시하는 수술로, 작은 흉터와 빠른 회복이 특징이다.

한림대의료원은 처음 비뇨기과를 중심으로 로봇수술을 시작했지만, 산부인과와 외과 등으로 영역을 넓혀갔다. 최근에는 갑상선암과 두경부종양을 로봇수술로 치료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수술 받은 환자의 만족도가 커 갈수록 로봇수술을 원하는 수요는 늘어나는 추세다.
 

이영구 한림대강남성심병원장이 다빈치 Xi를 이용한 수술을 설명하는 도중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림대의료원]


지금까지 한림대의료원에서 시행된 로봇수술은 △비뇨의학과 1108건(35.2%) △산부인과 1105건(35.1%) △외과 803건(25.5%) △이비인후과 129건(4.1%) 등이다.

이를 병원별로 구분해보면, 한림대성심병원은 산부인과 수술 비중이 501건(50.8%)으로, 비뇨의학과(258건, 26.1%)나 외과(227건, 23%)보다 비중이 컸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은 비뇨의학과 수술이 590건(44%)으로, 산부인과(419건, 31.3%)나 외과(219건, 16.3%), 이비인후과(110건, 8.2%)보다 집중됐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은 외과(294건, 46.5%) 로봇수술 비중이 크고 한림대춘천성심병원은 비뇨의학과 로봇수술을 주도하고 있지만, 올해 다빈치 Xi 도입과 함께 로봇수술센터를 개소한 이후 외과 수술이 급증하고 있다.

◆로봇수술의 미래를 이끄는 전문가 대거 포진

한림대의료원은 단기간 내 로봇수술 3000례를 달성하며, 로봇수술의 메카로 빠르게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비결을 뛰어난 의료진으로 꼽았다.
 

[사진=한림대의료원 제공]


특히 한림대성심병원은 산부인과 로봇수술이 유명한데, 그 중심에는 임채춘 교수가 있다. 임 교수는 2015년 다빈치 Xi를 도입하고 1년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로봇수술 100례를 달성했다.

주로 자궁근종·난소낭종·자궁암 등 각종 악성양성질환을 다루는데, 현재까지 350례가 넘는 로봇수술을 실시했다.

임 교수는 “인체의 깊은 곳까지 섬세하게 수술할 수 있는 로봇수술은 기존 수술보다 안전하고 회복 속도가 빠르다”며 “가임기 여성도 수술 후 임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어 여성 환자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강남성심병원은 비뇨의학과 로봇수술이 강점이다. 2007년부터 비뇨의학과 중심으로 로봇수술을 해왔다. 전립선암을 중심으로 방광암·신장암 등 각종 비뇨기 암 수술에 특화됐다.

500여건에 달하는 로봇수술 기록을 갖고 있는 이영구 병원장은 2015년 로봇수술을 통해 방광암 환자의 방광을 절제하고 소장을 이용해 방광을 만드는 방광대치술을 국내 처음으로 성공시켰다. 방광대치술은 로봇수술 중 가장 난이도가 높다고 평가받고 있으며, 세계적으로도 시술할 수 있는 의사가 손에 꼽힌다.

이영구 병원장은 “로봇 방광대치술은 환자의 복강 내에 로봇팔만 들어가서 수술을 진행하기 때문에 장을 체외로 노출시키지 않고 수술할 수 있어 안전하다”며 “로봇을 이용하면 세밀한 동작이 가능해 비뇨기 주변의 수많은 신경과 혈관을 보존할 수 있고, 수술 후 장 합병증 등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동탄성심병원은 2012년 개원해 로봇수술센터의 역사는 짧지만, 단기간 내 650건의 로봇수술을 실시했다. 이 중 절반은 외과에서 이뤄졌다.

신동우 동탄성심병원 암센터장은 “외과 로봇수술은 안정성과 각종 인증평가에서 1등급을 받을 만큼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며 “단적인 예로 외과는 맹장수술의 99.9%를 복강경으로 진행할 만큼 뛰어난 의료진들이 포진해 있으며, 동탄성심병원 로봇수술환자 절반은 타 지역에서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환자들”이라고 말했다.

동탄성심병원에서 가장 많이 실시하는 로봇수술 중 하나는 배꼽 아래에 구멍 하나만 뚫어 실시하는 수술인 단일공 담낭절제술이다.

특히 외과 유태석 교수가 개발한 ‘절개 부위 변형 담낭절제술(Changing Port Placement)’은 환자 만족도가 크다. 이 수술은 로봇팔의 삽입 위치를 비키니라인으로 불리는 하복부 절개창 대신 배꼽으로 해 미용적으로 우수하고 통증이 적다.

기존 로봇 담낭절제술에서는 장·장간막 천공, 탈장이 일부 보고되고 있지만, 유 교수가 2016년부터 올해 3월까지 환자 192명에게 절개 부위 변형 담낭절제술을 시행한 결과 부작용이나 합병증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유 교수는 “복강경 수술법에서 주로 이용하는 배꼽을 절개하기 때문에 집도의가 익숙하게 절개 부위를 봉합할 수 있고 배꼽부위 흉터는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춘천성심병원은 올해 2월 강원지역 최초로 다빈치 Xi를 도입하고 로봇수술센터를 개소했다. 2015년부터 로봇수술기를 도입해 위암, 대장암, 전립선암, 신장암 등 각종 암질환 수술뿐 아니라 담낭절제술, 임파선 절제술 등을 해왔지만, 가장 활발하게 하고 있는 수술은 비뇨의학과 부문 수술이다.

2015년 강원도 최초로 로봇수술기를 통한 방광절제술, 소장을 이용한 신방광조형술에 성공했다. 2016년에는 신태영 교수가 국내 최초로 로봇정관복원술을 성공하기도 했다.

이외에 고난도 로봇수술 성공사례도 많다. 경민선 한림대동탄성심병원 로봇수술센터장은 지난해 12월 길이 20㎝, 무게 1.6㎏이 넘는 거대 자궁근종을 로봇수술로 제거했다. 해당 환자는 흉터도 거의 남지 않았으며, 수술 후 4일 만에 퇴원했다.

경 센터장은 “8㎜ 구멍으로 거대 근종을 몸 밖으로 빼내는 작업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어렵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자궁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흉터가 남지 않길 바라는 환자가 많아 거대 근종도 로봇수술로 제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호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산부인과 교수도 올해 1월 길이 12cm, 무게 2kg 거대 자궁근종을 로봇수술을 이용해 최소 절개로 제거했다.

해당 환자는 총 6개 자궁근종을 갖고 있었다. 가장 큰 자궁근종 크기가 지름 12cm로, 복부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박 교수는 로봇수술로 개복 없이 최소절개만으로 자궁선근종이 발견된 자궁과 자궁근종을 제거했다. 로봇수술을 받은 환자는 빠른 회복속도를 보이며, 수술 후 사흘 만에 퇴원해 일상으로 복귀했다.

박 교수는 “정상 자궁의 무게는 60g 정도인데, 일반적으로 250g 이상 무게의 자궁근종을 거대 자궁근종이라고 말한다”며 “자궁근종의 무게가 2kg에 달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며, 이정도 무게의 자궁근종 치료는 외국에서도 증례보고가 될 정도로 수술 난이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또 안수민 한림대성심병원 외과 교수는 희귀병인 식도이완불능증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하부식도괄약근을 직접 자르는 헬러근육절개술을 국내 최초로 성공한 바 있다. 
 

한림대의료원 로봇수술센터에서 의료진이 로봇수술 준비를 하고 있다.[사진=한림대의료원 제공 ]


국내외 로봇수술 권위자 초청해 분기마다 워크숍 개최…최신지견 발표·토론

한림대의료원은 매년 분기마다 워크숍을 개최하고, 로봇수술 관련 최신지견에 대해 발표·토론하는 시간을 갖는다. 2016년부터 시작된 워크숍에서는 로봇수술의 가능성과 미래, 각종 암에서의 로봇수술 적용과 고난도 수술 등을 주제로 논의해왔다. 국내외 로봇수술 권위자가 초청되기도 한다.

워크숍에서는 진료과목별로 새로운 수술법이나 환자 사례 등을 공유한다. 이는 의사에게 있어 실력의 상향평준화를 만들어주며,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간다는 원칙 아래 실시된다.

워크숍은 모든 로봇수술 의료진이 모이는 로봇수술 워크숍과 산부인과, 비뇨기과 등 진료과별 로봇수술 워크숍으로 나눠져 정기적으로 개최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한림대의료원 로봇수술 3000례 달성 기념 워크숍이 열렸다.

한림대의료원은 해외 로봇수술 전문가 초청강연과 의료진 해외연수 등의 기회를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수술법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2016년 8월에는 1500례 이상의 수술기록을 갖고 있는 워너 허(Warner K Huh) 미국 알라바마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를 초청해 로봇수술 시연 기회를 가졌다. 워너 허 교수는 임채춘 교수와 공동으로 로봇수술기를 이용해 자궁경부암 환자의 신경을 보존하면서 자궁을 광범위하게 절제하는 수술을 시연했다.

같은 해 7월에는 다니엘 은(Daniel D.Eun) 미국 템플대학교병원 교수를 초청해 ‘전립선암 로봇수술 라이브서저리(Live Surgery)’를 개최했고, 2015년 8월에는 케탄 바다니(Ketan Badani) 미국 마운틴시나이병원 비뇨기과 교수를 초청해 로봇수술 시연과 특강을 가졌다.

◆​최첨단 로봇수술기 다빈치 Xi 최대 장점은? 
 

로봇수술기 다빈치 Xi [사진=한림대의료원 제공 ]


한림대의료원은 최첨단 로봇수술 다빈치 Xi 4대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에 위치한 한림대성심병원‧한림대동탄성심병원과 한림대강남성심병원, 한림대춘천성심병원이 각각 1대씩을 보유 중이다.

다빈치 로봇수술기는 최소침습방법으로 복잡한 수술을 정교하게 할 수 있도록 설계된 기계다. 그 중 최첨단 로봇수술기인 다빈치 Xi는 사람의 손보다 훨씬 작은 4개의 로봇팔이 540도로 회전한다. 또 카메라의 위치를 내시경 렌즈 바로 뒤에 설치해 수술 부위를 더욱 선명하게 볼 수 있다.

복잡한 공간 안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으며, 피부에 작은 구멍을 내는 것만으로도 수술이 가능하다. 때문에 출혈과 수술 후 흉터가 작고 회복기간이 크게 단축되는 장점이 있다.

정기석 한림대의료원장은 “다빈치 Xi 4대를 운영하고 있는 우리 의료원은 앞으로도 로봇수술에 대한 최신설비 도입과 투자를 아까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꾸준하게 최첨단 로봇수술 플랫폼을 통해 다른 병원과 차별화된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