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문재인대통령, 평양선언 비준에 경향과 한겨레까지 갸우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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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국 논설실장
입력 2018-10-24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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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빈섬 이상국의 '편집의눈' - 야당 반발 뿐 아니라, 친정부 언론까지 우려…목표 사로잡혀 절차의 민주주의 잊었나


2018년 10월 23일 국무회의에서 9.19 평양공동선언과 남북군사합의서를 문재인대통령이 국회 동의 절차 없이 비준했습니다. 행정부 내에서 예산운영을 통해 충분히 조치할 수 있는 내용이므로 국회 동의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법제처의 유권해석이 나왔다고 설명을 했죠. 이에 대해 언론이 저마다 비판에 나섰습니다.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는 모태인 판문점 선언이 국회 비준 절차를 거치지 못한 상태에서 평양선언 비준은 앞뒤가 바뀐 것이라며, 이는 청와대의 조급증이 부른 '과속'사태라고 주장합니다. 조선일보는 한 술 더 떠서 남북 군사합의를 청와대에서 비준한 것은 위헌 가능성이 있다면서, 국회에게 헌재 권한쟁의 심판소송 제기를 검토하라고 목청을 돋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그런데 친정부 언론인 한겨레와 경향신문도 기사와 사설에서 비판적인 내용을 싣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한겨레는 "판문점선언의 후속인 평양선언을 문대통령이 먼저 비준한 것에 대한 절차적 논란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대통령이 독단과 전횡을 일삼고 있다"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말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또 전문가의 입을 통해 "평양공동선언의 대통령 비준은 판문점 선언이 국회 비준동의를 받는 것을 전제한다, 만일 판문점 선언이 국회비준을 받지 못하면 (평양공동선언도) 추진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문제점을 지적합니다. 비판은 사설에서도 보입니다. 한겨레는 "정부가 4.27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 동의를 요청해놓은 상태에서 평양공동선언과 군사분야 합의서를 국무회의에서 먼저 의결한 것은 순서가 매끄럽지 못했다고 본다"면서 "정부 설명에 따르더라도 평양공동선언의 기본이 되는 판문점선언에 대한 국회 동의를 먼저 마무리한 뒤 평양공동선언을 처리하는 게 모양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합니다.

경향신문은 "평양선언의 기초가 되는 4.27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이 이뤄지지 않았는데, 후속 합의 문서들을 먼저 비준하는 것은 앞뒤가 바뀐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면서 한겨레도 보도한 김성태대표의 대통령 비난 발언을 싣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설에서는 다시 강경해졌네요. "판문점 선언 국회비준을 여태 막아선 것도 모자라, 그 하위 합의문의 대통령 비준까지 하지 말라니 이런 억지가 없다"면서 "국회 동의가 필요없다는 법제처의 해석을 비판한 것도 말이 안된다"고 되받아치고 있는 형국입니다.

언론의 대체적인 반응은 이번 대통령 비준이 순서가 매끄럽지 못했고 성급한 감이 있었다는 지적이었습니다. 북미협상이 제대로 진전이 없는 가운데, 남북 합의 이슈를 좀더 강하게 부각시키고자 하는 청와대의 노력은 이해할 만하지만, 국내 정치를 풀어가는 해법으로는 부적절했다는 여론입니다. 국민을 설득하는 일을 제쳐놓고 남북문제 촉진자 역할을 하겠다고 팔걷는 일은 좀 더 신중했어야 했습니다. 목표에 사로잡혀 혹시 절차의 민주주의를 까먹은 건 아닌지 걱정하는 눈이 많습니다. 

                                                       이상국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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