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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섬 이상국의 파르헤지아] 한국 증오정치사(史)에 관한 성찰 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고 있다. 사전투표는 2~3일 이틀 동안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악에 대한 증오를 정의(正義)로 삼는 것들 증오는 권장할 만한 것인가. 이런 질문에 전적으로 긍정하기는 어려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종교는 증오를 권장하기도 한다. 기독교의 시편은 "신은 거룩하기에 모든 죄를 미워하며, 죄를 미워하기에 죄인에게 분노한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악에 대해… 2021-04-05 11: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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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섬 이상국의 파르헤지아] 4.7 보궐선거 민심과의 가상인터뷰 4ㆍ7재보궐선거 사전투표 이틀째인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아현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위해 줄을 서 있다. 2021.4.3 [연합뉴스] 보궐선거 사전투표일 이틀째인 토요일. 마침 봄비 치고는 사납게 내리는 비로, 투표장 입구부터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사람들로 붐볐다. 코로나 방역 조치에 따라 줄을 서서 순번에 따라 6명씩 엘리베이터를 이용했다. 주민증을 내미니 마스크를 내려보라고 했다. 얼굴을 확인하는 작업이었다. 젖은 손을 닦고 투표지를 받아 기표소로 들어가 도장을 찍고 나왔다. 여러 … 2021-04-05 10: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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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섬 이상국의 뷰] 새말새몸짓 ‘기본학교’ 첫 졸업식을 보는 눈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1511)] BC387년 아테네학당의 풍경 [빈섬 이상국의 뷰] 54명의 학생이 모였다. 강당이 시끌시끌하다. 널찍한 홀의 한 복판에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며 문으로 걸어들어온다. 오른쪽에 있는 사람이 오른손을 앞으로 뻗으며 무엇인가를 설명한다. “인간은 행복해지기 위해 사는 것입니다. 행복은 인간의 힘과 노력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지요. 습관과 교육으로 완전한 덕을 갖추면 가능한 일입니다.” 그의 왼손에는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철학을 다룬 ‘니코마스 윤리학’이 들려져 있다. 그는 아리… 2021-03-27 23:4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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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나의 성자 다석 류영모(100)] 타고르를 넘는 한국의 시성(詩聖) 류영모의 '복음성가' 1913년 '기탄잘리'로 동양 최초의 노벨문학상을 받은 라빈드라나트 타고르(1861~1941)는 인도의 시성(詩聖)으로 불린다. 영국의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는 이 시를 읽고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이 영문원고를 며칠간 기차와 버스, 식당에서 읽었습니다. 저를 얼마나 감동시켰는지 남이 볼까 책을 덮기도 하였습니다. 이 글은 제가 평생 꿈꾸던 세계를 보여줍니다. 시와 종교가 함께 하는 문화를 이어받은 이 글은 배운 사람과 못 배운 사람 모두의 정서를 함께 모으고, 고귀한 지식층의 생각을 대중에게 돌려줍니다." [인도의 시… 2021-03-15 09:5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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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섬 이상국의 뷰] 131주년 다석 오신 날, 강원도 평창 묘소에서 코로나시대 참삶을 생각하다 [다석 류영모] 탄생이란 무엇인가 이 몸은 어떻게 태어났는가. 아버지와 어머니의 치정(痴情)으로 생겨났고, 정충 시절부터 다른 정충을 이기려 싸움을 벌이는 진성(瞋性, 눈 부라리며 성내는 것)으로 목숨을 부여받았고, 목숨 받은 뒤에는 한평생 제 입에 무엇인가를 넣어 배를 채우려는 탐심(貪心)으로 살이를 이어왔다. 인간 몸이란 치(痴)와 진(瞋)과 탐(貪)을 원죄처럼 타고난 짐승스러움(獸性) 덩어리이다. 예수도 그렇지만 류영모도 저 탐진치의 몸으로 태어났다. 몸으로 나서 몸으로 살다가 몸으로 가는 길을 겪었다. 우리… 2021-03-14 16: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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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나의 성자 다석 류영모(99)] 우리말 5개로 신학사상을 혁명하다 [다석 류영모] 서구 기독교는, 서구 언어로 보편의 신을 찾은 것 한국의 철학자 사상가 중에서, 우리말과 글의 특징과 개념을 활용해 독창적 사유체계를 만들어낸 사람은 류영모를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를 연구하는 여러 후학들은, 류영모의 '우리말 철학하기'에 갈채를 보냈지만, 그런 언어 주체성이 어떻게 그의 사상을 완성시켰는지를 밝혀내는 데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것 같다. 그가 활용한 우리말과 글이, 다른 언어 문화권 철학과 차별화를 이뤄냈는지를 밝혀야 비로소 그 작업이 의미있기 때문이다. 류영… 2021-03-08 10:4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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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나의 성자 다석 류영모(98)] 다석은 왜 "나를 정음교라 해도 좋다"라고 했나 [요가 체조를 하는 다석 류영모.] 정음교를 제시한 류영모 류영모는 제자 박영호에게 문득 이렇게 말했다. "대개의 종교 이름은 자신이 붙이는 것이 아니고 남이 붙여서 된 이름이 많은데 나를 보고 '바른소리치김(正音敎)'이라고 해준다면 싫어하지 않겠어요." 이 말은 의미심장하다. '바른소리' 혹은 '정음(正音)'이라는 개념이 류영모 사상의 핵심이라고 스스로 밝힌 것에 가깝기 때문이다. 우선 '바른소리' 뒤에 붙은 '치김'이란 말은 용례를 찾기 어렵다. '치킴'으로 볼 수도 … 2021-03-01 10:2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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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나의 성자 다석 류영모(97)] '천하효자 류영모' 하느님과 인간이 진짜 부자(父子) 관계다 히브리어 '벤 아담'(그리스어 '휘오스 투 안드로푸)은 사람의 아들이란 뜻이다. 구약성경에 나오는 이 말은 인자(人子) 혹은 사람으로 번역됐다. 신약에서는 마가복음 2장에 나온다. "어떤 서기관들이 거기 앉아서 마음에 생각하기를 그들이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는 줄을 예수께서 곧 중심에 아시고 이르시되 하시고 중풍병자에게 말씀하시되, 하시니."(마가 2:6~11) 영어성경에서는 벤 아담을 '선오브맨(son of man)'으로 옮기기도 하지만, '모털(mortal, 반드시 … 2021-02-22 11: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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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나의 성자 다석 류영모(96) 신의 진짜 얼굴을 보았나. 빈탕한데 [서울 구기동 자택 앞을 거니는 다석 류영모.] 삼위일체론과 얼나신관(神觀)의 혁명 기독교에서 정립해온 신관(神觀)은 무엇인가. 논란이 없지 않지만, 기독교 신관은 유일신관(唯一神觀), 삼신관(三神觀), 삼위신관(三位神觀)으로 나눠 생각할 수 있다. 우선 삼위일체론으로 정리되는 삼위신관부터 보자. 성부(聖父)인 하느님과, 성자(聖子)인 예수, 그리고 하느님의 영(靈)인 성령을 가리키는 3위(位)를 각각 인정하면서 저마다 여호와 하느님으로 보는 관점이다. 삼신관은 이 세 가지 존재를 인정하되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 2021-02-15 10:4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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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섬 이상국의 뷰] 다석 류영모가 설 차례상 앞에서 전해주는 말, 보본추원(報本追遠) [사진=한국국학진흥원 제공] "내가 왜 여기 있나 하는 것이 나의 시이다." 일본의 어느 시인의 말이다. 자기를 돌아보는 것만 해도, 이미 시 한 편을 쓰는 것과 같다는 얘기일까. 지난 3일 40주기를 맞은 다석 류영모(1890~1981)는 문득 이런 말을 남겨놓았다. "이 사람이 세상을 떠난 뒤에 이 사람의 이름이나 얼굴은 다 잊어도 좋은데 이 한 마디만큼은 기억해주기를 바란다. 식사마다 보본추원의 정신으로 하는 것이다." 다석은 여러 가지 중요한 말씀을 남기셨는데, 이 한 마디만은 기억해달라고 한 말이 '보본추원'이… 2021-02-08 10: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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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나의 성자 다석 류영모(95)] 신의 존재 논쟁을 일거에 타파한, 무유(無有)신학 [마더 테레사(1910~1997).] 신의 존재를 내내 의심했다 고백한 테레사 테레사 수녀(1910~1997)가 돌아간 지 10년 뒤에 그의 편지들이 책으로 출간됐다. 마이클 반 데어 피트 신부와 주고받은 글들 속에서, 테레사 수녀는, 고비마다 '신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극심한 회의에 시달렸다는 고백을 했다. 인도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한 1948년부터 눈을 감은 1997년까지 가장 열정적으로 희생적 삶을 살던 시절에 내내 '신의 부재'를 느꼈다는 말에 많은 사람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평생을 오롯하게 신의 사랑을 실천했다… 2021-02-08 10: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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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만에 쓴 부음기사] 다석 류영모…우리에게 이런 큰 사람이 있었다(풀스토리) ['얼나의 성자' 다석 류영모(1890~1981)가 2월 3일 하늘로 솟났습니다. 이 부음기사는 40년이나 지각한 부끄러운 기사입니다. 1981년 그가 세상을 벗어났을 때 이 땅의 언론들은 부음 한 줄 내보내지 않았습니다. 고인이 된 언론인 이규행(1935~2008, 전 한국경제·문화일보 사장, 중앙일보 고문)은 이 사실을 통탄하면서 '매스컴의 허망함과 지식인의 맹점을 드러낸 사건'이라고 자책하기도 했습니다. 류영모는 '궂긴 글' 한 줄 없는 고요한 죽음으로 은자의 생을 마무리하고 귀천(歸天)했습니다. 한국이 낳은 … 2021-02-05 18:5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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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만에 쓴 부음기사] 세계에 내놓을 유일한 '한국적 철학'의 스승, 아! 류영모 세계철학자대회, 한국 대표 사상가는 류영모 2008년 제22회 세계철학자대회가 한국에서 열렸다. 대회 주제는 '오늘 철학을 다시 생각함(Rethinking Philosophy Today)'이었다. 이 대회는 서양철학 중심의 대회였던 행사를 동양철학까지 아우르는 의미를 지녔다. 당시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의미에서 동양의 한국에서 치르는 세계철학자대회를 올해의 뉴스로 꼽기도 했다. 이 대회에서 우리의 철학자로 내세운 사람은 조선 유학자인 이황, 이이, 송시열, 정약용과 근현대 사상가 류영모, 그의 제자 함석헌이었다. 그중에서 세… 2021-02-03 18:3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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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만에 쓴 부음기사] 한국 산업화-민주화의 영적 스승 다석 류영모, 하늘로 솟난 날 ['얼나의 성자' 다석 류영모(1890~1981)가 2월 3일 하늘로 솟났습니다. 이 부음기사는 40년이나 지각한 부끄러운 기사입니다. 1981년 그가 세상을 벗어났을 때 이 땅의 언론들은 부음 한 줄 내보내지 않았습니다. 고인이 된 언론인 이규행(1935~2008, 전 한국경제·문화일보 사장, 중앙일보 고문)은 이 사실을 통탄하면서 '매스컴의 허망함과 지식인의 맹점을 드러낸 사건'이라고 자책하기도 했습니다. 류영모는 '궂긴 글' 한 줄 없는 고요한 죽음으로 은자의 생을 마무리하고 귀천(歸天)했습니다. 한국이 낳은 &… 2021-02-03 18:3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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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나의 성자 다석 류영모(94)] 하루가 일생이다, 예수의 시간을 살다 [다석 류영모] 하루살이는, 예수의 '죽음 앞의 기도'와 같다 류영모의 사상은 얼나(성령)와 몸죽얼삶(죽음)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신에게로 나아가는 인간의 수행을 강조하는 이 같은 사상체계가 육체가 영위하는 현실의 삶에 대해 부정적으로 여기기에, 몸삶을 경시하고 고행(苦行)을 권하는 사상으로 여겨질지도 모른다. 그것은 오해다. 탐진치 수신론(修身論)은 얼나와 접속하는 삶을 향한 매뉴얼일 뿐이다. 이번에 주로 언급할 '하루살이 사상' 또한, 주어진 삶을 어떻게 값지고 의미있게 살 것인가를 모색한 류… 2021-02-01 10:5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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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국의 타임캡처]'범 내려온다'신드롬, 3억뷰 정부홍보영상에서 미스트롯 김태연까지 [TV조선 '미스트롯2'에서 '범 내려온다'를 공연하는 국악신동 김태연(오른쪽 둘째)과 미스유랑단팀. ] 코로나 블루시대 ‘범 내려온다’신드롬, 한국적 신명의 폭발 ▶ 작년 한국관광공사가 만든 유튜브 ‘한국의 리듬을 느껴보라(Feel the rhythm of Korea)’란 홍보캠페인이 올 들어 조회수 3억을 넘었다. 서울, 부산, 전주 등 6개도시를 배경으로 만든 이 영상은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모호한 무용단)’이 출연했다. 가장 인기를 모은 것은 이날치(그룹 명칭은 19세기 판소리 명창의 이름을 빌린 것이다)의 ‘범 내려… 2021-01-31 16:3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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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섬 이상국의 타임캡처] 한국까지 들썩인 버니 샌더스 밈 신드롬 '2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컬버시티에서 한 화가가 기능성 등산 점퍼와 알록달록한 털 벙어리장갑 차림을 한 버니 샌더스 미 민주당 상원의원의 모습을 벽에 그리고 있다. 지난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한 샌더스 상원의원은 추위를 고려한 실용적이면서도 독특한 패션으로 사회관계망(SNS) 상에서 화제가 됐다. [연합뉴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소신있고 유별난 정치인에 대한 지구촌 네티즌들의 유쾌한 열광 지난 20일 미국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때, 참석자 중에 몹시 튀는 차림으로 앉… 2021-01-27 09: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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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나의 성자 다석 류영모(93)] "마음속 식욕-색욕의 짐승이 원죄다" 믿음의 매뉴얼을 동양사상에서 찾아내다 서구 기독교와 동양의 사상들 간에 여러 가지 다른 점이 있지만, 인상적인 차이는 '삶에 대한 매뉴얼'이다. 기독교의 근간을 새롭게 한 예수는, 신에 대한 믿음을 강조한 반면 제자들에게 삶의 교본이나 모범적인 인생경영 방식에 관한 가르침이나 구체적인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그는 다만, 신을 증거하는 죽음을 보여주고 갔다. 이 일은 다른 종교나 사상에서는 없던 일이었다. 예수의 육신은, 신의 메시지를 적재한 캐리어(Carrier)였으며, 그걸 증거하였기에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 2021-01-25 09:4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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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나의 성자 다석 류영모(92)] 죽음을 오해하지 말라 독일 화가 한스 홀바인(Hans Holbein, 1497~1543)은 '무덤 속의 예수(Christ in the Tomb)'를 그려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죽은 예수는 눈을 뜨고 있고 오른쪽 중지손가락은 펴진 채 바닥에 무엇인가를 쓰려다 만 듯 멈춰있다. 이것은 단순한 그림이지만, 인류 속에 깃든 종교적 상상력을 일거에 깨는 '팩트 폭격'일 수 있다. 관찰자의 시선 앞에 놓인 예수의 주검이라는 피사체는, 신화로 덧칠해온 이미지와 해석을 제한하면서 리얼리즘이 지닌 명료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16세기 독일 화가 한스 홀바인 … 2021-01-18 10: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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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나의 성자 다석 류영모(91)] 십자가는 무엇인가, 참죽음이 복음이었다 예수는 죽으러 왔다. 성서가 기록한 예수의 위대한 길은 오로지 '죽음의 프레젠테이션'이었다. 예수의 죽음 외에 성서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살펴보라. 모두 죽음을 위한 준비 같은 것이었다. 그 죽음은 신의 명령이었다. 예수가 전한 복음은 '죽는 방법'이었고, 신의 사랑 또한 거기에 있었다. 류영모는 성서 중에서 예수가 죽음을 앞두고 한 기도(요한복음 17장 결별의 기도)를 가장 주목했다. 이것이야 말로 메시지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류영모는 말했다. "예수는 죽음을 앞에 놓고 나는 죽음을 위해서 왔다고 한… 2021-01-11 05:1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