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정재승 교수 "4차 산업혁명시대에 중요한 건, 대체 불가능한 지성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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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기자
입력 2018-10-25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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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뇌과학자 정재승 교수 인터뷰

여러분 안녕하세요 <김호이의 사람들>의 발로 뛰는 CEO 김호이입니다. 여러분 혹시 <정재승의 과학콘서트>라는 책을 아시나요? 출간 18년이 지난 지금도 사랑을 받고 있는 책인데요.

이번 인터뷰는 정재승의 과학콘서트,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등에서 어려운 과학을 알기 쉬운 과학이야기로 쉽게 풀어내어 주목을 받고 있는 뇌과학자 정재승 교수의 인터뷰입니다.

 

[사진= 도서출판 어크로스 제공 ]


Q. 정재승 교수께서 연구를 할 때 가장 행복하고 의미 있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면 언제인가요?

A. 기발한 아이디어가 불현 듯 떠올라 해보고 싶은 연구 내용이 떠올랐을 때 그 결과를 상상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고요, 지난 실험과 분석이 끝나고 처음 결과를 손에 쥐었을 때나 잘 짜여진 논리로 근사한 논문이 완성됐을 때 즐겁지요.

Q. <과학콘서트> 출간 이후 많은 사람들에게 정재승 교수가 알려진 걸로 알고 있는데, 삶이 어떻게 바뀌었나요?

A. 29살 때 멋 모르고 호기롭게 쓴 책이었는데, 중요한 상들이 많이 받고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저를 그 후로 ‘주목받는 삶’을 살게 만들어준 것 같아요. 학자로서 생활하기에는 불편함도 많이 주었지만, 과학자에게도 사회와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잘 깨닫게 해 준 책 같아요.

Q. 과학콘서트를 쓰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A. ‘물리학자가 왜 뇌를 연구해?’ 물리학이 어떻게 물질을 다루지 않고 인간과 사회를 탐구할 수 있어?‘ 같은 질문을 제 여자친구에게 종종 받았고, 그런 질문에 답하기 위해 박사 후 연구원 생활을 위해 미국에 갔을 때 주말마다 틈틈이 썼었죠. 귀국 후에 바로 출간했고요.
 

[사진= 도서출판 어크로스 제공 ]


Q. 과연 인공지능이 인간의 뇌를 대체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인공지능은 인간의 뇌를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진 건 아니라서, 그런 날이 쉽게 올 것 가진 않아요. 다만 앞으로 인공지능이 발전하면서 뇌-기계 인터페이스 기술을 통해 인간의 신체와 결합하는 과정을 겪게 될 수 있는데, 그러면 많은 과학소설이 그리는 것처럼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수도 있다고 봐요. 물론 뇌-기계 인터페이스를 연구하는 학자로서 보기엔, 아직 갈 길은 멉니다.

Q. 최근 4차 산업혁명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4차 산업혁명시대에 어떠한 뇌를 가진 사람들이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대체 불가능한 인간 지성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같은 지식을 머릿 속에 실수 없이 주입하는 것을 공부라고 여겼던 시대에서 빨리 벗어나야지요. 남들과 다른 나의 관점을 만들기 위해 깊이 있는 탐구, 비판적인 사고, 폭넓은 독서, 다양한 경험 등이 필요하다고 보고요, 나의 뇌를 그런 것들로 가득 채울 때, 우리는 인공지능과 함께 협업 하면서 사회에 기여하는 존재가 될 수 있을 겁니다.

Q. 과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주입식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이와 더불어 주입식 교육이 뇌에 미치는 영향이 큰가요?

A. 지식을 머릿속에 집어넣는 과정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텅 빈 뇌에서 기발한 아이디어가 나오진 않으니까요. 다만 뇌 속 ‘개념들의 연결망’을 사람들마다 다채롭게 해주고, 그 다양성이 빚어내는 창의성을 우리 사회가 문명 진화의 동력으로 삼아야 하는데, 획일화된 성장 주의에 갇혀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주입식 교육은 교과서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사고를 저해하고, 머릿 속 지식을 시험을 통해 정확하게 뱉어내는데 급급하게 만드니까요.

Q. 뇌과학자라는 길을 걷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A. 물리학자가 보기에도 ‘뇌’는 매우 흥미로운 복잡계입니다. 1,000억개가 넘는 신경세포들이 전기 신호를 서로 주고 받으면서 어떻게 정신이라는 고귀한 기능을 창발할 수 있었는지 근본원리를 탐구하는 것이 저 같은 신경 물리학을 탐구하는 학자들이 하는 연구지요. 대학원을 다닐 때 프랙탈 수학에 매료되어 뇌과학자의 길을 걷겠다 결심했고요.

Q. 만약 뇌과학자라는 길을 걷지 않았더라면 어떠한 길을 걷고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요즘 경제학이나 건축학, 인류학 같은 학문에 관심이 많이 가게 되어 그런 분야를 탐구해도 좋았을 것이란 생각도 들고요, 스타트업 같이 새로운 생각으로 세상을 바꾸는 일을 해보고 싶기도 합니다. 인생을 탐험하는 방법은 다양하니까요.

Q. 곧 출범하는 스마트시티와 관련해서 일반 도시와 스마트시티는 어떻게 다른가요?

A. 스마트도시는 인간의 삶을 보듬고 공급자/운영자 중심이 아닌 시민 중심의 도시를 구현하려는 시도입니다. 예전에는 비용, 관리 등의 문제로 그것이 쉽지 않았는데, 앞으로 도시에서 벌어지는 현상들을 데이터화하고 그것을 스마트 테크놀로지를 통해 분석하면 시민 행복을 증진시켜주는 도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심지어 도시 인프라를 크게 바꾸지 않고서도요. 세종 스마트시티 마스터 플래너가 되어, 세종의 특정 지역에서 이를 위한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사진= 카오스재단 제공 ]


Q. 평소 독서량이 많으신 걸로 알고 있는데 주로 어떤 책들을 많이 읽으시나요?

A.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읽는데, 요즘은 아무래도 건축과 도시, 공간과 장소에 대한 사유를 도와주는 책들을 많이 읽고 있습니다. 인간은 어떤 공간에서 행복한가? 요즘 제 삶의 화두입니다. 그리고 최근 인간과 쥐의 사회성에 대한 논문들을 쓰면서, 사회성의 진화에 대해서도 많은 책들을 읽고 있습니다. 책이 하는 일은 다음에 읽을 책을 찾게 만드는 일이지요.
 

[사진= 김호이 기자 ]


Q. 앞으로 가장 연구 하고 싶은 연구 분야가 있다면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우리는 어떻게 사회적 상호작용을 하는가? 어떻게 그것을 인공지능에게 넣어 줄 것인가? 이 질문에 답을 하는 논문을 연구실 대학원생들과 함께 쓰고 있습니다. 실험 결과를 분석하는 수준을 넘어 근본적인 원리와 패러다임을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는데, 아주 재미있습니다. 향후 몇 년간은 이 연구를 확대하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A.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직 오지 않은 혁명을 미리 선언한 것이 혼란을 초래한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만, 미리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고도 볼 수 있어 미래를 미리 준비하는 태도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우리 교육을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키우는 교육으로 혁명적으로 바꾸는 계기로 삼았으면 합니다.
 

[사진= 김호이 기자 ]
 

여러분 혹시 이번 정재승 교수의 인터뷰 어떠셨나요?
인터뷰를 하기 위해 5년 동안 인터뷰 요청을 하여 인터뷰 진행을 하였지만 기다린 시간만큼 값지고 귀한 인터뷰가 되었는데요. 여러분도 이번 인터뷰를 통해 과학의 세계로 잠시 나마 빠져드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김호이의 사람들-
인터뷰/ 기사작성 및 수정: 김호이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김호이의-사람들-157157401429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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