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속 이야기] "유튜브 세대의 엘비스" 싸이, 빌보드를 장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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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18-10-2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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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년 10월 25일, 싸이 '빌보드' 표지모델로…유튜브 조회수 30억 돌파

[사진=미국 음악 전문지 '빌보드' 표지]


2012년 10월 25일. 미국의 음악 전문지 '빌보드' 최신호 표지에 가수 싸이가 등장했다. 석달 전 공개한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유튜브 조회수 5억건을 기록한 시점에 표지모델로 발탁된 것이다. 녹색 턱시도를 입은 채 '말춤'을 추고 있는 모습이 표지에 담겼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앨범 표제를 패러디해 만든 헤드라인 '5억명의 싸이 팬들이 틀릴 리가 없다'라는 문구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싸이는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 하나로 유튜브가 새로운 콘텐츠 플랫폼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 가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로큰롤이라는 장르를 영미 주류 음악으로 끌어올린 엘비스에 비견될 만했다. 

'강남스타일' 열풍은 그 자체로 사회현상이었다. 전례 없는 흥행의 진원지가 유튜브였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AGB 닐슨미디어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10대가 음악을 듣는 경로 중 유튜브가 차지하는 비중은 64%에 달했다.

유튜브는 단순히 뮤직비디오를 시청하는 공간이 아니다. 누구나 자신의 콘텐츠를 공개할 수 있는 곳이다. 중독성 있고 따라하기 쉬운 '강남스타일'의 춤과 노래는 패러디나 리뷰 영상 등 무수한 2차 창작물을 낳았다. 확산 속도도 갈수록 빨라졌다. 24일 현재 '강남스타일'의 조회수는 32억건을 넘어섰다. 유튜브에서 30억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은 여전히 '강남스타일' 을 포함해 7개에 불과하다.

유튜브에서 출발한 거대한 물결은 오프라인으로 번져나갔다. '강남스타일'은 그해 빌보드 핫100 차트에서 7주 연속 2위에 오르는가 하면, 미국과 유럽의 대형 시상식 또한 휩쓸었다. 덕분에 K-팝의 해외 진출 허들이 대폭 낮아졌다. 인종과 언어의 차이에서 비롯된 거리감도 순식간에 좁혀졌다.

'강남스타일' 이후 6년이 지나 최근 발행된 미국 '타임' 글로벌판 표지 모델에 방탄소년단이 등장했다. 싸이의 바통을 넘겨받은 다음 주자는 방탄소년단이다. 이들은 5월에 이어 지난달 2일에도 빌보드 200 차트 정상에 올랐다. 매일 K-팝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셈이다. "유튜브 세대의 비틀스"라는 평가가 과하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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