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흑역사 (75)] 미니스톱 영업이익 악화…매각설 휘말려 입지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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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18-10-22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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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영업이익 매출액 대비 0.2% 수준

[사진=아주경제DB]


1990년 한국에 첫발을 들인 미니스톱이 악화된 영업이익과 매각설에 시달리며 업계 내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 한때 편의점 내 패스트푸드를 앞세워 업계 트렌드를 선도했지만 최근 심화된 경쟁에 영업이익은 바닥에 가까워 졌다.

미니스톱은 1990년 대상유통이 전신이다. 당시 대상그룹이 일본 미니스톱과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하고 편의점 사업에 뛰어들었다. 1993년에는 200호점을 돌파하며 순조롭게 규모의 성장을 이뤘다. 이어 1997년 대상유통주식회사의 법인을 세워 유통사업에 더욱 힘을 쏟았다.

이후 대상은 주력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2003년 지분 20%를 남기고 일본 미니스톱에 남은 지분을 매각했다. 2003년부터 회사의 최대주주는 대상주식회사에서 일본 미니스톱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상호도 대상유통주식회사에서 한국미니스톱주식회사로 변경했다.

미니스톱의 초기 성장은 순조로웠다. 2007년 1000호점을 돌파하며 국내 인지도를 어느 정도 다졌다. 사업의 건전성도 현재보다는 좋았다. 지금부터 10년 전인 2008년 연간 매출액은 4783억원, 순이익은 7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후 점포의 증가와 함께 꾸준한 규모의 성장을 이뤄 2010년에는 매출액 5853억원, 순이익 112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2%에 가까운 순이익을 거뒀다.

2013년 즈음 편의점 시장이 커지며 미니스톱도 함께 성장했다. 2015년에는 처음으로 연간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섰고 당시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100억원이 넘었다. 이때가 미니스톱의 최고 전성기다. 다만 2016년부터 이익은 급속도로 악화됐다. 2016년에는 연매출 1조1721억원을 기록하고도 영업이익은 34억원에 그쳤다. 커진 매출 규모에 비해 영업이익은 4분의 1 토막이 난 것이다. 2017년에도 1조1852억원의 매출을 올리고도 영업이익은 26억원에 불과했다. 1년 장사로 거둔 영업이익이 매출액 대비 0.22%밖에 되지 않았다.

영업이익이 급속도로 떨어진 배경에는 우선 한국 편의점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진 탓이 크다. 선두업체를 비롯해 뒤늦게 시장에 진입한 후발업체들까지 모두 점포 확대에 열을 올린 반면, 미니스톱은 본사인 이온그룹의 보수적인 경영분위기 탓에 점포의 확장보다는 기존점의 이익개선에 더욱 집중했다.

또 일본 미니스톱과의 프랜차이즈에 관한 기술도입계약 체결에 따른 브랜드 사용수수료도 영업이익의 규모를 줄이는 원인 중 하나다. 한국미니스톱은 브랜드사용 수수료로 매년 매출액의 0.4%를 지급한다. 지난해에는 54억원을 일본 본사에 지급했다.

아울러 앞으로는 최저시급의 급격한 인상으로 인한 영업이익의 악화도 예견된다. 이 부분은 업계에서 매각설이 나오는 중요한 배경으로 지목하고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대목은 미니스톱의 전체 매장 수가 본사가 위치한 일본보다 한국이 더 많다는 점이다. 미니스톱은 올해 8월을 기준으로 한국이 2535개, 일본이 2239개로 한국의 점포가 100여개 더 많다. 나머지 필리핀(488개)과 중국(67개), 베트남(124개)을 다 합쳐도 700개가 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미니스톱의 규모 면에서 이온그룹에 중요한 해외거점이기는 하나, 매년 수익성이 악화되고 한국의 편의점 시장이 치열해짐에 따라 한국 사업을 정리하고 신규시장의 개척에 눈을 돌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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