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카슈끄지 사망 인정…터키 언론 "손가락 절단 고문 받아 살해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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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18-10-19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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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카슈끄지 살해 정황 나오자 처음으로 사망 인정

  • 단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자" 先진상규명의 태도는 유지

터키 범죄 과학수사 경찰관들이 18일(현지시간) 이스탄불 사우디 영사관에서 두 번째 증거 수집 작업을 마친 후 영사관을 나오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 반(反)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의혹이 점차 확산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의 죽음을 18일(현지시간) 처음으로 공개 인정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카슈끄지의 실종, 살해 의혹 논란이 거세지는 상황에서도 사실로 드러날 경우 가혹한 처벌을 하겠다는 등 카슈끄지의 사망, 사우디 배후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터키 언론 등이 카슈끄지의 살해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하는 등 사우디 배후설 논란이 거세지자 그의 죽음을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카슈끄지가 죽었느냐’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분명히 그런 것 같이 보인다. 매우 슬픈 일”이라며 “진상을 규명할 수 있도록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답했다. 사우디에 대한 대응 방침에 대해선 “매우 가혹할 것이다. 나쁜 일”이라며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그러나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자”고 선(先) 진상규명 태도를 유지했다.

전날 터키 친(親)정부 일간지 예니샤파크는 “카슈끄지가 손가락이 잘리는 고문을 받다가 참수당했다”며 카슈끄지가 잔인하게 살해됐다고 보도했다. 중동 매체인 미들이스트아이(MEE)는 사우디 내무부 소속 법의학자가 카슈끄지의 시신을 훼손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터키 예니샤파크는 “카슈끄지의 살해 정황이 담긴 오디오 파일을 확인한 결과 그는 지난 2일 오후 1시 14분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갔다가 기다리던 요원들에 의해 끌려가 고문을 당했다. 이 과정에서 카슈끄지의 손가락 여러 개가 절단됐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살해됐다”고 전했다.

MEE는 “터키 경찰이 공개한 용의자 명단에는 사우디 법의학자 살라흐 알 투바이지가 포함됐다. 그는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카슈끄지의 시신을 훼손했고, 다른 요원들에게도 음악을 들으며 작업을 해보라는 권유도 했다”며 “암살 요원들이 카슈끄지를 살해하는 데 걸린 시간은 7분에 불과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카슈끄지가 잔인하게 살해됐다는 주장이 나오자 세계 곳곳에서는 “이슬람의 수호자라 자청하는 사우디 왕국의 민낯이 드러났다”며 사우디 정부 및 왕실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또 사우디 배후설에 선 진상규명의 태도를 유지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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