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마크롱과 국빈 만찬···"이제껏 받지 못한 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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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프랑스)=주진 기자
입력 2018-10-16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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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찬 일정 3시간 가까이 이어져…마크롱 대통령 내외, 만찬 후 직접 엘리제궁 안내도

 프랑스를 국빈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5일 오후(현지시간) 엘리제 궁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와 환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청와대는 16일(현지시간) 프랑스를 국빈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해외 순방과정에서 이제껏 받아보지 못한 환대를 받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15일 저녁(현지시간) 오후 8시30분쯤 프랑스 대통령궁인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주최로 열린 만찬에 참석했다.

이날 만찬은 당초 1시간30분 정도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밤 11시까지 3시간 가까이 이어졌고, 이후 엘리제궁 관저를 둘러본 후인 밤 11시30분이 되어서야 만찬 일정이 끝났다. 이날 식사는 프랑스식 코스로 준비됐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문 대통령이 지금까지 외국 정상들과 수많은 만찬을 했지만 이렇게 늦은 시각 일정이 끝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두 정상은 만찬이 시작되자마자 포용적 성장, 부의 대물림, 공정경쟁, 국가의 역할, 남북, 한·일, 북·중·미 관계 등 다양한 현안을 놓고 대화를 이어갔다. 문 대통령 우측엔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가, 마크롱 대통령 왼편엔 김정숙 여사가 앉았지만 두 정상은 1시간30분 이상 서로와의 대화에만 집중했다고 한다.

마크롱 대통령은 자신의 측근과 만찬에 참석한 고위인사 등을 헤드테이블로 불러 문 대통령에게 소개하기 시작했고, 한국 측 참석자들까지 어우러지면서 스탠딩 환담과 사진촬영, 두 정상과의 셀카찍기가 이어졌다.

오후 11시를 넘기자 계속 시계를 들여다보며 초조하게 서성대던 양국 의전장이 두 정상에게 동시에 다가가 만찬을 종료할 것을 건의했고, 그제서야 만찬이 마무리됐다.

 

청와대가 1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 궁에서 열렸던 문재인 대통령 초청 국빈만찬에서 찍었던 공식 사진이 아닌 일반 수행원들이 촬영하거나 비공식 사진인 'B' 컷을 공개했다. 만찬 후 양국 의전장의 건의로 만찬은 끝이 났지만, 마크롱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 부부를 엘리제궁 관저로 안내하고 있다. 2018.10.16 [청와대 제공] 



윤 수석은 “이 시간이면 (식사 뒤 예정됐던) 커피 타임을 생략할 만도 했으나 마크롱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의 팔짱을 끼고 엘리제궁 관저로 문 대통령 내외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 내외는 문 대통령 내외를 정원, 응접실, 브리지트 여사 집무실, 서재 등으로 안내했고 벽에 걸린 피카소 그림 등을 일일이 설명했다.

특히 ‘나폴레옹 방’이라 알려진 맨 끝방이 눈길을 끌었다. 이 방에는 1815년 워털루 전쟁에서 패한 나폴레옹 1세가 영국과 프로이센 연합군에게 서명한 항복 문서가 지금까지 보관돼 있다. 이뿐 아니라 나폴레옹 3세가 이 방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으며, 자신이 주창한 지역개편안이 국민투표에서 부결된 뒤 드골 대통령이 사임을 결정한 방이다.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는 이 방에 대해 "나와 남편은 이 방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주변에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윤 수석은 “이날 프랑스 남부지방 홍수로 13명이 목숨을 잃었다. 또 마크롱 대통령은 개각을 앞두고 있어 편한 마음으로 손님을 맞을 상황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5시간 동안 문 대통령을 만났다”고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외국 순방 기간 한국 관련 자료를 비행기 속에서도 챙겼다고 한다. 한국 대사관에 자료를 달라는 독촉도 이어졌다고 한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2년 만에 국빈방문을 접수한 것도, 취임 후 프랑스를 첫 방문하는 외국 정상을 국빈으로 맞은 것도 이례적이라고 한다.
 

청와대가 1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 궁에서 열렸던 문재인 대통령 초청 국빈만찬에서 찍었던 공식 사진이 아닌 일반 수행원들이 촬영하거나 비공식 사진인 'B' 컷을 공개했다. 만찬 후, '나폴레옹 방' 에서의 문재인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이 대화하고 있다. 이 방에는 1815년 워털루 전쟁에서 패한 나폴레옹 1세가 영국과 프로이센 연합군에게 서명한 항복문서가 보존되어 있다. 2018.10.16 [청와대 제공]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만찬사를 통해 "결코 쉽지 않은 길이지만 유럽통합을 이끈 프랑스의 성원과 지지가 함께한다면 한반도는 평화를 이루고 동북아시아의 통합과 번영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기원했다.

이어 "나는 지난 8월 동북아시아 6개국에 미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철도공동체를 제안했다"며 "동북아시아에서도 철도공동체가 성공해 경제협력과 다자안보협력을 이뤄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안보리 결의안을 전적으로 준수하는 명확한 기저 위에 대화를 구축할 때 우리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취약해 지지 않고 우리가 원하는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하며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을 철저하게 준수할 때만이 대화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전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저희에게 주어진 모든 역할을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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