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 밀착하는 南北…'심기불편'한 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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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 기자
입력 2018-10-16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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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고위급회담 남측 수석대표 조명균 통일부 장관(왼쪽 세번째)이 15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고위급회담을 마친 뒤 북측 수석대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대표단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5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진행된 제5차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에 담긴 합의 사항 중 총 7개 분야에 대해 진전된 결과를 도출해내면서 남북이 빠른 속도로 밀착하고 있다. 

북한과의 신뢰 구축을 통한 관계개선으로 우리 정부의 '비핵화 문제 당사국' 입지는 굳혀지고 있지만, 이를 두고 미측이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며 한·미 공조에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남북고위급회담 공동보도문에 따르면 남북은 이른 시일 내 장성급 군사회담을 개최하고, 동·서해선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을 연내 진행키로 하며 가시적인 관계 개선 성과를 거뒀다. 

두 사안은 지난 정상회담 합의에서 남북 모두 가장 큰 의미를 부여한 사안이다.

이밖에도 남북은 △11월 적십자 회담 △이달 22일 산림 협력 분과회담 △이달 말 체육회담 △빠른 시일 내 북측 예술단의 서울 방남 공연 등에 대해서 합의를 이뤘다. 

남북은 특히 일부 분야별 회담 개최장소로 개성 공동연락사무소를 명시했다. '남북 상시 연락채널'인 공동연락사무소의 활용도를 높여, 남북 간 합의이행의 추동력을 살리려는 의도로 보인다.

북측은 이번 회담에 대해 상당히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인다. 북측 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고위급 회담 종결회의를 마무리하며 "성과적으로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회담이 끝난 당일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남북관계를 새로운 높은 단계로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이 협의됐다는 내용을 전했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남북 관계에 신뢰가 쌓이면서 사실상 비핵화 문제에서 '중재자' 역할에 머무르던 한국이 이 문제를 주요하게 다루는 '당사국' 지위에 오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고위급회담에서 평양공동선언 조기 이행 약속이 대부분 지켜지면서 우리 정부에 대한 북한의 신뢰는 더욱 깊어졌다는 것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남북이 단순히 남북관계만을 위한 게 아닌, 다양한 의제 이슈에 대해 실질적인 군사위협 해소 등 과거보다 역할이 훨씬 확장됐다"고 평가했다.

홍 연구위원은 "과거처럼 북·미와 남북간 의제가 분리되지 않고 북·미간 해결돼야 하는 문제에서도 남북이 상당 부분에서 분위기를 조성해주고 견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남북 관계가 새로운 차원에 올라섰다고 말했다.

반면 비핵화 문제의 핵심 당사국인 미국은 남북 관계 개선에 되려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15일(현지시간) 철도·도로 연결사업을 본격 착수하기로 합의한 남북 고위급회담 결과에 대해 "남북의 관계 개선은 북한 비핵화와 별개로 진전될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국무부는 이어 "모든 유엔 회원국이 유엔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특정 제재 품목을 포함한 유엔 제재를 충실히 이행하길 기대한다"면서 "또 모든 회원국이 북한의 불법적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끝낼 수 있도록 돕는 책임을 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미 공조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자, 정부는 16일 남북 교류와 관련된 모든 과정에서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남북 간 군사분야 합의서 체결, 남북 교류와 관련된 모든 과정에서 미측과 긴밀히 협의를 해왔다"며 "앞으로도 협의를 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다소 정체된 것으로 보이는 북·미 대화는 조만간 물꼬가 다시 트일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이번 주 중으로 북·미 실무협상을 대표하는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만나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논의를 나눌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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