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공단으로 새 출발…어촌 발전의 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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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군득 기자
입력 2018-10-14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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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명용 한국어촌어항협회 이사장, 어촌 이미지 변신에 주력

  • 오는 18일 한국어촌어항공단으로 재도약 발판 마련

최명용 한국어촌어항협회 이사장은 어촌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민뿐 아니라, 정부와 국민 모두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어촌 뉴딜 300 사업은 어촌 현대화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소신도 내비쳤다. [사진=배군득 기자]


“지금까지 어촌은 폐쇄적, 집단적이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이제는 모두가 함께 공유하고 즐기는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생존력은 점점 낮아질 수밖에 없다.”

최명용 한국어촌어항협회(이하 협회) 이사장은 어촌의 현주소를 이처럼 냉정하게 평가했다.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에 근접하며 선진국 반열에 올라 있는데, 어촌은 여전히 자신들만의 공간에서 수익구조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촌체험마을 등 6차 산업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어촌도 있지만, 아직까지 어업을 생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아직도 어촌은 ‘낙후된 도시’라는 이미지를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최 이사장은 “항상 우리에게 여유와 풍요로움을 선사했던 어촌이 계속된 단조로운 삶과 낙후‧비위생적인 생활시설 등으로 소외되고 있다”며 “특히 고령화와 공동화로 인해 도시와 생활수준 격차도 벌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최 이사장은 이런 어촌의 이미지를 바꾸는 것을 가장 큰 과제로 삼고 있다. 그가 취임하면서 제일 먼저 살펴본 것 역시 ‘어촌 현대화 사업’이다. 오는 18일 공단으로 출범하는 것도 어촌 삶과 질을 높이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활력 넘치는 어촌…다양한 변화의 움직임

한국어촌어항협회는 지난 1987년에 설립된 해양수산 전문기관이다. 벌써 30년이 넘게 어촌과 호흡을 함께했다. 수많은 변화 앞에서 어민을 설득하고, 점차 감소하는 어획량을 대체하기 위한 사업을 고민하고 있다.

협회의 대표적인 사업은 어촌체험마을이다. 처음 시작 당시에는 어민과 의견 충돌로 쉽지 않았지만, 이제는 새로운 수익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최 이사장은 “우리는 어촌의 이미지를 탈바꿈하고, 도시민과 외부인을 어촌으로 유입할 수 있는 제도‧장치를 발굴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며 “대표적인 사업이 어촌체험마을인데 △백미리어촌체험마을 △수산어촌체험마을 등 전국 111개 어촌체험마을 운영을 지원하면서, 지역별 특색있는 관광요소를 키워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해양관광포털 ‘바다여행’ 사이트 운영을 기반으로 방송·일간지·뉴미디어 등을 통해 어촌의 볼거리, 먹거리를 비롯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홍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최 이사장은 “△투명카누체험 △수산물공예체험 △갯벌조개체험 △바다낚시체험 등은 도시민 및 관광객에게 사랑받는 대표 체험거리로 자리잡았다”며 “우리 협회는 △아름다운 어촌 찾아가기 △1교1촌 현장체험활동 △해양관광콘텐츠 개발지원 등 다양한 행사 및 사업을 추진하면서 어촌관광을 활성화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10년부터 시작한 바다해설사도 협회의 대표적 어촌살리기 사업 중 하나다. 바다해설사는 해양수산부와 협회가 어촌‧어항 고유의 생태‧자연‧문화 자원을 안내하는 해설인력 양성 사업이다. 지난해까지 227명의 해설자를 배출했다.

최 이사장은 “관광객이 어촌에 와서 단순체험으로 그칠 수밖에 없었던 이전의 활동을 개선‧보완해 어촌 인문과 생태자원, 해양과학 등을 정확하게 안내하고 있다”며 “체험객‧관광객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어촌관광의 질적 수준을 높였다”고 소개했다.

이어 “전문적인 바다해설사 양성을 위해 매년 학계‧정책 입안자‧현장 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를 강사로 초빙, 체계적인 교육을 추진 중”이라며 “올해의 경우 3월 모집공고를 통해 전국 7개 시도(인천·경기·충남·전북·전남·경북·경남)를 중심으로 30여명을 모집, 4월부터 △소양교육 △해설기법 △현장실습 등 100시간 교육을 했다”고 덧붙였다.

바다해설사는 100시간 이수자 중 필기시험과 해설시연을 통과한 인원이 최종 선발된다. 협회는 인문·과학·생태 관련한 다채로운 이론과 해설기법, 현장 워크숍 등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구성해 교육의 질적 수준을 제고, 전문적인 해설인력을 양성‧배출한다는 계획이다.

최 이사장은 “현장감 있는 강의를 통해 특색 있고 전문적인 해설역량을 보유한 인력을 양성하는 데 중점을 둘 예정”이라며 “바다해설사 활동 강화로 도시와 어촌간 교류확대 및 어촌관광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균형발전에 어촌이 있다…‘어촌 뉴딜300’ 사업

협회는 기존 체험마을 중심의 어촌 활성화 사업이 일부 어촌을 제외하고 성과가 나오지 않자, 정부 차원의 대대적 지원을 통해 국가 균형발전의 중심축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어촌뉴딜 300' 사업은 해양수산부 중점 추진과제 중 하나다. 어촌 혁신성장을 돕는 지역밀착형 생활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다. 국민의 삶의 질을 제고하고 국가 균형발전 실현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사업 비전은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걸맞은 어항‧포구 재창조’로 내걸었다. 투자가 저조한 어항‧어촌지역을 활력이 넘치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재탄생, 사업추진방향에 부합하고 시설개선이 시급한 300곳을 선정해 연차별 단계적으로 현대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최 이사장은 “우선 어촌 접근성 제고를 위한 해상교통시설을 현대화해 ‘가기 쉬운 어촌’을 만들고, 이용자 많고 사고가 빈번한 어항‧포구에 안전시설을 보강해 ‘안전한 어촌‧어항’을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며 “어촌 핵심자원을 활용한 해양관광을 활성화해 ‘찾고 싶은 어촌’, 어촌지역 혁신역량을 강화해 ‘활력 넘치는 어촌’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협회는 해양수산부와 긴밀하게 협조해 '어촌뉴딜 300' 사업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것”이라며 “어촌이 보유한 핵심자원을 활용해 차별화된 콘텐츠를 발굴하고 △어촌‧어항 통합개발로 일자리 창출 △국가 균형발전 △해양영토 관리강화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낚시 인구 300만명 시대…전문교육 강화는 필수

국내 낚시 인구가 300만명을 넘어섰다. 이로 인해 낚시 사업도 덩달아 수직 상승 중이다. 낚시를 즐기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이를 운영하는 운영자의 전문성도 요구되는 시대다.

협회는 낚시인의 안전과 수자원 보호 등을 위해 낚시터업자, 낚시어선업자와 선원에게 매년 교육 이수를 의무화하는 제도인 ‘낚시전문교육’을 위탁 운영 중이다.

최 이사장은 “낚시전문교육을 시행해 안전관리 및 수산자원보호 등에 대한 전문지식을 습득하게 함으로써, 안전사고 예방 및 수생태계를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며 “교육대상자만 약 7만5000명이다. 연중 1회 4시간을 이수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교육형태는 각 지역 거점 해양수산 대학 10곳에서 한다. 2016년까지 선박안전기술공단 주관으로 지역별 연 1~2회 전국 순회 교육을 했는데, 지난해부터 지역별 거점대학 수행(광역시별 4회~10회)으로 변경했다.

최 이사장은 “현행 강의식 안전교육(4시간/연)에서 벗어나, 최초 진입 또는 안전사고시 전문교육(4박5일)과 매년 보충교육(4시간)으로 강화했다”며 “특히 선주·선원 낚시안전 교육과정에 현장경험이 풍부한 선장, 해경 구조대원 등을 강사로 위촉해 사고사례, 위험지형 등 집중 교육에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낚시인을 대상으로 △낚시안전수칙 △어종별 금어기‧금지체장 △낚시전문교육 이수자관리 △낚시터 정보 △수준별 낚시기법 등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낚시정보종합포털’도 협회 자랑거리다.

종합포털은 국고 100% 위탁사업이다. 지난 2016년 국회 지적에 따라 비수익사업임을 감안해 전액 보조 또는 위탁사업비로 변경됐다.

최 이사장은 “위탁사업으로 변경되면서 종합포털 내용이 충실해졌다”며 “그 결과 포털 페이지뷰는 지난해 목표 23만1974회 대비 108%(25만759회)를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20% 상향된 27만 뷰 이상을 달성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단으로 새 출발…책임성과 공공성 강화”

협회는 오는 18일에 ‘한국어촌어항공단’으로 출범한다. 어촌‧어항‧어장 분야 정부 위탁업무를 수행하는 공공기관으로, 기관 책임성과 공공성을 강화시켜야겠다는 필요성에 정부와 민간 모두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최 이사장은 “그동안 협회라는 명칭으로 인해 이익단체로 오인하는 등 공공성 논란이 지속됐다. 이 때문에 협회 성장과 발전에 어려움이 따랐다”며 “공단 전환을 통해 기관 공공성과 정체성을 강화, 공공서비스 확대 및 질적 수준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공단이 출범하면 해양수산 미래가치창출을 통해 국가균형발전과 국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살기 좋은 어촌과 풍요로운 바다공간을 조성하는 1등 해양수산 전문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그는 “정부 및 지자체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어촌 뉴딜 300 사업 △양식면허 어장심사사업 및 양식단지 조성사업 △다기능 청정어항 개발사업, 폐어구 업사이클링(upcycling) 등 어촌‧어항‧어장 핵심정책을 차질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사업 확대와 강화를 통해 ‘성장’하고, 새로운 ‘도전’을 통해 나아가며, 공공기관으로서 ‘국민행복’을 위해 봉사하고, ‘혁신’ 경영을 통해 조직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비전을 실천하겠다”고 덧붙였다.

◆최명용 한국어촌어항협회 이사장은
△1958년 △강원 춘천 △춘천고 △연세대 토목공학과 △연세대 대학원 토목공학과 △영국스완지대학원 토목공학과 △해양수산부 민자계획과 △국토해양부 항만정책과 △여수지방해양수산청장 △부산항건설사무소장 △해양수산부 항만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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