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던 유통이야기 ‘리테일 디테일’(62)] 까스활명수에는 왜 부채표가 붙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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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입력 2018-09-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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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 고종때 첫 등장 '활명수' 유사품 늘어…브랜드 차별화 전략

[사진=동화약품 제공 ]


소화가 잘 안되고 속이 더부룩할 때 우리는 흔히 부채표가 그려진 ‘까스활명수’를 찾는다. 까스활명수는 121년의 역사를 가진 만큼 국민에게 친숙하고, 액상타입으로 보다 쉽게 복용할 수 있어 부담이 없다.

다른 제약회사도 까스활명수와 비슷한 효능‧효과를 가진 액상소화제를 출시해 판매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채표가 그려진 동화약품 까스활명수가 유명하다. 광고‧홍보 시에도 꼭 ‘부채표 활명수’라고 언급한다.

부채표는 동화약품 시그니처(signature) 로고(logo)다. 그렇다고 해도 제약사가 자사 의약품에 로고 이름이나 회사명을 붙여 광고하거나 홍보하는 경우는 드물다. 동화약품 역시 까스활명수 외에 기타 의약품에는 굳이 부채표를 붙이지 않는다.

그런데 동화약품 까스활명수는 왜 앞에 부채표가 붙었을까?

까스활명수에 부채표가 붙은 이유는 과거를 거슬러 가보면 알 수 있다. 조선왕조 고종임금이 대한제국 황제로 즉위하던 1897년 당시 ‘선전관’ 관직에 있던 민병호는 궁중에서만 복용하던 생약의 비방을 일반 국민에게도 보급하고자 했다.

이에 따라 생약 비방에 서양의학을 접목해 생명을 살리는 물이라는 뜻의 '활명수(活命水)'를 개발했다. 이후 민병호와 아들 민강은 활명수 대중화를 위해 서울 순화동 5번지에 동화약방 (1962년 동화약품으로 상호변경)을 설립하고, 활명수 보급에 힘썼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유사 제품이 속속 등장하며, 치열한 생존경쟁이 시작됐다. 1910년대 '활명회생수(活命回生水)', '활명액(活命液)', '생명수(生命水)' 등 60여종의 유사 제품이 우후죽순 생겨난 것이다.

그러자 동화약품은 '부채표가 없는 것은 활명수가 아닙니다'라는 부채표 캠페인으로 브랜드차별화에 나섰다. 소비자 신뢰 강화와 함께 소화제 대표브랜드로 입지를 확고히 다진 것이다.

1996년에는 한국기네스협회로부터 국내 최고(最高)의 제조회사, 최고의 제약회사, 최초의 등록상표(부채표), 최초의 등록상품(활명수) 4개 부문에 걸쳐 기록을 인정하는 인증서까지 받았다.

동화약품이 외부기관을 통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까스활명수 제품인지도는 99.8%에 달한다. 현재까지 판매량만 85억병으로, 이는 지구 25바퀴를 돌릴 수 있는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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