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생수 시장 1위 브랜드인 '제주 삼다수'의 유통권을 두고 11개 기업이 입찰 경쟁에 나섰다. 기존 유통사인 광동제약을 비롯해 풀무원과 동화약품이 새 파트너를 찾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의 공모에 참여했다.
25일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마감된 삼다수 도외 위탁판매사업자 입찰에 총 11개 업체가 신청서를 접수했다. 앞서 열린 입찰설명회에는 20곳이 넘는 기업이 관심을 보였지만 실제 입찰 참여는 절반 수준에 그쳤다.
참여 기업 명단은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재 유통을 맡고 있는 광동제약을 비롯해 풀무원식품과 동화약품 등이 입찰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후보는 광동제약이다. 광동제약은 2012년부터 13년째 삼다수의 도외 유통을 맡아온 기존 파트너다. 지난해 개별 재무제표 기준 삼다수 관련 매출은 약 3196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입찰 결과에 따라 사업 구조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계약 연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풀무원식품은 이번 입찰에 처음으로 뛰어들었다. 풀무원의 100% 자회사인 풀무원식품은 국내 식품 제조와 건강케어, 유통 등을 담당하는 핵심 계열사다. 생수 브랜드 '풀무원샘물'을 통해 이미 생수 사업 경험도 갖추고 있다. 삼다수 유통망까지 확보하게 되면 단숨에 생수 업계 최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부채표 활명수'로 알려진 동화약품도 도전장을 냈다. 최근 윤인호 대표이사 체제 출범 이후 전통 제약사업 외 신사업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삼다수 유통권 확보를 통해 안정적인 외형 성장 기반을 마련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반면 농심은 이번에도 입찰에 나서지 않았다. 1998년부터 2011년까지 14년간 삼다수 유통을 맡았던 농심은 이후 자체 생수 브랜드인 '백산수'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백산수는 국내 생수 시장 점유율 8%로, 삼다수(40%)와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13%)에 이어 3위를 기록 중이다.
롯데칠성음료와 오리온, 동원F&B, LG생활건강, 종근당 등도 기존 생수 브랜드 운영 또는 사업 전략 등을 이유로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번 입찰은 유통 범위가 확대된 것이 핵심이다. 기존에는 편의점·온라인·기업형 슈퍼마켓(SSM) 등 제주도 외 유통만 위탁하고 대형마트 유통은 개발공사가 직접 맡았지만, 올해부터는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를 포함한 대형마트 채널까지 낙찰 기업이 일괄 수탁받는다. 업계는 이번 입찰의 전체 사업 규모를 약 4000억원대로 추산한다.
공사는 오는 29일 제안서 발표·심사를 거쳐 다음 날인 30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외부 전문가 7명으로 구성한 평가위원단이 정량 평가(30점)와 정성 평가(70점)를 합산한 총점이 70점 이상인 기업 가운데 고득점순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뽑는다. 이후 협상 과정을 거쳐 최종 사업자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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