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남북정상회담 3일차 이모저모] 백두산 날씨 변덕 심하지만 이날은 쾌청… 김정숙 여사, 한라산·백두산 물 같이 담아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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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공동취재단ㆍ조득균 기자
입력 2018-09-20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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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내외가 20일 오전 '민족의 영산'으로 불리는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함께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평양 남북정상회담' 마지막 날인 20일 오전. 백두산에는 웃음꽃이 만발했다.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던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의 봄바람이 불어왔다.

매번의 만남 때마다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행보를 이어가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에 함께 올라 두 손을 꼭 맞잡았다.

두 정상의 입가엔 따스한 웃음이 가득했고,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친밀함을 과시했다. 이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 속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로써 분단된 남과 북이 하나가 된 듯했고, 서로에 대한 의심의 여지는 찾아볼 수 없었다.

백두산 천지는 날씨 변덕이 심하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하늘이 허락해야만 볼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날의 날씨는 최고기온 20도에 구름이 조금 많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다행히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쾌청했다. 남과 북 두 정상이 백두산 천지에 올랐다는 사실은 하늘이 이를 허락했다는 뜻깊은 의미를 갖는다.

지난 4·27 판문점 정상회담의 '도보다리 산책'에 비견되는 빅 이벤트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야말로 감동 이상의 감동을 선사하는 뜨거운 순간이었다.

◆문 대통령, 이동 때마다 北 주민들 뜨거운 환송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6시39분 백화원 영빈관을 떠났다. 양복 정장 차림의 문 대통령이 김정숙 여사와 함께 평양 순안공항(평양국제비행장)으로 가는 길에는 이른 아침인데도 북한 주민들이 연도에 늘어서 꽃술과 한반도기, 인공기를 흔들고 "조국통일"을 외치며 환송했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공항으로 이동하는 내내 창문 밖으로 손을 흔들며 평양 시민들에게 인사를 했다.

순안공항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그곳에서도 평양 시민의 환송을 받았으며, 김영남 북한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안내를 받아 일렬로 대기 중이던 북측 수행원과 일일이 악수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공군 1호기 대신 물품 수송을 위해 북한에 들어간 공군 2호기를 타고 삼지연공항까지 이동했다. 문 대통령이 오전 8시20분께 삼지연공항에 도착하자,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는 미리 공항에 도착해 문 대통령 부부를 영접했다.

이어 군악대와 의장대, 시민들이 10분간 환영식을 했으며, 오전 8시30분께 다음 목적지로 출발했다.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 등 일행은 차를 타고 정상인 장군봉까지 향했다. 장군봉을 본 남북 정상은 백두산행 열차가 오가는 간이역인 향도역에 잠시 들렀다가 오전 10시10분 케이블카를 타고 10시20분께 마침내 천지에 발을 디뎠다.

남·북 정상 부부는 천지 주변을 산책했다. 애초 장군봉까지 갈 계획을 정해놓고 천지 방문 여부는 날씨를 보고 결정할 계획이었는데, 기상이 나쁘지 않아 천지까지 들른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 관계자 및 재계 총수 등 공식·특별수행원도 고려항공 민항기를 타고 백두산 방문에 동행했다. 이번 백두산 동반 방문은 문 대통령이 평양에 도착한 뒤 김 위원장이 제안한 것으로, 문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면서 전격적으로 결정됐다.

김정숙 여사, 한라산·백두산 물 같이 담아 눈길

김정숙 여사가 제주도 한라산에서 미리 담아온 물을 천지 물과 같이 담아 이목을 집중시켰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내외는 이날 백두산 천지에 함께 올랐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약속한 두 정상은 답방이 이뤄질 경우, 한라산으로의 초대를 언급하며 환담을 나눴다. 리설주 여사는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 옛말에 백두에서 해맞이를 하고, 한라에서 통일을 맞이한다는 말이 있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환담 도중 김 여사는 "한라산 물 갖고 왔다"며 "천지에 가서 반은 붓고 반은 백두산 물을 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는 얼마 후 일행과 함께 천지로 내려가 천지에 손을 담그고, 백두산 물을 담는 등 천지 방문을 기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백두산서 'K2 재킷' 입은 이유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백두산 장군봉에 오른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이재웅 쏘카 대표 등이 모두 K2 재킷을 입었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통일부가 K2 브랜드를 선택했다고 한다. 이는 아웃도어 브랜드 중 유일하게 개성공단에 입주한 기업이기 때문이다. K2는 개성공단에서 나오기 전인 2016년 2월까지 안전화 공장을 운영했다. K2 안전화 공장은 부지 1만3621㎡에 종업원 수 741명을 고용하며 월 8만 켤레의 신발을 생산했다.

또 백두산에서 급하게 아우터와 패딩 재킷을 입은 이유는 백두산 장군봉의 차가운 날씨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백두산 일대 기온은 약 20도였다. 하지만 보통 해발고도가 100m가 올라갈 때마다 기온이 0.6도 떨어지기 때문에 이날 장군봉의 날씨는 10도 이하가 됐을 것으로 예측된다.

갑자기 해발고도를 높이면 몸에 이상이 오는 고소증세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체온 유지를 위해 패딩과 아우터 재킷을 껴입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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