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간선거 50일 넘게 남았는데 워싱턴은 트럼프 탄핵설로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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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8-09-1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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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당 지도부, 때이른 탄핵설에 경계

[사진=AP/연합]


“내가 탄핵이 되면 투표하러 나가지 않은 여러분들 탓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몬태나주에서 열린 한 지지자 집회에서 중간선거 투표를 독려하면서 농담조로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중간선거가 점점 다가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론은 가벼운 농담에 그치지 않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을 찬성하는지를 함께 묻는 여론조사가 진행되는가 하면 현지 주요 언론들은 민주당 지도부 의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에 관한 의견을 묻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때이른 탄핵론이 중간선거에 역풍이 될까 우려하면서 신중함을 유지하고 있으나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승리가 점쳐지는 만큼 탄핵을 진행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외신들은 전망하고 있다. 

특히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를 이끌었던 폴 매너포트 전 선대위원장이 유죄를 인정하면서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검에 적극 협조하기로 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척 불리판 형국이라는 평가다. 매너포트가 어떤 증언을 할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러시아와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맺고 있는 만큼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한 고급정보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측되기 때문이다.

하원 정보위원회의 애덤 쉬프 민주당 의원은 NBC뉴스에 “매너포트는 지금까지 드러난 의혹들이 단순히 우연의 일치인지 아니면 적극적인 음모인지를 밝혀줄 핵심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에 우호적이지 않다. 여론도 트럼프 대통령보다 뮬러 특검을 더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공개된 CNN 여론조사에서 뮬러 특검을 신뢰한다는 응답률은 50%에 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30%에 그쳤다. 전체 응답자 중 47%는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되어야 한다고 말해 6월의 42%에 비해 더 높아졌다. 민주당 지지자들 중에서는 80%가 탄핵에 탄성했다.

공화당은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중간선거를 앞두고 수세에 몰려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에 하원뿐 아니라 상원까지 내어줄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화당은 감세와 경제 호황에 호소하면서 난관을 뚫어보려고 하지만 러시아 스캔들을 둘러싼 잡음과 함께 백악관 리더십에 대한 폭로에 따른 파장도 만만치 않다. 워터게이트 특종을 터뜨린 기자 밥 우드워드가 트럼프 대통령의 ‘혼돈의 리더십’을 꼬집은 책 <공포>는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관리라고 밝힌 익명의 관리는 최근 뉴욕타임스(NYT) 기고를 통해 정부 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백악관에서 퇴출하려는 논의가 있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대법관 후보자 브렛 캐버노는 성추문에 휩싸이면서 신속한 인준 전망에 빨간불이 켜졌고,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성추문도 재소환되는 양상이다.  

몇 안 되는 구원줄인 튼튼한 경제도 미중 무역전쟁의 전면전이 임박하면서 얼마나 버틸지 장담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 주에 중국산 수입품 2000억 달러어치에 대한 추가 폭탄관세를 때릴 태세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 보도했다. 중국도 그에 상응하는 반격을 예고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중국에 굴복을 받아내는 장면을 기대하고 있지만 재계와 금융시장에서는 우려가 더 크다. 미국 경제가 휘청이기 시작하면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호소할 곳이 없어지는 셈이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는 때이른 탄핵론이 부상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낸시 팰로시 하원 원내대표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탄핵론이 부상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는 효과만 일으킬 것이라면서 경계심을 나타냈다.

대표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저격수 엘리자베스 워렌 민주당 상원의원도 지난 14일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캠페인에 찬성하냐는 질문에 지금으로선 반대하며 특검의 수사가 어떻게 끝나는지 지켜본 후에 결정하겠다고 답했다고 CNBC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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