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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국립공원 명예레인저 어떻습니까

원승일 기자입력 : 2018-08-09 10:30수정 : 2018-08-09 10:44
안병옥 환경부 차관

안병옥 환경부 차관[사진=환경부]


1872년 세계 최초로 옐로스톤 국립공원을 지정한 미국의 공원관리는 국립공원청(National Park Service)이 맡고 있다.

이 기관에서는 59개 국립공원을 포함, 417곳의 보호지역을 2만2000명가량의 직원이 관리한다.

우리나라 국립공원관리공단과 비교하면 인원이 많다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총면적 34만㎢에 달하는 광활한 지역과 연간 3억명이 넘는 방문객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렇다면 한정된 인원으로 어떻게 넓은 국립공원을 잘 관리할 수 있을까? 비밀은 자원봉사자 활용에 있다. 미국 국립공원청의 한 해 자원봉사자 수는 44만명으로, 정규 직원의 20배 규모에 이른다.

이처럼 수십만명의 사람이 소중한 시간을 들여 국립공원 지킴이로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해답을 찾으려면 미국 국립공원청의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성공의 열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다양한 전문분야를 포괄하는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들 수 있다. 고고학이나 식물학 전공자들은 학술 활동에 참여하고, 전산이나 기획에 밝은 사람들은 행정지원 분야에 투입된다.

또 개인별 경험이나 보유지식에 따라 △건축물과 탐방로 유지보수 △교육 또는 해설 △야생동물 보호 △재난 구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원봉사를 할 수 있다.

둘째 전문분야 자원봉사를 500시간 이상하면 ‘우수 자원봉사 레인저’, 4000시간 이상 하면 ‘최고 자원봉사 레인저’의 영예를 부여한다.

레인저는 국립공원 특별관리요원을 뜻한다. 시민들은 평생 갈고닦은 자신의 능력을 활용,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고 느끼면서 국립공원지킴이로서의 자긍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지난해 50돌을 맞은 우리나라의 국립공원 제도도 수많은 사람의 열정과 헌신의 산물이다.

최근에는 작지만 중요한 변화도 생겼다. 지난 6월 29일 발대식을 가진 ‘명예레인저’ 프로그램이 그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국립공원 자원봉사는 주로 쓰레기 줍기와 같은 단순 환경정화 활동 중심으로 진행됐다. 

지금은 전문성으로 무장한 시민들이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살려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예컨대 학교에서 생물과목을 가르치다 은퇴한 교사는 국립공원 내 동식물을 관찰해 기록하는 생태 모니터링 활동으로 봉사할 수 있다. 산악 전문가는 재난 구조활동을 통해 위기에 처한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일을 맡는다.

학문과 관광분야에 경험과 전문지식을 지닌 사람은 국립공원의 탐방 콘텐츠 제작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올해는 207명의 시민이 제1기 명예레인저로 활동 중이다.

국립공원은 우리나라의 생태계를 대표하는 보호지역이면서 국민이 자연으로부터 새로운 활력을 얻고, 일상의 고단함을 치유할 수 있는 소중한 안식처다.

사회가 발전하고 국민의 기대수준이 높아지면서 국립공원에 대한 요구도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졌다.

자연 생태계 보호만이 아니라, 생태탐방 수요에 양질의 서비스를 공급하면서 동시에 지역과 상생하는 협력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런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가진 국민의 참여가 확대돼야 한다. 이는 100세 시대를 바라보면서 은퇴 이후에도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중국 북송의 시인이자 정치가인 범중엄(范仲淹)은 ‘서선시문인(書扇示門人)’이라는 시에서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한줄기 푸른 산, 아름다운 경치 조상의 땅을 후손이 물려받는구나. 후손들아 물려받은 것을 기뻐 말아라 다시 거두어들일 자가 뒤에 있으니.”

국립공원은 ‘다시 거두어들일 자’인 미래세대를 위해 우리가 함께 지켜야 하는 자연유산이다. 후손들을 위해 재능기부에 기꺼이 나선 국립공원 명예레인저의 맹활약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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