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해운강국 재도약➇] 韓 조선업, 3년만에 수주 1위 탈환… 中 저가수주 한계 봉착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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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신 기자
입력 2018-07-12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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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조은주 기자]



우리나라 조선업계가 올 상반기 수주량에서 3년 만에 중국을 넘어섰다. 그간 우리나라 조선업계의 최대 위협이었던 중국의 저가수주 공세가 줄어들고 있어 조선업 부활의 희망이 보인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12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은 상반기 전 세계 선박 발주량 1234만 CGT(표준화물환산톤수) 중 496만 CGT(40.2%)를 수주했다. 439만 CGT(35.6%)를 수주한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했다. 3위는 148만 CGT(12%)를 수주한 일본이다.

한국이 반기(6개월) 기준 수주량으로 중국을 제친 것은 2015년 상반기 이후 3년 만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조선업계가 지나친 적자수주로 손실이 심해져 수주 활동에 제약을 겪으며 한국이 다시 1위를 탈환할 수 있었던 것으로 여긴다.

수년간 중국 조선소는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한 가격 경쟁력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수주활동을 벌여 중국 선사들의 물량뿐 아니라 글로벌 발주 물량을 가져갔다. 하지만 최근 들어선 이런 방식의 수주를 지속할 동력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발주가 조금씩 늘어나는 상황에서 중국 조선소들이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으로 일감을 채가는 일이 줄어들고 있다”며 “중국 조선소들이 저가수주에 한계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 상하이 조선소는 최근 적자수주를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 조선소는 작년 6월 이후로 단 한건의 수주실적도 올리고 있지 못한 상황임에도 과도히 낮은 선가로는 수주를 진행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는 과도한 저가수주로 인한 중국 조선업계의 적자 심화를 우려해 내린 결정이다. 중국의 양대 조선업 그룹인 중국선박중공집단(CSIC)과 중국선박공업집단(CSSC)의 경우, CSSC는 2년 연속 3억 달러 이상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CSIC도 2년 연속 1억5000만 달러 이상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CSIC는 2011년부터, CSSC는 2009년부터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지속하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는 양대 국영 조선그룹인 CSIC와 CSSC의 합병을 추진 중인데 이 역시 중국 조선업의 위기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중국 정부는 더 이상 밑빠진 독에 물 붓기 식 자금지원을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해 양사의 합병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대형조선소를 만드는 것보다는 손실이 큰 조선소를 없애는 데 방점이 찍힌 것으로 해석된다. CSIC와 CSSC는 2014년까지만 해도 조선소를 각각 46곳, 23곳 각각 거느리고 있었지만 현재 일감을 갖고 있는 조선소 숫자는 산하에 각각 10곳 정도로 크게 줄었다.

양형모 이베스트 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조선소 합병은 경쟁력이 부족한 조선소를 도태시키는 구조조정하는 작업의 일환”이라며 “이는 한국조선업계에 위협이 된다기보단 중국 조선소가 얼마나 힘든 상황인지를 보여주는 증거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조선업계가 어려움을 겪는다고 해서 당장 한국 조선업 전망이 밝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 조선사들의 저가수주 기조가 약화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발주물량이 늘어난다면 선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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