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증시, 적은 내부에…"무역전쟁보다 신용경색·지표부진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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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회 기자
입력 2018-06-28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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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하이증시 '약세장'…통화긴축, 부진한 지표가 투매 자극

  • 신흥시장도 전전긍긍…지준율 인하, 위안화 절하 역풍 우려도

지난 26일 중국 베이징의 한 증권사 객장에서 한 노인이 시황판을 바라보고 있다.[사진=EPA·연합뉴스]


중국 상하이증시가 2년여 만에 약세장에 돌입했다. 미·중 무역전쟁을 둘러싼 우려가 투자심리를 꺾은 탓이라는 분석이 흔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 내부에 진짜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현지시간) 중국 증시의 약세장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보다 뿌리가 깊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물린 폭탄관세보다 통화긴축정책에 따른 신용긴축과 특별히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경제지표에 대한 우려가 투매를 자극한 근본 원인이라는 진단이다. 이 결과, 상하지종합지수가 2016년 초 이후 2년여 만에 처음으로 다시 약세장에 진입했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자산가격이 전 고점 대비 20% 이상 추락하면 약세장이라고 본다. 전문가들은 2016년 초 중국 증시를 강타한 투매 바람이 일련의 경제지표 악화 때문이었다면, 이번에는 지표뿐 아니라 신용경색이 맞물린 결과로 미·중 무역전쟁, 기관투자가 이탈 등 복합적인 요인이 곁들여져 파장을 키웠다고 본다.

가오팅 UBS 중국주식전략 책임자는 "A주시장(중국 본토 내국인 전용 증시)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 전부터 실적이 부진해지기 시작했다"며 "소재·산업·부동산 부문이 많이 떨어졌는데 이는 투자자들이 (중국 경제의) 성장세의 뿌리 깊은 문제를 반영한 결과"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경제의 뇌관으로 지목되는 부채를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부채 축소, 이른바 디레버리징을 위한 통화긴축정책은 신용경색, 성장둔화 우려를 자극했다. 중국 채권시장에서 이례적인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올해 잇따른 것도 걱정을 키웠다.

니콜라스 추이 애버딘스탠더드인베스트먼트 선임 투자매니저는 "만만한 통화정책의 시대는 끝났다"고 단언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우려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최근 일부 은행에 대한 지급준비율(지준율)을 인하했다. 지준율은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예치해야 하는 예금액의 비율이다. 이를 낮추는 만큼 대출을 촉진하는 효과를 볼 수 있는 통화완화책이다. 이번 조치는 시중에 약 1000억 달러를 공급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위안화도 최근 약세 행진 중이다. 위안/달러 환율은 이번주 들어서만 1.5% 떨어지며 6개월 만에 최고(위안화 값 최저)치로 뛰었다. 일각에서는 인민은행이 미·중 무역전쟁에서 환율을 무기로 삼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수출품 가격은 내리고 수입품 가격은 오르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준율 인하에 따른 유동성 공급이 위안화 절하를 더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이다. 위안화 절하는 자본이탈의 빌미가 된다. 2015년 8월에 일어난 위안화 평가절하 사태 때도 중국 증시는 강력한 투매 바람에 홍역을 치렀다. 중국이 위안화 절하로 미국에 맞서면 트럼프 행정부의 폭탄관세가 더 세질 수 있다고 경고하는 이들도 있다.

블룸버그는 신흥시장도 중국 증시를 둘러싼 우려로 전전긍긍하고 있다며, 신흥국 통화 가격과 증시의 2분기 성적이 2015년 9월 이후 최악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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