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회담 끝난 싱가포르, 여행주 상승 등 경제 효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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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18-06-1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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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HB "회담 관련 외국인 유입에 소비·관광주 상승 가능성"

  • 트럼프·김정은 숙소 글로벌 광고 효과..."'마이스' 산업 기반"

  • 지리적 입지·인프라·법인세율 등도 싱가포르 강점 떠올라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섬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회담 장소인 카펠라 호텔을 떠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전 차량들이 도로를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EPA]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등 다양한 국제 행사를 유치해온 싱가포르가 이번 북·미 정상회담 이후 눈에 띄는 경제 성과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수준 높은 치안과 안보 환경을 증명하면서 여행주 등 외국인 투자 관련 증시 반등 기대감이 나온다. 

◆ "북·미 회담, 관광주 등 싱가포르 장기 경제에 도움" 

최근 블룸버그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자릭 싯 RHB 리서치 중소기업 연구 책임자는 “북·미 회담 관련 싱가포르에 국제 언론인들이 유입되면서 소비와 관광 분야 주식이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싱가포르와 홍콩에서 거래되는 '샹그릴라 아시아' 주식은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회담이 열리는 카펠라 호텔 주변에 특별 구역이 설립된 이후 급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정상회담이 하루 만에 끝난 데다 센토사 섬에서만 행사가 열린 만큼 단기적인 성과는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외환은행의 책임 연구자인 카멘 리는 "회담이 빨리 끝나서 6월 소비자 주식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싱가포르는 외교적 '중립성'으로 인해 다수 국제 정상회담을 주최하면서 '아시아의 제네바'로 부상했다"며 "싱가포르의 이러한 입장은 북·미 정상회담 이후 세계 제1, 2위의 경제 대국인 미국,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싱가포르에 대한 경제적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싱가포르가 세계 제3위의 위안화 청산 결제 국가로서 위안화의 국제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유다. 싱가포르에 거점을 둔 중국계 은행의 수도 증가 추세다. 싱가포르 현지 금융기관들도 중국과의 금융 거래 확대를 원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 미래 성장 산업인 '마이스' 확장 기반될 수도 

CNBC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다른 언론들도 싱가포르가 관련 특수를 누리면서 북·미 정상회담의 최대 수혜주로 떠올랐다고 평가했다. 특히 싱가포르 정부가 미래 고부가가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마이스(MICE)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마이스는 '회의(Meeting)', '장려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이벤트와 전시(Events & Exhibition)'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고급 호텔과 쇼핑몰, 카지노, 리조트 등 자국 인프라를 기반으로 마이스 산업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북·미 정상회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묵은 호텔 등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으면서 광고 효과를 누렸다.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가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필요한 자금 2000만 싱가포르달러(약 161억5760만원)를 모두 부담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도 이런 계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전했다.

◆ 지리적 입지·낮은 법인세율도 매력...외국 기업 진출 기대

싱가포르의 지리적 입지도 해외 기관이나 투자금을 유도하기에 유리하다는 관점도 있다. 요미우리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휴렛패커드(HP)가 싱가포르 내 연구 개발(R&D) 지원 사업을 확대하기로 한 가운데 차량공유업체인 그랩(Grab)과 우버도 잇따라 싱가포르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도하고 있다.

글로벌 무역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싱가포르가 세계 금융 허브로 떠오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싱가포르가 좋은 평가를 받은 데는 낮은 세율과 견고한 인프라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의 법인세율은 17%다. 파격적인 세율로 유명한 아일랜드(12.5%)보다는 다소 높지만 미국 등 다른 국가에 비해 훨씬 낮다. 

싱가포르 내 금융과 보험 산업군은 전체 경제의 13%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갈등과 더불어 유럽연합(EU)의 애플 등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추징금 징수,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등 세계 경제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서 글로벌 기업 대부분은 향후 싱가포르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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