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미 종전선언 가능성, 무역·남중국해...美 때문에 불편한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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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정 기자
입력 2018-06-06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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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미 정상회담 진전, 종전선언 가능성에 환구시보 "중국 없으면 안돼"

  • 남중국해 전투기 날리는 美, 중국 "간섭말고 대만에 멀어져라"

  • 무역갈등 여전, 중국 "미국의 보호무역, 지지얻기 어려워"

[사진=아주경제 DB]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세기의 담판'이 오는 12일 오전 싱가포르에서 열린다. 중국은 대외적으로는 환영한다면서도 남·북·미 3국의 6·25전쟁 종전선언 가능성 등 차이나패싱 우려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처럼 한반도는 물론 미·중 무역전쟁, 남중국해 군사적 긴장감 고조 등 미국과의 대립각이 커지면서 중국은 난감한 상황이다. 이에 관영언론도 연일 미국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일단 중국 외교부는 5일 북·미 정상회담 준비 작업이 진전을 보인 것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최근 북·미 양국이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긴밀하게 소통하고 긍정적인 성과를 보인 것을 주목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얻은 공동인식과 성과를 소중히 하고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노력해 정치적 해결의 길로 계속 전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은 '차이나 패싱' 우려에 조바심을 내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경우 남·북·미 종전선언이 이뤄질 가능성이 거론되기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5일 '한반도 종전선언 어떻게 이뤄질까, 효과가 가장 중요하다'라는 제하의 사평을 통해 "종전선언을 환영하지만 중국이 빠진 선언은 효력도 없고 뒤집힐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또 "싱가포르는 한반도 문제를 모두 해결하기 위한 곳이 아니라 시작의 장소"라고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그 전날에도 "중국이 없다면 한반도 종전선언 효력이 없다"며 과거 정전협정 체결 당시 상황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이와 함께 북·미 양국 혹은 남·북·미 3국이 종전선언을 한다면 정전협정을 제대로 대체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즉, 중국의 참여가 없다면 법적 효력을 가진 정전협정 폐지가 불가능하며 정전협정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종전선언의 법적 근거와 기반도 생겨날 수 없다는 것이다. 중국의 각고의 노력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정전협정도 이뤄질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최근 한반도 비핵화 여정에 속도가 붙고 이 과정에서 중국의 입지가 줄자 중국은 북한과의 '혈맹'을 강화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잇따른 접촉 등으로 중국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하며 '배제'를 막기 위해 힘을 쏟는 모습이다. 북한도 미국에 대한 불안을 중국을 통해 해소하고자 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앞서 중국을 찾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에 대대적인 경제적 지원을 요구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실제로 최근 중국은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의 고삐를 하나 둘 풀고 있다. 중국의 에어차이나는 6일 베이징에서 평양행 정기 항공노선 운항을 재개하기로 했다. CA121편을 시작으로 매주 월·수·금 3회 운항할 예정이다.

중국의 미국에 대한 불만은 한반도에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이 중국에 관세폭탄을 부과하고 핵심기업을 강력히 제재하는 등 무역 도발을 감행한 것은 물론 중국이 주변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에 전투기를 띄운 것에 대해 관영언론은 거세게 반발했다. 

환구시보는 6일 '미 해군 함정은 대만과 멀어질수록 좋다' 라는 제하의 사평을 통해 남중국해는 물론 대만 문제에 대한 미국의 개입을 비판했다.  

최근 남중국해는 미·중 간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며 일촉즉발 분위기다.

미 해군의 '항해의 자유작전'이 계속되고 있고 2일에는 미 공군의 전략폭격기 B-52H가 괌 앤더스 공군기지에서 대만 인근까지 비행하면서 중국이 주장하는 영해 경계선 '남해 9단선'을 침범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외에 지난달에 두 차례나 미국의 폭격기가 남중국해에 진입했고 4일에도 비행에 나서 중국의 분노를 샀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화는 주변국을 협박하기 위한 것으로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고 중국은 "중국 고유의 영토 안에서의 활동에 간섭하지 말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에 신문은 "중국은 미국과 협력하고 싶지만 이유없는 압력에 굴복해 양보하지 않겠다"며 "도발에 반격한다는 것이 중국의 기본 원칙"이라고 맞대응 의지를 밝혔다.

미국의 보호무역에도 불만을 보였다. 환구시보는 5일 장구이훙(張貴洪) 푸단(復旦)대학교 UN 및 국제기구 연구센터 주임의 기고문을 통해 미국의 일방주의, 보호주의 무역은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장 주임은 "최근 미국이 동맹국에게도 비판을 받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미국이 다자주의에서 물러서고 있다"며 "미국이 '자국 이익 최대화'를 이유로 들고 있지만 이익 추구는 합리적·합법적이고 국제적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선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미국이 떠난 자리를 주목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장 주임은 "미국은 물러서는 분위기지만 중국은 계속 더 많은 협력의 '틀'을 만들고 있다"며 이번 주말 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있는 상하이협력기구(SCO), 보아오(博鳌)아시아포럼, 브릭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 '일대일로'(육·해상실크로드) 등을 언급했다. 

최근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이 이끄는 미국 무역협상 대표단이 중국을 방문해 3차 무역협상을 벌였지만 양국은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미국은 '중국제조 2025' 관련한 중국산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기존의 결정을 유지했고 중국도 양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철강·알루미늄 수입제품 관세 부과로 유럽 등 국가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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