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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점검]감염병, 스마트 검역체계로 차단·확산 방지

제주=이정수 기자입력 : 2018-05-22 23:29수정 : 2018-05-22 23:29
메르스 사태 이후 3년…국가 방역시스템 어떻게 바뀌었나 이통사 연계 감염병 오염지역 여행이력 확보…출·입국자에 문자메시지 최신 전자검역심사대 도입…의심환자 발생 땐 밀접접촉자 신속 확인 가능

제주공항 입국장 내 검역대 모습. [이정수 기자, leejs@ajunews.com]


2015년 5월, 감염병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가 국내를 휩쓸고 지나간 지 3년이 됐다. 당시 최초 감염자와 접촉했던 감염자 2명이 처음으로 사망하면서 신종 감염병에 대한 공포가 전국으로 급속히 확산됐다. 이후로도 그해 7월 초까지 감염자가 늘어나 총 186명이 감염 판정을 받았고, 이 중 38명이 감염병에 희생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이는 전염병에 대해 취약한 국가적 대응력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 사건이었다. 최초 감염자인 68세 남성이 중동지역에서 귀국한 후 발열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아갔지만 의료진은 해외방문 이력을 확인하지 않았다. 또 사태 초기 의료기관을 통해 집중적으로 전염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혼란 가중을 이유로 확진환자 발생병원을 공개하지 않았다. 독특한 병문안 문화로 과밀한 응급실과 병동도 사태를 키우는 원인이 됐다.

이후 3년이 지난 지금 국가 방역시스템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그동안 병문안 통제 권고와 원내감염관리체계 개선 등 감염병 확산에 대처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전개됐다. 국가방역시스템 핵심역할을 맡은 질병관리본부도 해외감염병 유입차단 최전선에 있다는 사명 하에 여러 방안을 고민해왔다. 이 때문에 질본 검역관리는 메르스 사태 전과 후로 나뉜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동통신사와 연계해 감염병 위험국가 출입국자를 대상으로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는 '스마트 검역정보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질병관리본부 제공]


검역관리 변화 핵심은 감염병 조기차단과 확산방지에 있다. 메르스,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 검역대상 감염병 오염지역은 올해 1월 기준으로 59개국이다. 이전까지는 제3국을 거쳐 입국할 경우 오염국가 방문사실 확인이 불가능했다. 외교부 여권발급 시 전화번호 일치율도 51%에 불과했다.

이에 질본은 KT·SK·LG 등 이동통신 3사와 연계해 입국자 감염병 오염지역 여행이력을 확보했다. 감염병 위험국가 출·입국자를 대상으로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 의료기관에 환자 해외여행력 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검역 정보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했다. 또 오염지역 방문자 관리효율을 높이기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함께 ‘별도 해외여행력 정보제공 프로그램(ITS)’을 개발 중이다.
 

질병관리본부는 현재 인천공항에 전자검역심사대 16기를 운영하고 있다. 전자검역심사대는 기존 시스템에 비해 신속정확한 검역이 가능하고, 의심환자 발생 시 밀접접촉자를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다. [사진=질병관리본부 제공]


정보통신(IT)기술을 접목한 전자검역심사대도 도입 중이다. 이는 신속정확한 검역체계가 가능해져 입국절차 중 입국자 간 감염 가능성을 줄일 수 있고, 검역순서가 기록돼 의심환자 발생 시 신속한 밀접접촉자 확인이 가능하다. 현재 인천공항에 16기가 운영되고 있다.

중앙 집중식 열감지 시스템 구축 추진 역시 검역체계를 강화하려는 질본의 고민이 담겨있다. 국내 공항검역소 입국장에는 검역대 당 열화상카메라 1대가 설치돼있어 입국자 다수가 빠르게 통과할 때에는 정밀도와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 때문에 입국통로를 따라 여러 대의 카메라를 나란히 설치해 입국자 발열감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기준 질병관리본부 검역지원과장은 “다양한 방안으로 더 촘촘하고 스마트한 검역체계를 완성할 것”이라며 “질본은 해외감염병 국내 유입과 확산 방지에 신속히 대응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자 한다”고 말했다.
 

적게는 수백명에서 많게는 8000명까지 수용 가능한 대규모 관광객 운송수단 '크루즈' 산업발달로 국가방역시스템 강화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사진=질병관리본부 제공]


검역체계 강화는 약 8000명까지 수용가능한 대규모 관광객 운송수단 ‘크루즈’ 산업 발달, 중국인 방한 급증 등으로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제주도는 2012년 이후 중국인 등 해외관광객이 급증하고 있으며, 2015년 크루즈 267대, 관광객 61만명을 기록했다. 제주검역소에 따르면, 올해 크루즈 입항예약 실적은 783척에 이른다.

제주로 입항하는 크루즈 95%는 중국에서 온다. 중국은 조류인플루엔자 오염지역으로 분류돼있다. 때문에 국립제주검역소는 제주도 강정항에 ‘서귀포크루즈항’을 준공해 연 180만명 검역규모를 마련하면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서귀포크루즈항은 내달 중 문을 열고 해외감염병 유입차단 최전선에 선다.

이선규 국립제주검역소장은 “크루즈 검역실적은 매년 2배씩 증가하고 있고, 현재는 크루즈 관광객이 항공기 관광객보다 더 많은 상황”이라며 “대규모 입국과 해외 감염병 유입에 대비한 검역대응 체계와 필수 시설 구축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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