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이거 실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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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숙 기자
입력 2018-05-10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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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정숙 정경부 기자

[외교안보팀 기자]

"이거 실화냐?" '급식을 먹는 학생이 쓰는 말'이라는 의미인 '급식체' 중에서 최근의 현실을 가장 잘 대변하는 말이다. 

다음팟 커뮤니티 동영상 이용자로부터 시작돼 현재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유행어로, 지난 달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을 지켜본 국민의 입에서 나올 법한 말이다.

'그동안 북한 지도자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었나'라는 자조적 말이 나올 만큼, 김 위원장의 말과 표정은 상상을 초월했다.

프레스센터의 내·외신 기자들은 남북 정상의, 특히 김 위원장의 행보마다 '와~'라는 탄성을 자아내며 "이거 실화냐?"를 연발했다.

사실 우리가 정말 김 위원장에 대해 몰랐던 것인지, 이번 리얼리티를 보면서 그간 김 위원장에 대한 해석이 잘못된 것으로 오인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북한을 수년간 연구해 온 전문가들도 김정은에 대한 분석을 기존의 결과물에서 탈피 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것이고, 반면 이 모든 것들 역시 김정은의 '처세술'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가장 도전적인 시도는 '생중계'였을 것이다.

인민들에게 늠름한 모습만 보여야 하는 북한 지도자로선 실시간 생중계는 부담이었을 것이다.

이에 앞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의 경우, 김 위원장의 긴장한 모습 등이 중국 SNS에 그대로 노출된 것과 달리, 북한 매체를 통해 보여진 김 위원장의 모습은 호탕하며 자신감 넘치는 모습 뿐이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전세계로 실시간 생중계된 김 위원장의 모습은 낯섦 그 이상이었다.

남쪽의 고화질 HDTV로 만나는 김 위원장의 모습에서는 안면홍조를 의심케 하는 붉은 볼이 그대로 드러났다. 또 매 순간 흔들리는 눈빛과 건강 이상설을 불러일으킬 만한 가쁜 호흡도 그대로 나갔다.

동시에 '도보다리 회담'에서 이뤄진 독대는 양 정상의 소거(消去)된 음성과 판문점 산새 소리가 전부였지만, 전세계 취재진이 숨을 죽이고 볼 만큼 감동적이었다.

김 위원장의 표정과 손짓, 걸음걸이는 그간 북한 지도자의 '진짜'에 목마른 취재진의 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해줬다고 할 수 있다.

예능도 리얼리티가 '먹히는' 세상에 한반도의 운명을 가르는 북한 지도자의 모습도 '리얼리티'로 전세계에 전해진 것이다.

생중계가 자칫 모험이 될 수 있었지만 덕분에 남북정상회담은 감동을 선사하는 '생생한 회담'이 됐다.

일각에선 청와대가 북한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밑그림을 감동적으로 잘 그려냈다는 평가와 함께 우려 아닌 우려도 동시에 나왔다. '생생한 회담' 대신 '리얼리티 쇼'라는 비난이 그것이다.

어찌됐든 김 위원장은 '리얼리티' 덕분에 '폐쇄적 독재자'라는 이미지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다.

이쯤 되면, 김정은 위원장은 향후 북·미 정상회담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 해도,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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