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IST, 경상운영비로 지방세 보전 꼼수...매년 수십억원 혈세로 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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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강 기자
입력 2018-05-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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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경상운영비로 수십억원에 달하는 지방세를 충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출연연기구기관(이하 출연연) 가운데 높은 예산을 배정받는 KIST에 매년 막대한 국민의 혈세가 투입된다는 지적이 높다.

7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KIST의 올해 운영 예산은 전년대비 157억 6400만원 증액된 1967억 7100만원이다. 이는 과기정통부 산하 25개 출연연 전체 예산(4조 8000억원)의 7%에 해당되며 순수 연구기관 가운데 가장 높은 규모다. 기관 운영에 편성된 경상운영비 역시 지난해보다 54억 1100만원 늘어난 129억원으로, 연평균 71.6%의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KIST 등 출연연은 '지방세특례제한법 제45조'에 따라 지방세 감면을 받는 학술연구단체로 분류, 2017년까지 85%의 지방세 감면혜택을 받아왔다. 하지만 2018년 1월부터 시행령 제22조의 단서조항이 신설(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4조)되면서 감면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따라 KIST가 올해 납부해야 할 지방세는 전년대비 41억 500만원 인상된 46억 3600만원에 달할 전망이다. 문제는 정부가 지방세 납부액 증가분(41억 500만원)의 약 50%에 해당하는 20억 4600만원을 경상운영비에 추가 반영했다는 점이다. 지방세 감면대상에서 제외됐음에 불구하고, 추가 세액 중 절반에 가까운 비용을 정부 출연금으로 충당하고 있는 것.

 

 

KIST가 출연연 가운데 유일하게 서울에 위치, 토지 및 건물 등 보유자산에 대한 지방세 규모가 크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정부의 출연금 지원은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특히 기관 경상운영비에서 부담하지 못하는 나머지 세액은 정부수탁사업의 간접비에서 계상하고 있어 지방세액 전액을 국고에서 부담하는 구조다. 다시 말해서 국민의 세금으로 매년 수십억원에 달하는 KIST 지방세를 내주고 있는 셈이다.

때문에 지방세 특례 폐지에 따른 공공기관 세부담을 중앙정부가 보충해 주는 것에 대한 타당성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출연연 예산편성 절차는 기관별로 예산소요를 받아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에서 1차 심의를 하고, 기획재정부로 넘겨 최종안을 편성한다. 지난해 과학기술혁신본부(과기혁신본부)가 신설된 이후에는 이 곳에서 심의를 하고 기재부가 최종안을 승인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과기계 고위관계자는 "KIST는 타 기관에 비해 납부세액의 규모가 크지만, 정부가 이를 묵인하고 허용하는 것은 문제를 더 키울 수 있다"면서 "지방세 감면 제외에 따른 추가 세액 발생분에 대해 정부의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KIST의 자립기반을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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