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중국 대외개방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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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정 기자
입력 2018-04-16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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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보아오(博鰲)포럼 개막식 연설에서 대외개방 의지를 재천명하고 중·미 간 무역전쟁을 대화와 협상으로 풀어가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연합뉴스]


"중국의 대외개방의 문은 닫히지 않는다. 계속 열릴 뿐이다."

지난해부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등 최고지도부는 물론 각계각층에서 이렇게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고 보호무역 카드를 꺼내들면서 중국의 대외개방 의지는 한층 강해졌다.

시 주석은 지난해 초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해 트럼프의 미국과는 다른, 대국다운 책임감으로 거대한 시장을 열어 막대한 발전의 기회를 나누겠다고 공언했다. 그리고 지난 3월, 미국이 중국에 관세폭탄 부과를 선언하고 중국이 반격해 무역전쟁 위기감이 번진 상황에서 시 주석은 보아오 포럼 연단에 올랐다. 그리고 보란 듯이 대외개방 의지를 재천명하고 다수의 개방 조치를 쏟아냈다. 

실제로 중국의 대외개방은 추진 궤도에 올랐고 속도도 붙고 있다. 증권시장이 대표적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중국 증시는 다른 세상이었다. 대외적 악재로 글로벌 증시가 출렁대도 중국 증시는 올랐고, 세계 증시는 양호한데 중국 증시는 폭락했다. 

최근에는 주가흐름이 과거와는 달라지고 있다. 상하이·선전 증권거래소와 홍콩거래소의 교차거래를 허용하며 진입 문턱을 낮췄고 QFII(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 쿼터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한 결과다. 6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지수 편입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개방은 내부적 단속 강화와 엄격한 관리규범 구축을 전제로 한다. 중국 당국은 막대한 부채, 신용리스크 등을 이유로 최근 레버리지 축소, 개혁, 조직개편, 단속역량 강화 등에 힘쓰고 있다. 

이는 필요한 변화로 금융시장의 건전한 성장을 이끈다. 하지만 반대로 중국 시장에 진입한 그 누구도 당국의 관리·감독을 피할 수 없다는 의미다. 또, 미국이 주춤하는 사이 개방과 세계화로 국제사회에서 영향력과 발언권을 강화하려는 야심이 깔렸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세계는 중국 주요 정책의 양면성을 주목하고 있다. 반(反)부패 활동이 대표적이다. 날 선 사정 칼날을 휘둘러 민심을 얻었고 공직사회 청렴도를 높였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정적을 제거하고 견제하는 수단으로 활용됐고, 시 주석은 결국 장기집권의 길을 열었다.

중국이 추진 중인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도 마찬가지다. 저개발 국가 등의 인프라에 투자하고 상생하자는 취지지만 세계는 패권 확대의 야심이라며 반발한다. 대외개방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경계심이 커지는 이유다. 

중국은 우리의 이웃나라로 경제·정치·외교 등 모든 분야에서 다른 국가보다 더 큰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우리는 중국의 움직임을 주시해야 한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사태로 깨달았듯 찬란한 빛 너머 그림자까지 인지하고 현명하게 대응하기 위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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