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두고 양분된 세계…유가 급등 등 파장에 국제사회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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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김근정 기자
입력 2018-04-1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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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미 동부시간) 백악관에서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과 관련해 대응 조치를 밝히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TV로 생중계된 연설을 통해 "조금 전 미군에 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의 화학무기 역량과 관련된 타깃에 정밀타격을 시작하라고 명령했다"고 말했다. AFP와 로이터 통신은 시리아 현지에서 커다란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사진=AP=연합뉴스]


미군을 비롯한 영국·프랑스 군의 시리아 공습으로 국제사회가 요동치고 있다. 시리아 정부군을 지지하는 러시아·이란 등이 서방 국가의 공격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국제 사회는 시리아 사태로 인해 날카롭게 대립하는 모양새다. 

◆미국 vs 러시아 대리전 양상···중국도 미군 공격 비판 

미국은 14일 새벽 4시께(시리아 현지시간) 영국, 프랑스군과 함께 토마호크 미사일 100여발을 동원해 시리아 군사, 과학연구시설 등 3곳을 공습했다.

현 시리아 정권을 뒤에서 밀고 있는 러시아는 공습을 규탄하는 내용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제출했다. 안보리가 이를 상정했으나 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일제히 거부권을 행사하고 러시아, 중국, 볼리비아 등 3개국만 찬성하는데 그쳐 결국 부결됐다.

이 자리에서도 미국과 러시아는 날선 공방을 벌였다.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시리아 공습은 국제법을 무시하고 안보리의 권위를 흔든 무법 행동"이라며 "즉각 멈춰야 한다"고 공습 중단을 촉구했다.

데이나 화이트 美 국방부 대변인은 14일 언론 브리핑에서 "이번 공격은 시리아 정부에 분명하고 명확한 신호를 주고, 미래의 화학무기 사용을 저지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우리는 우리의 목표물을 치는 데 성공했다. 목적을 충족했다"며 "화학무기 프로그램의 심장부를 쳤다. 따라서 이는 완수된 임무"라고 말했다. 이어 "다음에 일어날 일은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이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외신은 이번 공습에 대해 시리아의 동맹 축인 러시아와 이란,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반발이 계속될 경우 시리아 공습의 파장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홈페이지에 화춘잉(華春瑩) 대변인과 기자의 질의응답 형태로 된 관련 입장을 공개하고 "사실 입증이 우선이며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관영언론도 미국 등 서방국가의 행보를 강력하게 비판하며 "손바닥으로 곰의 입을 계속 때리다 물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14일 사평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등 서방사회가 각종 형용사를 동원해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과 이에 따른 서민들의 피해를 비극으로 묘사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근본적인 사실과 도리를 왜곡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시리아 사태로 중동 전체 긴장 고조···"원유시설 파괴 땐 유가 급등"

미국을 비롯한 영국, 프랑스 연합군이 시리아 공습을 단행한 가운데 국제유가 급등과 증시하락 등 금융시장의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브렌트유는 지난 주에만 7.8% 오르면서 선물시장에서 배럴당 거의 7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지난 13일 배럴당 67.39달러로 거래를 마치면서 지난주에만 8.6% 올랐다. 이는 지난해 7월말 이후 주간 상승폭으로는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시리아 사태가 산유국이 밀집해 있는 중동 지역 전반의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높으며, 이로 인해 유가의 최근 급등세가 한동안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바클레이스의 에너지 분석 부문장 마이클 코헨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시리아를 둘러싼 긴장이 높아지면서 다른 지역에서의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리아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이란, 이라크 등 주요 산유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게다가 거대 산유국인 사우디와 이란은 최근 수년 간 예멘 내전을 통해 대리전을 치르고 있다. 후티 반군을 돕는 이란과 예멘 정부를 지원하는 사우디의 대립이 시리아 사태를 계기로 더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외신은 전망했다.
 
어게인 캐피털의 에너지 애널리스트인 존 킬도프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긴장 상황으로) 만약 중동 주요 산유국 내의 핵심 원유생산 시설이 파괴될 경우 유가는 급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주요 안보라인이 교체된 가운데, 이란 핵협상도 유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현지 언론은 이란 강경파인 마이크 폼페이오와 존 볼턴이 각각 국무장관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으로 지명된 상황에서 대 이란 경제 제재가 다시 시작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주말 동안의 공습이 뉴욕증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공습을 예고하는 발언만으로도 주가가 하락한 가운데, 기업들의 1분기 실적 증가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심리는 위축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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